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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밝힌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한탕주의 비리가 가히 충격적이다.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추진 실태’ 자료에 따르면 주무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한국전력 임직원 등 태양광 발전사업과 업무 연관성이 있는 공공기관에서 이를 이용해 부당하게 사욕을 챙겨 적발된 사람만 250명이 넘는다. 문 정부가 졸속 추진한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후유증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전력 등 8개 공공기관 임직원 251명이 신고 의무 등을 위반한 채 태양광 사업으로 이득을 취했다. 이 중 한전 임직원의 배우자·자녀 등이 신고 없이 태양광 사업을 운영한 경우가 182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 업무 연관성 없는 일부 지자체 공무원 64명도 겸직허가 없이 태양광 사업에 손을 댄 것으로 밝혀졌다.
드러난 태양광 비리 수법을 보면 가히 창의적이라 할 만큼 갖은 수단이 동원됐다. 본인이나 가족 명의로 신고 없이 부당하게 태양광 사업을 운영한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그중에서도 한전의 한 대리급 직원은 배우자·모친·장모 등의 명의로 태양광 발전소 6곳을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그는 내부정보를 이용해 유리한 부지를 선점하는 방식으로 8억80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은 47조 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기관이다. 이런 상황에 182명의 직원이 겸직 금지나 가족 신고 의무를 어기고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태양광 발전 사업에 끼어들어 부당이익을 취했다. 이들의 몸에 밴 도덕적 해이는 납세자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또 군산시장의 고교 동문으로 안경점을 운영하며 시장 선거운동을 도운 인물이 새만금태양광발전사업 추진업체 대표이사로 선발된 사실도 드러났다. 이 사업은 1270억 원 규모다.
이뿐이 아니다. 소형 태양광 사업이 농업인에게 우대 혜택을 준다는 걸 악용한 사례도 밝혀졌다. 사업에 참여한 농업인 2만3994명 중 절반에 가까운 44%는 제도가 생기자 서둘러 농업인 자격을 갖춰 등록을 신청했다. 농업인 등록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도 자신을 농업인으로 등록해 놓고 혜택을 봤다고 하니 그 제도의 허술함이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문 정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했던 태양광 사업에 관련해서는 끊임없이 비리가 드러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30년까지 30%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문 정부의 목표가 과도했다고 봤다. 목표 달성에만 급급한 나머지 현실적인 인프라 대책이나 사업추진 과정에서 구멍이 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산업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무리하게 끌어올리면 국가안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보고를 올렸으나 문 정부가 이를 묵살한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청와대가 ‘톱다운’ 방식으로 국정 목표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면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졸속 추진됐고 곳곳에 생긴 빈틈이 비리의 온상이 된 것이다.
당시 산업부는 문 정부 대선 공약이었던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목표 20%’는 달성하기 어렵다고 보고하면서 인프라 확보 없이 목표를 높여 잡으면 전력공급 차질로 국가 안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하지만 이후 청와대 의 압박에 산업부는 결국 구체적 이행 방안도 없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30.2%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 범죄 혐의가 있는 49명은 추가 고발하고 나머지는 징계 등을 요구한 상태다. 한전 측도 비리 의혹이 있는 직원을 자체 조사해 승진 제한 등의 불이익과 해임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기서 그쳐선 안 된다. 감사원은 중단 없는 전방위적 감사로 국가 정책을 그릇된 방향으로 몰아간 더 큰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수사를 통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전직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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