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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헌법 수록 문제점 집중 진단 세미나
“역사적 사건 헌법 수록은 정치 권력 자기합리화”
민주주의 선진국은 역사적 사건 헌법에 삽입 안 해
수록 땐 국민동의 끝난 사실로 굳어져 자유권 침해
유공자 자녀 특혜 대물림… 국민 평등권 정면 위배
허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0-27 00:10:01
▲ 한국근현대사연구회와 5·18헌법수록반대국민운동본부가 25일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5·18 헌법 수록과 대한민국의 정체성’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역사적 사건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면 국민이 동의한 ‘완성된 사실’로 굳어져 새롭게 규범력과 강제력을 갖게 된 역사를 따르도록 강요받음으로써 국민 개개인의 양심과 정치·표현의 자유가 침해된다는 법조계의 우려가 제기됐다. 
 
김기수 변호사(법률사무소 이세)는 25일 오후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열린 ‘5·18 헌법 수록과 대한민국의 정체성’ 세미나의 ‘헌법 전문과 역사적 사건’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국민 100%가 투표에 참여하고 100%가 동의하지 않는 이상 헌법 전문 개정에 반대표를 던진 국민은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헌법은 국가의 기본 법칙으로서 정부 권력의 근거이자 국가권력의 통제 원리다. 헌법이 국가의 정체성을 가장 잘 알게 해주는 표지라는 데 법조계는 동의한다. 이에 따라 역사적 사실이 헌법에 삽입되는 순간 그 역사적 사실은 법실증주의자 옐리네크가 말한 국민적 동의가 있는 ‘완성된 사실’로 자동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선진국은 역사적 사건은 헌법에 넣지 않는다. 사정이 이런데도 역사적 사실을 최고 규범인 헌법에 삽입하겠다는 건 “정치권력자에게 자기합리화 또는 자기 정당화를 법적으로 포장해 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김 변호사는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역사적 사실이 헌법개정 절차를 통해 헌법에 삽입되면 전면적인 국민 의식의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국민 개개인의 양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의 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 개개인의 양심과 사상을 교정하는 대대적인 작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국가도 국민도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헌법은 역사적 사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북한에서 ‘정신 교화’ ‘노동학습소’를 통한 사상개조가 정당화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꼬집었다. 
 
법은 국민 개개인 모두에게 보편타당해야 한다는 본질과도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헌법 전문에 역사적 사건이 기재됨으로써 그 역사적 사실과 관련된 유공자의 자녀는 대대손손 영예(榮譽)와 특별한 대우를 받게 되는 근거가 마련된다”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고 사회적 특권계급을 인정하지 않도록 한 헌법 제11조와 충돌한다고 했다. 
 
5·18특별법과 관련해서도 “헌법 11조에 위반되는 법률이지만 헌법재판소가 이를 용인하는 이유는 헌법 전문에 3·1운동과 4·19가 삽입돼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5·18을 헌법전문에 삽입하자는 주장 자체가 5·18 유공자에 대한 각종 혜택을 주는 법률들의 헌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반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 11조가 금지한, 특수계급의 창설을 의미하는 역사적 사실을 헌법 전문에 넣으려고 헌법을 개정하는 것은 헌법 스스로 자기부정 하는 것”이며 “헌법은 미래지향적이어야 하는데도 과거의 역사적 사건을 헌법에 넣음으로써 과거의 역사가 미래 세대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낳게 한다”고 우려했다. 
 
김 변호사는 “미국의 건국 과정에서 많은 국민 전쟁을 했지만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헌법 전문에 자신들이 흘린 피의 역사를 단 한 줄도 넣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미국이 자유로운 국가로서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전체주의 국가일수록 헌법에 역사가 많이 들어가는데 우리는 헌법에 역사적 사건이 들어가는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인식 제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끝으로 “헌법 수록을 요구하기 전에 국민적 공감을 얻어 내는 것이 먼저”라고 김 변호사는 지적했다. 그는 “5·18은 역사가 아닌 정치로서 먼저 다뤄진 사건이고 2021년 국회는 표현의 자유를 말살한 악법 중의 악법인 5·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을 개정해 5·18에 대해 국민의 말할 권리를 봉쇄했다”며 “지나간 역사를 제대로 이해해야만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도 제대로 잡을 수 있는데 국민의 표현의 자유까지 말살한 악법을 눈앞에 두고 어떻게 지나간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이라고 우려를 보탰다. 
 
