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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울 때 보면 공감 100배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무인도나 다름없는 해발 3570m 설원서
인육으로 72일 버티다 극적으로 구조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1-27 12:00:00
 
▲ 비행기 사고치고 꽤 많은 이가 생존했지만 부상·기아·추위로 29명이 사망하고 16명만 살아남았다.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스틸컷
 
요즘 추위는 추위도 아니다. 아무것도 없는 영하 40의 설원에서 추위·굶주림과 싸우며 72일을 버틴 이들이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의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은 14일 넷플릭스에 공개돼 전 세계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영화다. 또한 베니스·아카데미·골든글로브 등 내로라 하는 국제영화제에 수상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전작인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더 임파서블에서도 알 수 있듯 바요나 감독은 서스펜스를 다루는 감각이 탁월하다. 과장 없이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다. 빛과 소리를 십분 이용해 영화를 입체적으로 완성하는 것도 그의 장점이다.
 
우루과이 공군기 추락사고
 
▲ 막막한 설원에서 한갓 점에 불과한 그들을 발견하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격이었다.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스틸컷
 
19721013일 안데스산맥에서 비행기 한 대가 추락한다. 안데스산맥은 평균 고도 4000m로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맥이면서 7000km에 걸쳐 뻗어 있어 지구상에서 가장 긴 산맥으로 꼽힌다.
 
아르헨티나령 안데스산맥에 추락한 비행기는 우루과이 공군기 571. 조종사 과실이 추락 원인이었다. 비행기 안에는 대학생 아마추어 럭비팀과 그들의 가족·지인 45명이 타고 있었다. 이 비행기는 산티아고까지 직항으로 3시간 반가량 날아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비행기는 아르헨티나 멘도사에 일시 기착하게 된다. 날씨가 회복될 때까지 머물렀다면 좋았겠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외국 군용기가 24시간 이상 머무르는 것은 불법이었다.
 
기장과 부기장은 비행기를 몬테비데오로 되돌려야 할지, 안데스산맥을 넘어 산티아고로 향해야 할지 갈림길에 서 있었다. 결국 조종사는 안데스산맥을 넘기로 하고 비행기를 출발시켰다. 당시만 해도 자동운항도 GPS도 없을 때였다. 구름 위를 한참 날아온 조종사들은 시간 상 자신들이 칠레의 쿠리코를 지나고 있다고 판단하고 하강을 시도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비행기는 여전히 안데스산맥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다. 강한 역풍으로 비행기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것이다. 기장은 황급히 고도를 올렸지만 눈앞에는 안데스산맥의 거대한 설봉이 버티고 있었다.
 
탑승객 45명 중 16명 생환
 
▲ 서로 의지하며 추위와 굶주림을 이긴 그들.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스틸컷
 
비행기는 안데스산맥의 봉우리(훗날 눈물의 빙하라는 이름이 붙음)와 충돌하면서 두 동강이 났다. 꼬리 부분이 날아갔고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던 승무원 2명과 승객 3명이 공중으로 튕겨 나갔다. 동체는 해발 3570m 지점에 불시착했다.
 
살아남은 사람은 33. 비행기 사고치고 생존자의 수가 많았던 것은 동체가 스키처럼 눈길을 미끄러지면서 충격이 완화된 덕분이었다. 이들이 바로 구조되었다면 전부 목숨을 건졌을 것이다. 하지만 운명의 신은 가혹했다.
 
조난자들이 추위와 싸우며 닷새를 버틸 때였다. 맑은 하늘에 비행기 한 대가 나타났다. 그들은 비행기도 자신들을 발견했을 거라고 믿고 구조를 기다렸다. 하지만 오판이었다.
 
막막한 설원에서 한갓 점에 불과한 그들을 발견하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줍는 격이었다. 시간은 흐르고 라디오를 통해 구조대가 수색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누구도 이 눈 속에 생존자가 있으리라고 상상하지 못한 것이다.
 
남반구에서 10월은 슬슬 겨울을 벗어날 채비를 하는 시점이었지만 고도가 높은 안데스산맥은 한겨울이나 다름없었다. 영하 40에 이르는 추위와 지독한 굶주림 속에서 생존자들은 하나둘 죽어 가기 시작했다.
 
안타까운 것은 그들에게 라이터가 있었음에도 왜 불을 피우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다. 기내에는 좌석 시트 등 태울 것이 많았다. 트렁크와 가방에는 옷가지도 여러 벌 들어 있었다. 화학섬유를 태우면 검은 연기가 치솟게 된다. 수색팀에게 발견될 확률이 올라가는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부분이 안타까웠다.
 
이들의 이야기는 프랭크 마샬 감독에 의해 1993얼라이브라는 제목으로 한 차례 만들어진 적이 있다. 그때도 큰 반향을 끌어 냈지만 이번에 리메이크된 작품은 다큐를 연상시키는 사실적인 연출로 또 다른 감흥을 준다.
 
압권은 초반부다. 장거리 여행을 앞둔 탑승객들은 한없이 즐거운 표정이지만 어둠이 비스듬히 깔린 기내에는 왠지 모를 불안이 스며 있다. 난기류를 만나 기체가 요동치는 부분에서는 비행기의 추락 장면과 강렬한 엔진소리 그리고 혼돈의 기내가 교대로 등장해 말로 하기 힘든 전율을 불러일으킨다.
 
이들이 인육을 먹으며 72일을 버틴 이야기는 유명하다. 두 영화 속에서 이 장면은 매우 큰 비중으로 다뤄진다. 충격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들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했다. 그 와중에 인육 먹기를 거부하며 죽어 간 사람이 있다는 게 인육을 먹었다는 사실보다 더 놀랍다. 어느 선택이 옳았는지는 판가름하기 어렵다. 
 
당시 탑승객 45명 중 인육 먹기를 거부한 1인을 포함해 29명이 사망하고 최종 16명이 생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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