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규모 단지가 뜬다… 재개발 기대·공급 축소로 눈길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부동산 일반

입지 우위 단지 중심으로 가치 재평가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26 11:22:10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를 찾은 시민들이 인근 주택 밀집지역을 내려다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대규모 단지가 아닌 소규모 단지와 ‘나홀로 아파트’까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매시장에서는 감정가를 훌쩍 웃도는 낙찰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일반 매매시장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단순한 가격 저항선 회복이나 ‘갭 메우기’ 현상이 아니라 재개발 가능성과 공급 축소라는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아파트 경매에서 강남구 삼성동 롯데아파트 전용 92㎡(27층) 매물이 감정가 23억8000만 원보다 약 4억 원 높은 27억5849만 원에 낙찰됐다. 응찰자만 38명에 달했고 낙찰가율은 무려 115.9%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 서초구 우면동 동고아파트 전용 77㎡ 매물 역시 8명이 경합해 감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낙찰됐다.

이처럼 1~3개동 규모의 소규모 단지들이 경매시장에서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은 단순한 시세 저점 매물이라는 인식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정부가 신탁사 주도 정비사업, 소규모 재건축 활성화 등을 통해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어 대단지에 비해 속도가 빠른 소규모 단지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강남권이나 한강변 등 입지 우위 지역의 소규모 단지들은 정비사업 추진 가능성 자체가 프리미엄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매시장도 비슷한 흐름이다. 강남 도곡동 매봉삼성 전용 83㎡는 5개월 전보다 3000만 원 오른 16억3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고 마포구 합정동 일신건영휴먼빌 전용 84㎡는 1년 새 2억7500만 원 상승한 10억2000만 원에 손바뀜됐다. 이들 모두 1개동 또는 5개동 이하의 소규모 단지로 과거에는 환금성이나 커뮤니티 시설 부족으로 외면받았던 곳이다.

이런 추세는 단기적인 가격 급등에 따른 일시적 수요 집중 현상을 넘어서는 구조적 변화를 배경으로 한다. 대표적인 것이 ‘공급 절벽’이다. 부동산R114와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약 4만8000가구에 달하지만 2026년에는 절반 수준인 2만4000가구로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2025년 강남권에 집중된 대단지 입주가 끝나면 2026년 이후 강북·비강남권의 공급 부족이 부각될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DSR 규제가 비교적 저가 아파트보다 고가 아파트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 오히려 중저가 단지에 수요가 몰리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지역 간, 단지 간 ‘갭 메우기’ 장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종합해보면 서울 아파트 시장은 단기적 반등 국면을 넘어 정비사업의 유연성과 입지 선별적 수요, 공급 축소라는 3대 요인이 맞물리며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