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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퇴직한 친구들이 부럽다. 시대가 많이 변한 것을 실감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필자는 철판글씨(이른바 철필(鐵筆)가리방이라고 한다)로 시험문제를 출제한 마지막 세대다. 그러다가 옵셋 인쇄가 나오고, 워드프로세서가 나오고, 이제는 컴퓨터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 특히 전자 교탁이 들어서면서 가끔 행정 직원을 불러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연출하게 되었다.
그러면 학생들은 장난으로 필자에게 “돌팔이 같다”고 한다. 그래서 ‘돌팔이’의 뜻을 아느냐고 물으면 “그냥 잘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사람 아닌가요?”라고 하면서 얼버무린다. 지난주에도 돌팔이 티를 내고야 말았다. 사실은 앞 시간에 사용한 사람이 콘센트에 붙어 있는 스위치를 끄고 간 것이 문제였다. 그것을 모르고 컴퓨터 전원만 나무라고 결국은 직원을 부른 것이었다.
돌팔이란 “떠돌아다니면서 점을 봐 주거나 물건을 팔아서 사는 사람, 혹은 전문적인 지식이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면서 어설픈 기술을 파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래서 ‘돌팔이 의사’ ‘돌팔이 점쟁이’ 등과 같이 쓰이고 있다. 이들 모두 전문적인 지식이 없이 어설픈 기술로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돌다(廻)와 팔다(賣)가 합성된 단어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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