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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경력과 대단한 성취를 자랑하는 베테랑 작업자도 영감에 허덕이기는 마찬가지다. 1000만 영화를 연출한 감독도 수시로 “패잔병이 되겠구나” 하는 절망감에 빠진다.
성취와 함께 결과적으로만 언급되는 ‘영감’이란 존재가 그 과정에선 얼마나 막연한지. 과거의 성공과는 무관하게 영감은 늘 ‘0’에서 시작한다.
‘공간’은 그들이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얻는 장소다. 특별하지 않고 일상적이지만 나다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곳, 그래서 몸과 마음을 잘 쉴 수 있는 곳, 그렇지만 일과 옅고도 짙게 연결된 곳.
영감을 쉽게 찾을 수 없듯, 영감의 공간도 단번에 찾기는 어렵다. 내가 어디서 잘 쉴 수 있는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지치는지, 또 무엇에서 힘을 얻는지 알아야 내게 맞는 공간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도 집에서 매일 꾸준히 원고를 쓰는 방식이 통하지 않을 때 집이 아닌 어딘가로 향한다. 글이 풀리지 않을 때 그들은 사람을 찾아 떠나고 쉼을 찾아 떠난다. 때론 시끄러운 곳이 종착지일 때도 있고 더없이 조용한 곳이 그곳일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나를 잘 알아야 자신에게 최적화된 영감의 공간에 당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영감도 쉼도 모두 사람이기에 필요한 것이다. 사람이기에 쉬어야 하고, 그 쉼을 통해 만들어진 ‘비움’에서 에너지와 아이디어가 생긴다.
폴대 위, 욕조, KTX, 요가매트, 해변, 공원, 상점, 코인노래방, 카페… 그렇게 그들은 부담감을 비우고 잠시 휴식하면서 어떻게 잘 일하고 잘 쉴 수 있을지 사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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