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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미국의 수입차 관세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격 인상을 자제하며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올 하반기 중량급 신차 출시를 통해 추가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워즈 인텔리전스 등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6월 미국에서 약 89만4000대를 판매해 상반기 시장점유율 11.0％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 점유율(10.5％)보다 0.5％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현대차가 47만7000대로 5.9％, 기아가 41만7000대로 5.1％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은 금리 인상, 경기 둔화, 관세 부담 등 삼중고에 직면했다. 주요 경쟁사인 토요타, 벤츠·BMW·아우디(독일 3사)는 가격을 5% 안팎으로 올리며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올해 3월과 4월에는 찻값 인상에 대비한 미국 소비자들의 ‘패닉 바잉’을 잘 활용했고, 5월과 6월에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하방 압력을 방어하며 시장점유율을 지켜냈다. 관세 인상분을 곧바로 차량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정기적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시장 점유율을 잃는 것이 단기 수익성 악화보다 더 큰 타격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전통적으로도 시장점유율을 중시해 온 만큼 하반기에도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고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려 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DB증권 역시 최근 리포트에서 “현대차그룹은 높은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연말까지 시장점유율 확장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전략의 키는 신차다. 현대차그룹은 상반기에 상품성 개선 모델을 제외하면 사실상 아이오닉9 한 종만을 출시했지만, 하반기에는 이를 세 배로 늘려 총 3종의 중량급 신차를 투입한다. 현대차는 2세대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팰리세이드’와 부분변경 모델 ‘더 뉴 아이오닉6’를, 기아는 다채로운 트림을 갖춘 K4 해치백을 각각 선보인다. 특히 팰리세이드는 2019년 이후 미국에서만 50만 대 넘게 팔린 스테디셀러로, 신형에는 HEV(하이브리드) 라인업까지 추가해 시장 경쟁력을 높였다.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HEV 판매량은 13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3% 급증했다. 자동차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 미국 소비자 수요가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HEV나 세단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들 차종에 강점을 지닌 현대차그룹의 하반기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이달 초 종료 예정이던 대규모 할인 정책도 9월 초까지 연장했다. 싼타페(3500달러), 팰리세이드(2750달러) 등 현금 구매 할인과 더불어 아이오닉5·6·9, 코나 일렉트릭은 최대 7500달러까지 할인해 전기차 시장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내 수요 변화는 현대차그룹에 유리할 수 있다”며 “자동차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 시장 수요가 전기차와 SUV보다는 (저렴한) HEV나 세단으로 이동할 수 있다. 모두 현대차그룹이 경쟁력을 가진 차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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