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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최지가 리야드로 정해졌다. 국제박람회...'))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가 리야드로 정해졌다. 국제박람회기구 173차 총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가 119표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부산은 29표로 2위에 그쳤다. 투표에서 1등이 3분의 2 이상을 얻을 경우 결선 없이 결정되는 규정상 리야드의 2030 엑스포 개최가 확정됐다.
이전부터 이미 리야드가 개최지로 유력하다는 예측은 많이 나왔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예상한 결과이기도 하다. 다만 이 정도의 득표수 차이는 조금 충격적이다. 적당한 표 차이로 져서 결선까지 갔다면 “졌지만 잘 싸웠다”고 할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런 말을 하기 어렵다.
한편 엑스포 실패 후 한국의 최종 프레젠테이션 영상이 화제가 됐다. 영상이 시작되자마자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오고 지휘자 정명훈 씨와 성악가 조수미 씨에 이어 K-POP 아이돌이 나온 다음 또 K-POP 아이돌이 연이어 나온다. 마지막으로는 배우 이정재 씨가 나오는 걸 보니 만든 사람이 오징어 게임이 흥행하고 K-드라마 한류 열풍 기사가 많이 나오니 많이 흐뭇하셨던 모양이다.
부산 엑스포 프레젠테이션 영상이라는 것을 모르고 보면 음악 프로그램 오프닝 영상이라고 착각할 만한 영상이다. 이정재 씨나 조수미 씨가 나오는 것을 보면 그냥 음악 프로그램은 아니고 연말이니까 이벤트를 크게 하거나 온라인 투표 같은 걸 실시하려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한번 나쁘게 보고 나니 꼬집어 보고 싶은 게 한두 개가 아니다. 강남스타일의 강남은 부산이 아니라 서울에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만든 것 같아서 한번 말해 보고 싶다. K-POP을 보고 싶다면 서울로 가는 게 낫다. 부산에서 영화제를 한다고 해도 K-콘텐츠 때문에 한국에 온다면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이 아니면 역시 서울이 낫다. 아무튼 이 영상에선 부산이 보이지 않는다.
이번 투표 결과가 단순히 영상 하나 때문에 생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1분도 너무 길다고 느껴지는 시대에 프레젠테이션 영상만큼 부산 엑스포를 홍보하기 좋은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것보다 심혈을 다해서 제작해야 했다. 그런데 부산 엑스포의 정수를 담아냈다는 영상이 K-POP에 다른 예술인 한둘을 끼얹은 꼴이니 부산 엑스포를 어떻게 준비했는지도 궁금해진다.
프레젠테이션 영상 전체를 보면 대전 엑스포를 보고 우주비행사를 꿈꾸게 된 아이의 이야기라든가 133개 국가가 참여한 온라인 엑스포에 더해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국가로 거듭난 대한민국의 이야기 등을 설명하고 있다.
적어도 엑스포 유치를 위해 그렇게 돌아다니셨다는 분들이 해외 주요 인사와 만나서 “어제 에스파 공연 보셨어요? 진짜 대단했죠?”라는 말만 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결국 뇌리에 남는 것은 K-POP 뿐이다.
부산 엑스포 준비 기간 동안 기업인들이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참 많이 받았다. 부산엑스포의 중요성과 경제적 효과를 강조하는 자료들도 받았고 부산엑스포 관련 기사를 따로 써 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는 윤석열 대통령도 끊임없이 부산 엑스포를 언급했다. 그만큼 정·재계는 부산 엑스포 유치에 대한 의지가 컸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그렇게 노력했다는 결과물이 이렇게 나와 버렸다.
물론 외부에서는 알 수 없는 여러 사정이 분명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 글이 너무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참담한 프레젠테이션 영상보다 너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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