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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옥의 열사일침(烈士一鍼)] 신념과 집념·이념 그리고 내 사랑
정창옥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9-18 06:31:10
 
▲ 정창옥 길위의학교 긍정의힘 단장
! ! ! 세 발의 총성이 울렸다. 미국 시카고 공무원과 경찰 등 수많은 사람이 모여든 자리였다. 3명의 남자가 앞··옆에서 남자 한 명을 향해 권총을 발사한 것이다. 남자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쓰러졌고 몰려든 군중은 긴장했다. 한참 후 그 남자는 미소 지으며 옷을 털고 일어섰다.
 
실크로 방탄조끼를 발명한 카시미르 제글렌이었다. 4년 전인 18931030, 시카고에서 6개월 동안 박람회가 열리던 중 시카고 시장이 암살당한다. 암살 사건은 미국의 힘과 세계적 위상을 과시하던 박람회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이에 충격을 받은 제글렌이 실크를 이용해 4년 동안 연구한 끝에 완성된 방탄조끼를 사람들에게 증명해 보이는 자리였다. 그는 목숨을 걸고 자신의 발명품에 대한 안전성을 증명한 것이다. 이후 그의 조끼는 수많은 경찰의 목숨을 건진다.
 
수천 시간을 투자해 방탄 소재에 대한 모든 것을 연구하고 실크로 방탄조끼를 만든 것이 집념이었다면, 개발한 방탄조끼를 입고 사선(死線)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행위를 믿은 신념이었으리라.
 
▲ 방탄조끼를 발명한 카시미르 제글렌이 스스로 안전성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3명의 남자가 앞·뒤·옆에서 그를 향해 권총을 발사했지만, 제글렌은 잠시 쓰러졌다가 미소 지으며 옷을 털고 일어섰다. ⓒ스카이데일리
 
가난 때문에 17세에 부잣집 양녀로 팔려 갔다. 그러나 부잣집 양녀는 생색용이었고 그녀가 간 곳은 실은 기생양성소였다. 하지만 끼가 많았던 그녀는 가무(歌舞)에 능햇던 것은 물론 글솜씨도 빼어나 수필집을 출간한 문학기생으로 한양 땅에 자야란 이름을 떨치며 유력 정치인의 애첩이 되었다. 자야란 애칭은 시인 백석이 지어준 예명이었다. 6·25 전쟁이 끝난 직후 자야는 서울 성북동 골짜기에 위치한 한식당을 사들여 대원각이란 요정을 개업한다.
 
정갈하면서도 호화로운 요정집 문턱은 스리스타’ ‘포스타들의 호출을 받은 정·재계 인사들의 구둣발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별들의 고향이었다. 1960~80년대 군사정권 시절 대한민국 정치는 삼청각·청운각·대원각이란 3대 요정에서 시작되고 끝을 맺었다.
 
숱한 남성을 만났지만 결혼은 하지 않은 자야는 40여 년 전, 무소유를 읽고 자신의 모든 재산을 법정 스님에게 시주한다. 건물 40채와 대원각 땅 7000평은 당시 시가로 1000억 원대였다. 법정 스님은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자야는 10년 동안 설득했다. 그 정성에 감동한 법정 스님이 묻자 그녀가 말한다. “1000억 원은 백석의 시 한 줄만도 못합니다.”
 
▲ 시가 1000억 원대 요정 ‘대원각’을 법정 스님한테 시주한 기생 자야. ‘길상화’란 법명으로 다시 태어난 그녀는 “1000억 원은 백석의 시 한 줄만도 못합니다”란 명언을 남겼다. 스카이데일리
한 시대를 풍미했던 요정 대원각은 1997년 송광사의 말사인 길상사(吉祥寺)’로 거듭났다. 자야 또한 길상화란 법명으로 다시 태어난다. 부처의 가르침인 무소유로 해탈하고 극락으로 떠난 법정 스님이 고결한 불자의 신념이었다면, 모진 고생으로 평생 모은 재산을 시주한 자야의 합장은 공허한 상념을 채워 줄 집념이었으리라.
 
20161218일 부산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판도라시사회. 영화가 끝나자 문재인 전 대통령은 눈물을 흘린 뒤 심각하게 말한다. “앞으로 원전 추가건설을 막고 탈핵·탈원전 국가로 가야 합니다.”
 
6개월 후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1386명이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가짜뉴스를 읊조리며 2017619일 원자력발전소 고리1호기를 영구정지 시킨다. 그러나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사망자는 단 1명도 없었기에 한국은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만다. 탈원전은 문재인의 신념이었지만 공상재난영화 한 편을 보고 지체 없이 국부를 해체 자산으로 뒤집어 버린 것이다.
 
신념은 어떤 피해도 감수하며 지키는 것이지, 월성원전의 경제성을 조작하거나 부동산 통계를 94차례나 조작하는 등 거짓말을 한 순간 그것은 신념이 아닌 이념이 된다. 일본 재난영화 판도라를 보고 대한민국 원전 생태계를 파괴해 버린 그의 행동은 이념이 도드라진 집념인 것이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면 집념(執念)은 내 가족을 구하고 탈출하는 것이며, 이념(理念)나를 믿으면 종말은 없다고 거짓말하는 것이며, 신념(信念)은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는 것이다. 니체가 이미 경고했다. “강한 신념은 나를 가두는 감옥이다라고.
 
필자는 결혼식을 하지 않았지만 아내와 아들이 한 명 있다. 혼인신고만 하고 나와 함께 살아온 아내는 곧 환갑을 맞이한다. 아이 둘 달린 이혼녀를 만난 필자의 형은 부모님이 반대해 결혼식을 하지 않고 살았다. 그래서 필자는 장남보다 차남이 먼저 결혼하는 것은 가문의 법도에 어긋난다며 아내와의 결혼식을 미루고 형이 할 때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형은 이혼하고 말았다. 원망할 겨를도 없이 우리는 늙어 갔고, 어찌어찌 살다 보니 평생 면사포를 쓰지 못한 아내는 그것이 한이 되고 말았다.
 
방탄조끼를 발명한 제글렌의 신념은 테러와 폭력으로부터 영웅들을 지켜 주었고무소유를 실천한 법정 스님의 신념은 평생 한 맺힌 서러움을 구겨 넣은 자야의 공허함을 불심으로 승화시킨 반면, “사람이 먼저다라며 탈원전을 밀어붙인 문재인의 신념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벼랑 끝으로 밀어 버렸으며, 어쭙잖게 가문의 법도를 따지던 필자의 신념은 한 여인의 아름다운 청춘을 신념이란 감옥에 가둬 버린 것은 아닐까? , 내 사랑 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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