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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공재개발 ‘눈먼 돈’ 지원… 주민 봉사단 구워삶는 LH
숭인동 1169구역 재개발 놓고 주민 갈등
회의참석수당 1회당 30만 원… 지원금 방만 운영
관련 규정 없어 재개발 과정서 잡음 끊이지 않아
특별취재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18 16:36:47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 인근 골목에서 주민들이 지나고 있다. 이건혁 기자 ⓒ스카이데일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숭인동 1169구역 재개발 주민동의를 받기 위해 조직한 주민봉사단에 매달 수백만 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원금은 회의 참석 수당 지급 등으로 방만하게 운영됐다.
 
18일 스카이데일리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LH2022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숭인동 재개발을 위해 만든 주민봉사단에 매달 800만 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4월부터 6월까지 봉사단이 지출한 내역에 따르면 주민봉사단 이사 5명에게 회의참석수당으로 30만 원을 지급하고 봉사단장은 월 300만 원씩 받는 등 방만하게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20225월 봉사단 사무실을 구성하기 위해 지출한 인테리어 비용 2000만 원가량도 봉사단원 A씨의 업체에서 진행했다. LH 지원금으로 사무실을 구성하면서 봉사단장이 봉사단원 업체에 일을 맡겨 눈먼 돈을 얻어낸 셈이다.
 
주민봉사단 구성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숭인동 1196구역 토지소유자도 아닌 A씨가 봉사단원으로 선정돼 재개발 과정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일부 주민들에 따르면 LH20213월 공공재개발 지역으로 선정한 뒤 세 차례에 걸쳐 주민 설명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1차 주민 설명회에서 주민 반발에 부딪히자 2차 설명회에서는 선별적으로 초대하거나 기존 공지한 설명회 장소를 변경하는 방식 등으로 반대하는 주민들을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사단이 주민 동의를 받기 위해 재개발 이익을 과도하게 부풀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부 주민들에 따르면 봉사단장 B씨가 주민들에게 공시지가 250% 이상의 추정비례율을 약속하며 동의를 받아내고 있다.
 
인근 주민 C씨는 잘 모르는 어르신들을 상대로 과장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현금 처분 대상자라며 협박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C씨에 따르면 1차 설명회 당시 LH는 공시지가의 170%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B씨는 당시와 상황이 바뀌었다봉사단에서 자체적으로 계산해본 결과를 홍보한 것이라 설명했다. 주민설명회에서 일부 주민들이 배제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B씨는 해당 장소에서 설명회를 할 수 없게 방해해 불가피하게 장소가 바뀐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허위·과장된 정보제공 등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 시행 전 추정비례율은 추정치에 불과해 규정을 적용하기 모호하다.
 
주민봉사단 조직부터 지원금까지 관련 규정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명확한 규정이 없다 보니 주민 합의는커녕 갈등만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다시 주민들에게 분담금으로 돌아갈 지원금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박경준 법무법인 인의 대표 변호사는 “LH가 주민봉사단에 지원금을 주는 것은 결국 나중에 조합원의 분담금으로 전가될 돈을 LH에서 임의대로 쓰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만약 재개발 지정이 안되면 세금으로 월급도 주고 회의 수당도 준 뒤 결손 처리하는 눈먼 돈이 되는 것이라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과거에 재개발 사업지가 난립하면서 조합들이 횡령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공공재개발 형태로 LH가 참여하게 된 건데 이전과 다를 게 없는 셈이라 꼬집기도 했다.
 
LH 관계자는 주민봉사단 운영 및 지원금에 대해 내부적으로 법률 검토를 끝나고 진행한 것이라며 지원금도 사용내역을 확인하는 등 적법하게 진행한다고 답했다.
 
지원금이 분담금 형태로 주민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사업이 가시화되고 시행자 지정이 되면 총회를 진행한다총회에서 주민께 지원금 내역을 공개하고 의결을 걸쳐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총회 의결 상 주민들이 지원금을 분담금으로 인정할 수 없게 되는 경우에 대해서는 사업을 위해 필요한 지출이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적법하게 사업을 위해 필요한 돈으로 사용했다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검증해봐야 할 부분이라 말했다.
 
주민 반대와 LH가 분담하기 어려운 경우가 겹치는 경우에 대해 묻자 상황에 따라 나중에 검토해볼 부분이라며 적법하게 쓰지 않은 부분이 있으면 해당 행위를 한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라 답했다.
 
LH 관계자는 사업을 위해 돈이 초기에 투입될 수밖에 없는 건데 민간업체에서는 개인의 이윤 추구를 위해 음성적으로 자금을 과도하게 지원하는 경우가 있었다이런 문제가 없도록 투명하게 양성화시켜 LH가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김준구·김나윤·이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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