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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문신사가 33년 만에 직업적 권리를 인정받게됐으나 법시행전까지 제도적 공백과 관리 미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992년 대법원은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판단하며,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의료법 위반으로 간주했다. 이후 병원이 아닌 곳에서 이루어지는 문신 시술은 불법이 되었지만, 문신의 범위가 모호하고 수요가 증가하면서 단속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실상 방치돼 왔다. 지난달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합법화하는 내용을 담은 ‘문신사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해당 법은 공포 후 2년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법 시행 전까지의 2년은 법적 효력이 미치지 않는 ‘회색지대’로 남아있고 현재까지 문신 시술용 염료의 관리는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영업신고를 완료한 업체는 제조업자 9곳, 수입업자 2곳 등 11개소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환경부에 신고된 제조 및 수입업체는 105개소다. 문신용 염료는 6월 ‘위생용품 관리법’ 개정으로 염료를 제조·수입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영업신고를 해야한다.
식약처는 9월 영업신고를 하지 않은 업체 중 23곳을 현장조사했다. 18개 업체는 이전·폐업 등으로 점검 자체가 불가능했다. 5개 업체는 점검이 이뤄졌으나 영업신고를 안내받는 수준에 그쳤고 구체적인 개선계획이나 사후관리는 없었다.
개정된 위생용품 관리법에 의하면 염료의 무균·정밀 수입 검사도 필수인데 검사는 단 1건밖에 이뤄지지 않았고 나머지 41건은 6개월 이내에 자가품질검사를 수행하겠다는 조건으로 벌크 상태로 수입검사를 하지 않고 수입됐다.
염료 수입점검을 받은 한 업체는 현재는 수입하지 않고 쿠팡 등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단순 판매만 진행했었는데 “향후에도 영업 신고를 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온라인 유통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정부 규제를 회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022년에는 2074건의 문신용 염료 수입이 있었지만 올해에는 42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규제 강화나 신고 의무화 등으로 업체들이 수입을 꺼리게 된 것이다.
문신법에서 문신은 크게 흔히 ‘타투’(tatoo)라고 부르는 서화문신과 미용문신(반영구화장)으로 구분된다. 탈모를 가리기 위한 두피 문신은 최근 독립된 분야로 성장하고 있지만 크게 반영구화장의 일종이다. 2024년 보건복지부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문신 시술자는 60만 명 이상으로 90%는 반영구화장, 10%는 서화문신으로 추정되고 이용자는 반영구화장이 1300만 명, 서화문신은 300만 명 정도로 나타났다. 특히 반영구화장의 이용은 보편화되어있고 눈썹문신은 유명 정치인도 할만큼 일상화됐다.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불량 염료는 수은 중독,편평사마귀,육아종,포도막염,아낙필락시스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피부에 침습되는 문신의 특성상 바늘 못지 않게 염료의 안전성 확보는 필수적이다.
김 의원은 “가장 기초적인 업체 현항 파악 단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며 “문신사법 시행까지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주체를 통일하고 미신고 업체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등 안전관리 기반을 서둘러 다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문신을 직업으로 하려는 사람들은 앞으로 문신사 국가시험에 합격해 면허증을 취득해야 한다. 복지부는 서화문신,미용문신 구분 없이 단일 면허를 부여할 방침이다. 기존 시술사들은 생업을 유지할 수 있게 시행 후 2년까지 일정한 시설·장비 기준을 갖추고 위생교육 등을 받으면 문신업소를 이용할 수 있게 허용했다.
문신사법에는 높은 수준의 위생·안전을 요구하고 있다. 문신사는 면허 취득후 시설과 장비를 갖주고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야 문신업소를 운영할 수 있다. 문신엔 일회용 바늘을 이용자 1명에게, 한 번만 사용해야 한다. 문신행위에 사용하는 기구와 물품 등은 관련 법령에서 인증받은 제품이어야 한다. 문신 시술 전에 문신의 부작용, 후유증, 유의 사항 등을 이용자에게 설명해야 하고, 이용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 보관해야 한다. 문신업소 외의 장소에서 문신 시술을 하면 처벌을 받는다. 문신 제거행위는 문신사에게 금지되어 이미 새긴 문신을 지우려면 의료인을 찾아가야 한다. 미성년자가 문신하려면 친권자 등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보호자의 범위와 동의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은 시행령에서 규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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