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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프로그램 중에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것이 있다. 한국의 40·50대 남성이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필자도 자주 보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이다. 진솔한 삶의 얘기를 볼 수 있고, 속세의 찌든 삶에서 벗어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아한다. 그런데 출연자의 90%가 잘못 사용하는 어휘가 ‘틀리다’라는 말이다.
자연인들은 간단하게 자연식으로 식사를 하면서도 진행자를 위해 특식을 마련해 줄 때가 많다. 닭을 잡기도 하고 메기 매운탕·버섯 요리 등등 특별한 요리로 자연에서 맛볼 수 있는 신선함을 제공한다. 그러고 나서 하는 말이 다 똑같다. “어때, 맛이 틀리지?”라고 한다. 맛이 틀리면 되겠는가? 세상에서 먹던 맛과 다르게 신선하든지 맛이 있든지 하다는 뜻으로 “어때, 맛이 다르지?”라고 해야 할 것을 항상 이렇게 말한다.
‘다른 것’은 차이가 있다는 말이고 ‘틀린 것’은 ‘잘못된 것’을 말한다. “난 너하고 생각이 틀려”라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난 너와 생각이 달라”라고 해야 한다. “내 생각이 틀렸다”고 한다면 상대방이 옳다는 말이 된다. 한국어를 강의한 지 40년이 되어 가지만 아직도 일반인 중에 ‘다르다’와 ‘틀리다’를 제대로 구분하는 사람을 별로 보지 못했다. 오호, 애재라!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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