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손짓에 김정은 외면… “날강도·적대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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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관계 회복 의지 밝힌 트럼프, 김정은에 친서 시도
하노이 결렬 이후 북미 대화 단절 지속…접점 찾기 난항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29 16:44:45

▲ 북한 외국문출판사는 2021년 5월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외교 활동 장면을 모은 화보 '대외관계 발전의 새 시대를 펼치시어'를 공개했다. 화보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 장면에 대해 "두 나라 사이에 전례 없는 신뢰를 창조한 놀라운 사변"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간 대화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를 통해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며 냉랭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북미 간 대화 채널이 끊긴 지 6년여 만에 다시 등장한 ‘트럼프식 화해 메시지’가 실질적인 외교적 해빙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7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매우,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갈등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신뢰 관계를 거듭 강조했다.

앞서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 초안을 작성했고, 이를 북한 외교관을 통해 전달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를 여러 차례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직접적인 확인은 피했지만,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는 보도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안은 분명히 있었다는 점이 확인됐지만, 구체적인 외교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며, 북한은 태도 변화 없이 강경 대응을 유지하고 있다. 대화 재개의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한 상황이다.

외교안보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로 북미 관계 개선을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북한이 실제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처럼 ‘톱다운’ 방식의 정상외교가 다시 시도될지, 아니면 일방적인 메시지에 그칠지는 북한의 반응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북미 정상은 2018년 싱가포르와 2019년 하노이에서 두 차례 회담을 진행했으나, 비핵화와 제재 완화를 둘러싼 의견 차이로 하노이 회담은 결렬됐다. 이후 북미 대화는 사실상 중단 상태에 접어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미국을 “날강도”이자 “적대세력”이라 지칭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신문은 “지난 10여 년간 사상 초유의 극악한 제재 봉쇄 책동에 매달렸다”며 미국의 대북 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 다른 기사에서는 “전 세계 무장충돌의 근원은 미국과 서방의 주권 침해 행위”라며 미국의 국제정책 전반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갈등 해결을 언급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북한은 외교적 시그널보다는 이념적 대결 구도를 유지하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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