▲ 5·18 당시 전남매일 차장기자를 지낸 김동문 민간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위원장 정성홍) 고문이 25일 세미나에서 실체 없는 5·18 정신을 국민적 합의 없이 헌법에 수록하려는 움직임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민주화운동’ 거부하고 민중항쟁’ 고수했던 광주단체들 
 
재미사학자인 김대령 박사는 영상을 통해 소개된 기고문에서 5·18 헌법 수록 발의자들도 설명하지 못하는 ‘5·18 정신’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김 박사는 “1988년 8월에 노태우 대통령이 광주사태의 명칭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승격하자고 발표하였을 때 광주단체들은 완강하게 거부하고 광주민중항쟁이란 명칭을 고수했다”며 “나중에 김영삼 대통령이 5·18 특별법을 제정하자 광주단체들이 민주화운동이란 명칭을 수용했지만 오랜 기간 그 명칭을 거부하던 시절이 있었고 광주단체들 스스로 왜 5·18이 민주화운동인지를 설명하거나 입증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5·18 헌법 수록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안한 강기정 시장이 정율성 역사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은 중국공산당의 시각에서, 침략군의 시각에서 우리 역사를 재단하겠다는 것”이라며 “강 시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5·18 헌법 수록을 발의한 자들이 정율성 공원에 대해 강 시장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여부는 매우 중대한 문제이고 이처럼 아직 많은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는데 5·18을 헌법에 수록한다는 것은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5·18 유공자의 공적을 숨기거나 공적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지 않고 5·18을 헌법에 수록하면 그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라며 “과거 문익환 목사 비서였던 하태경 의원이 지금 5·18 헌법 수록 발의자인데 문 목사가 광주시민군이었는가? 북한 조국통일상 수상자 문익환이 5·18 유공자일 때 5·18 정신의 국가관은 무엇인가? 남한에 5·18 유공자가 있듯이 북한에 공화국 영웅이 있다. 문익환은 북한에서 1989년에 문익환 기념우표를 발행하였을 만큼 영웅 대우를 받은 인물인데, 어째서 그가 5·18 유공자인지 과거 그를 보좌했던 하태경 의원이 설명해야 한다”고 짚었다. 
 
5·18 당시 전남매일 차장기자를 지낸 김동문 민간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위원장 정성홍) 고문은 실체 없는 5·18 정신을 국민적 합의 없이 헌법에 수록하려는 움직임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고문은 “광주사태 43주년이 되는 5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김기현 대표 주제로 열렸는데 회의 주제는 황당하게도 ‘5·18정신’을 헌법에 수록하겠다는 것이었다”며 “헌법에는 한 나라의 고유한 가치관과 국가관이 담겨 있어야 하는데 43년 전 계엄령이 선포된 전라남도 도청 소재지였던 광주 전남도청을 경비하던 향토사단 계엄군과 경찰국 산하 전투경찰들을 공격 사살하고 전남도청을 점령한 무장 시민군의 행위를 5·18정신이라 정의 내릴 수 있는지 김 대표는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선 고교생 변성필 군이 ‘미래세대 선언’을 낭독해 큰 박수를 받았다. 
 
변군은 “5·18에서 거룩한 ‘님’으로 추앙받는 윤상원은 ‘5·18이란 국가권력 타도를 위한 무장봉기’라고 주장했고 5·18의 대부 황석영은 그가 쓴 책 ‘광주 5월 민중항쟁의 기록’에서 ‘5·18은 통일을 위한 무장투쟁이요 광주는 분단으로부터 해방시킨 일시적 해방구였다’고 밝혔다”며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는 주장에 이어 동학란·부마사태와 6월 사태가 헌법 전문에 수록되면 자유민주주의는 훼손될 것이 분명해 5·18의 헌법전문 수록을 반대한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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