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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노사는 28일 오전 0시 10분쯤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오전 4시 첫차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내부 논의 끝에 ‘파업 유보’ 결정을 내렸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유재호 사무부처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날까지는 ‘파업 단행’으로 의견이 모아졌지만 최종적으로는 파업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수렴했다”며 “당일 새벽 진행한 회의와 투표를 통해 ‘파업 유보’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 사무부처장은 또 “10여년 전부터 진행 중인 동아운수 통상임금 소송의 항소심 결과가 올해 8월·9월 정도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 통상임금 인상률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질 것이다. 이에 따라 임금협상 등의 추가적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6년에 선고된 1심은 노조 패소로 결론 내려졌지만 대법원은 2024년 한화생명보험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돼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면서 “지금은 1심 때와 다르다. 유사 판례 등을 미뤄봤을 때 2심은 승소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진행 중인 ‘임금체불 진정’도 언급했다. 그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해 수당을 산출하면 ‘미지급 임금’이 계산된다. 이같이 아직 받지 못한 임금에 대해 노동부에 임금체불 진정을 해 둔 상태이다”라면서 “이는 채무 불이행에 해당하므로 손해배상 소송의 사유가 되며 시간을 지체할수록 지연 이자가 붙어서 지불해야 할 금액이 더욱 늘어난다. 결국 시민의 세금으로 이를 보전해야 하므로 신속하게 임금체불액을 지급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내버스 운전기사 연봉이 평균 6200만원가량 돼 이미 고임금을 받고 있는데 또 추가로 임금 인상을 요구한다는 비판이 있다”면서 “수치가 과장됐다. 노동법상 명시된 주5일 근무를 무시하고 주6일 근무를 해야 이같은 급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인력 부족으로 주5일 근무를 하기 쉽지 않다. 급여가 현실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사측과 서울시는 상여금을 없애 임금 총액을 종전과 변동없이 맞추자든가 상여금을 기본급에 산입하고 연장근로 인정 시간을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임금 총액을 유지하고자 한다”며 “급여 체계를 단순 재배치하는 눈속임”이라 강조했다.
서울시와 사측은 “노조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대법원 판결은 ‘남의 회사’ 판결이다. 사업 구조와 성격이 전혀 다른 한화생명보험 판례를 자꾸 여기에 대입하고자 하는 것이 옳은지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임금 협상을 하더라도 전년도 임금 기준으로 임금 인상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기준 자체를 무조건 15% 정도 올려놓고 시작하겠다는게 노조 주장이다”라고 반박했다.
노사에 따르면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하게 되면 통상임금이 종전 대비 15%가량 인상된다. 통상임금은 각종 수당의 기준이 되므로 노조 요구가 반영됐을 시 급여 뿐만 아니라 연장근로 수당·퇴직금 등도 함께 상승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조는 4월에도 파업을 하겠다 했다가 번복했다. 물론 파업이 철회되고 준법 투쟁이 되긴 했지만 시와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쳤다”면서 “임금을 많이 받고 싶은 것은 누구나 다 같은 마음이다. 그러나 임금 인상분을 세금으로 보전해야 하는 입장도 생각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파업은 법적인 권리이므로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민 불편과 세수 부담을 고려해 자제해 주고 조금 더 성숙한 자세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일을 순리에 맞게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또 “이번에 파업이 유보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감수하는 일은 막았지만 서울시는 그만큼 손해를 봤다”면서 “파업에 대비해 셔틀 등을 섭외한 것에 대한 취소 위약금을 물어줘야 했고 차고지에 공무원들이 아침 3시부터 대기했었다”며 고충을 호소했다.
아울러 “소송이 계속되고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번에는 파업을 철회했지만 결국 또 파업을 단행할 수도 있다. 피해는 결국 시민들이 볼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한편 부산·창원 시내버스는 28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에 대한 안내가 부족해 버스 정류장을 찾았던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울산은 노사가 협상 마감 시한을 연장하며 교섭에 나서고 있으며 파업은 유보한 상태다.
이들 지자체 노조 역시 주요 쟁점은 통상임금과 임금인상 문제다. 광주 시내버스 노조는 8.4% 임금 인상과 65세로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협상 결렬시 29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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