[김덕용의 바른 보험] 경미한 교통사고 후 과잉 진료는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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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8-29 06:31:00

그동안 수많은 사람과 상담을 하면서 아주 경미한 접촉사고인데 대인사고 접수 후 과도하다고 판단될 수 있는 의료 행위를 받는 사람들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봐 왔다. 물론 아무리 경미하다고는 하나 사람마다 느끼는 통증도 다르고 정말 놀라서 근육 경련 및 스트레스로 두통 등을 호소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롯이 교통사고 합의금을 위해 병원에 누워 있고, 만족할 만한 합의금이 나오지 않을 경우 그냥 몇 달간 지속적으로 물리치료 등을 받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올해부터 4주 이상의 치료를 받을 경우 의사의 소견서를 지속적으로 보험사에 제출해야 한다. 보통 간단한 척추염좌라 할지라도 2주 이상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 마찬가지로 소견서를 제출해야만 2주가 지난 후에도 치료를 연장해서 받을 수 있게 법이 바뀌었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조금은 과도한 정도가 줄어들었지 모르겠으나 현장에서는 결국 이 또한 소견서를 쓰면 4주까지 치료를 연장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느끼고 있고, 따라서 합의금에 초점을 맞춘 의료 행위가 여전히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부의 경우겠지만 의사들이 써 주는 소견서도 합리적인 의견 제시를 하는 게 아니라 부풀려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교통사고 피해자라 할지라도 자제할 것은 자제하고 과도한 의료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싶다.

불과 얼마 전의 상담 사례이다. 경미한 접촉사고 후 치료를 받은 경우인데 합의금을 위한 의료 행위보다는 신체의 통증을 빨리 치료하고 싶은 마음에 병원 치료를 선택했다. 의사가 2주 지난 시점에 연장되는 치료에 관한 소견서 제출을 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권유하면서 몇 차례 치료가 더 진행됐다.

상담자는 관련 지식이 부족했던 터라 별 생각 없이 의사의 소견서를 받은 후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사실 마음속으로 조금은 꺼림칙했다고 한다. 소견서에 생각보다 많은 진단코드가 부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추가 치료를 위한 명분이 되어야 하다 보니 소견서상에 모두 기재가 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이 충분히 현장에서 큰 죄의식 없이 병원의 권유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한다. 해당 병원이 한의원이라는 것도 사실 마음에 걸렸다.

피해자의 선택에 의한 과잉 진료는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가 돼 왔던 것이지만 그런 과잉 진료를 용인해 주고 수익을 창출하는 적잖은 병원들의 꼼수 영업 행태가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법이 바뀌었다고는 해도 병원의 입장에선 바뀐 법의 테두리 안에서 충분히 4주까지는 병원 치료를 권유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개인적으로 의구심을 갖고 있다.

물론 진짜 답답할 정도로 교통사고 후유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몇 달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고 통증을 달고 사는가 하면, 시도 때도 없이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모든 경우가 다 그렇진 않다. 자동차 표면에서 경미한 스크래치조차 찾기 힘든 사고라도 할지라도 머리·어깨·무릎 통증이 있는 것 같다며 병원에 바로 입원하는 사례를 아직도 수없이 본다. 심지어는 치료는 고사하고 합의금에만 초점을 둔 경우도 적지 않다.

출산 후 육아로 생긴 손목의 경미한 통증이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둔갑하고, 평상시 달고 살았던 허리 통증인데 교통사고가 나면 이때다 싶어 온갖 치료를 받고 합의금까지 많이 받으려 상담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물론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이 모든 것을 일반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보험(합의)금을 더 많이 타 내려 잿밥에만 관심을 쏟는 상담이 여전히 다수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문제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교통사고 과잉 진료는 절대 없어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양심이란 것이 아주 중요하게 작용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보험회사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어차피 보험금 누수를 없앨 수 없다면 줄이기라도 해야 하는 입장일 것이다. 근절이 되면 좋겠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면 꼼꼼한 법의 기준 안에서 최소한의 배려를 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양심의 문제에 맡겨야 하는 수준의 사고라면 수많은 운전자들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가해자도 될 수 있는 만큼 결국 자신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과잉 진료를 지양하는 게 좋겠다. 병원 역시 지나친 치료 권유는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나만 아니면 괜찮다는 생각이 결국 자동차 보험료 인상이라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

#교통사고 # 접촉사고 # 대인 # 대물 # 자동차보험 # 덕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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