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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I·반도체 인재 해외 유출 막을 대책 세워라
MS, AI 인재 1명 확보 위해 회사 통째로 사들여
경쟁력의 원천 인재 쟁탈전에서 속수무책인 한국
기업·정부가 나서 어렵게 키운 인재 유출 막아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25 00:02:02
지구촌에서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선진국들이 AI 핵심 인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미국 빅테크 등이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글로벌 AI 인재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AI 업계는 인재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더 이상 손 놓고 우리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구경만 하고 있다가는 AI 개발은 물론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 시장에서 낙오될 게 분명하다.
 
최근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발간한 ‘AI 인덱스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AI 인재의 해외 유출은 인도와 이스라엘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링크트인에 등록된 회원 1만 명당 AI 관련 인력 이동 추이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한국은 -0.30을 기록했다. 마이너스라는 건 유입된 인재보다 해외로 빠져나간 인재가 더 많다는 의미다. 인도와 이스라엘이 각각 -0.76과 -0.57인 반면,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는 미국은 0.40을 기록했다.
 
또 다른 자료를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미국 시카고대 폴슨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국내에서 석·박사 등 대학원 과정을 마친 AI 인재 10명 중 4명이 해외로 떠났다. 최근 카이스트 반도체 연구실에서는 연구생 10명 중 6명이 해외 취업을 했다. 반면 미국 등 해외 대학에서 AI 전공 대학원 과정을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오겠다는 유학생은 찾기 어렵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 대기업이라고 해도 미국 빅테크의 연봉과 처우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애플·구글·MS·메타 등 빅테크에서 명문대 석·박사 졸업생의 초봉은 40만 달러(약 5억5000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국내에서는 1억5000만 원도 기대하기 어려운 걸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얘기다.
 
올해 3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재 1명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트업을 거의 통째로 사들여 주목을 끌었던 바 있다. MS는 구글 딥마인드를 공동 창업한 무스타파 술래이만을 영입했는데 그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던 인플렉션AI 소속 엔지니어와 연구원들이 대거 합류했다. MS가 부담한 인수비용은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개발을 위해 꼭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얼마나 과감히 투자를 하는지 보여 주는 사례다.
 
국내 대학과 기업에서 키운 인재는 해외로 빠져나가고 들어오는 인재는 극소수이니 국내 대기업들이 인재난을 겪는 것이 당연한 현실이다. AI뿐 아니라 반도체 분야에서도 석·박사급 고급 인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이공계 인력의 연평균 국외 유출은 4만 명 정도로 국내 유입 4000명의 10배나 된다.
 
최근 이기명 고등과학원 부원장이 중국 베이징 수리과학및응용연구소(BIMSA)로 가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인재 유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부원장은 올해 65세 정년을 맞아 연구 활동을 계속할 곳을 알아봤으나 국내에는 받아 줄 만한 곳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BIMSA에서 넉넉한 지원을 하겠다고 나섰다는 것이다. 이 부원장은 2014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받은 국내 이론물리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학자다.
 
세계가 AI·반도체 전쟁에 사활을 걸고 나서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공계 인재 지원을 늘리고 성장을 돕겠다는 목적으로 범부처 차원에서 ‘이공계 활성화 대책’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지만 아직은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당장 빅테크에 인재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경쟁력 있는 연봉과 대우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기업과 정부가 함께 나서 AI·반도체 고급인력 확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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