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독립·공정·민주” 외친 전국법관들… “대선 이후 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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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채택 없이 2시간여 만에 종료
7개 안건 상정·내달 3일 이후 속행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26 15:26:28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대법원 상고심을 계기로 26일 오전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 대표회의가 입장 채택 없이 2시간만에 종료됐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대법원 상고심을 계기로 열린 전국법관 대표회의가 입장 채택 없이 2시간만에 종료됐다.

전국법관 대표회의는 26일 오전 10시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임시회의를 개최했으나 “6.3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시기에 법관들이 입장을 내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대선 이후 회의를 속행하기로 결정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각급 법원에서 선출된 대표 판사들이 모여 사법행정 및 법관 독립에 관한 의견을 표명·건의하는 회의체다.

이날 법관 대표 총 126명 중 88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출석하면서 정족수 64명(전체 인원 중 과반)을 채워 임시회의가 열렸다.

김영예(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 의장이 상정한 안건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민주당이 사법부를 공격하는 것은 재판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법부가 재판의 공정성과 민주적 책임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의 대법원 파기환송과 관련해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청문회를 추진한 것을 사법부 독립 침해로 규정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또 “제안자를 포함해 10인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현장에서도 추가로 안건 상정이 가능하다”는 규정에 따라 5개의 안건이 추가됐다.

△정치의 사법화가 법관 독립에 대한 중대한 위협 요소임을 확인하거나 △이 후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사법부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지적하거나 △개별 재판을 이유로 법관에 대해 과도하게 책임을 묻는 것이 사법부 독립을 침해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자는 안건 △법관대표회의가 어떤 상황에서도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공정한 재판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임을 함께 천명하자는 안건 등이었다.

법관대표회의는 이날 상정된 7개 안건에 대해 표결을 진행하지 않았다.

법관대표회의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 사법개혁이 의제가 되면서 법원 안팎에서 우리가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었다”면서 “구성원들간에 이같은 이야기가 있었고 속행하는게 좋겠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다음 회의는 6.3 대선 이후 원격회의로 열릴 예정이나 정확한 날짜는 추후 의견을 수렴해 정하기로 했다.

이번 임시회의 소집은 한 법관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단체 대화방에서 비공식 투표를 8~9일 진행하고 마감 시간을 연장한 끝에 정족수(26표)를 채워 회의를 개최했다. 임시회 소집에 반대하는 의견도 70표 가까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민주당은 법관대표회의 개최 직전에 대법관을 30~100명으로 늘리고 비법조인이 대법관을 맡을 수 있도록 한 발의안을 철회하기로 하는 행보를 보여 이목이 집중됐었다. 대선 국면과 법관대표회의 개최로 부담을 느낀 움직임으로 읽힌다.

이세희 기자 sa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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