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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대출 늘린 은행권… 中企 기술신용엔 냉정
기술신용대출, 1년 새 329조 → 308조 원… 대기업 대출은 32조 급증
리스크관리, TCB 기준 강화 영향… “은행권 中企 투자 확대토록 해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21 10:41:00
▲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7개 특수·시중·지방은행의 올해 2월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총 307조5207억 원으로 1년 전(328조4713억 원)보다 6.4%(20조9506억 원) 감소했다. 연합뉴스
 
은행권이 벤처기업 대상 기술신용대출 규모를 1년 새 20조 원 넘게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대폭 늘린 것과 상반된 행보다. 부실 대출 위험 등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선 가운데 금융당국이 기술신용평가(TCB) 기준을 대폭 높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벤처기업이 자금난에 빠지지 않도록 투자라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21일 은행연합회 공시를 분석한 결과 17개 특수·시중·지방은행의 올해 2월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총 307520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3284713억 원) 대비 6.4% 줄어든 금액이다. 건수도 이 기간 836936건에서 722542건으로 13.7% 감소했다.
 
기술신용대출은 신용이나 담보 여력이 부족하나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벤처기업이 기술을 담보로 1금융권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2014년 제도 도입 후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중소기업에 일반중소기업 대출 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있다.
 
일부 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은행이 기술신용대출 규모를 줄였다. KB국민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2434904억 원이었지만 올해 2월엔 352814억 원 18.9% 급감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도 기술신용대출이 426479억 원에서 35998억 원으로 17.7% 감소했다. 하나은행(381784억 원)과 신한은행(434019억 원)도 각각 10.4%·3.2% 뒷걸음질 쳤다.
 
특수은행도 마찬가지다. 최근 1년간 산업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45819억 원에서 35149억 원으로 23.3% 감소했다. 수출입은행과 수협은행 및 농협은행도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1년 전보다 각각 41.7%·25.4%·3.3% 줄어든 396·9072·208003억 원을 기록했다.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증가한 곳은 17개 은행 중 고작 4(기업·SC제일·경남·제주)에 불과했다.
 
이 같은 추세는 은행권이 대기업 대출을 확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월 은행권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2562000억 원으로 작년 2(2244000억 원) 대비 14.2% 불어났다.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다. 반면 보증서·물적담보 등을 포함한 중소기업 전체 대출은 1년간 959조 원에서 10062000억 원으로 4.9% 늘어나는 데 그쳤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은행권이 기술신용대출을 줄인 것은 우량 자산 위주로 대출을 취급하는 등 리스크관리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월 말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12%로 전월 말과 유사한 수준을 이어갔으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48%에서 0.60%0.12%p 급등했다. 1년 전(0.39%) 대비로는 0.21%p 올라간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담보 없이 기술력만 믿고 대출해 주기엔 은행으로서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기술신용평가(TCB) 기준이 까다로워진 점도 대출을 축소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 금융위원회는 202212월 기술금융 대상이 아닌 기업에 자금이 지원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술금융 점검·평가를 강화하는 등 기술금융 가이드라인을 개선했다. 이에 따라 대출을 연장하지 못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대출을 새로 받을 수 있는 기업이 줄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전엔 TCB 발급이 쉽게 나와 중소기업에 대출을 많이 공급했는데 TCB 기준이 강화되면서 등급이 잘 나와 지원받았던 기업도 제외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대출 공급 확대보다는 은행권이 중소·벤처기업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길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술신용대출이 많이 늘어나 있는 상태라서 일시적으로 줄었다고 해서 아우성칠 일은 아닌 것 같다대출을 투자로 연계하는 게 유망 기업엔 더 나을 수 있지만 금산분리에 걸린다. IT 기업이 금융권에 들어온 상황인 만큼 은행도 일반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금산분리를 완화하면 (중소기업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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