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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난다’라는 말이 있다. 고문현(56) 숭실대학교 법대 교수는 이 말에 딱 어울리는 인물이다. 그는 경북 문경의 작은 마을에서 3남3녀 중 3남으로 태어났다. 시골 농부의 아들에서 피나는 공부 끝에 저명한 법학 교수 중 한 사람으로 우뚝 섰다. 그는 어린 시절 해가 뜨면 들에 나가 일하고,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와 가정을 돌보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근면’과 ‘성실’이라는 단어를 평생 가슴속에 간직하고 살아왔다고 했다. 그는 부모님의 가르침을 우직하게 실천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왔다.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포기 대신 매진하고 또 매진했다. 또 그는 타인의 삶과 자신을 비교해 휘청거리지 않았다. 하지만 첫 번째 도전은 실패였다. 서울대 법대를 목표로 피나게 공부했지만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대신 경북대학교 행정학과에 입학했다. 졸업한 이후 이번에는 서울대 법학대학원을 목표로 잡았다. 그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근면과 성실로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였다. 고 교수는 삼수 끝에 마침내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에 합격할 수 있었다. 그 때 고 교수는 엉엉 울었다고 했다. 그때가 그에게는 노력의 결실을 맛 본 최고의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기쁨도 잠시 고난이 찾아왔다. 대학원 재학 시절에 찾아온 결핵으로 심한 좌절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몸을 치료하고 이를 악물고 버텼다. 그런 독기 덕에 바라마지 않던 법학 박사 학위를 마침내 얻을 수 있었다. 그는 대학원 졸업 후 군대에 갔고 그곳에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틈틈이 공부해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응시했다. 그는 여러 번의 도전 끝에 환경대학원에 입학할 수 있었다. 헌법재판소 헌법 연구원을 거쳐 현재 고 교수는 숭실대학교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고문현 숭실대학교 교수를 만나 도전의 연속이었던 삶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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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문현(56) 숭실대 법대 교수는 둘째 형님의 한 마디에 법조계에 들어서게 됐다. ‘야망’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품고 삼수 끝에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있었다. 삭발을 하며 마음을 다 잡으며 공부에 집중한 결과다. 그는 자신을 두고 시골에서 올라와 요령도 없고, 정보도 없었지만 바보처럼 미련하게 공부해 지금의 자리에 서게 됐다고 회고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아버지, 어머니는 전형적인 시골 농부셨어요.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았기에 공부를 하다가도 모내기, 풀매기 등 농사일을 도우며 살았어요. 1960~70년대 남들이 다 겪는 어렵고 가난한 시기를 우리 집도 보냈죠”
고문현(56) 숭실대 법대 교수는 경상북도 문경의 전형적인 농군 집안에서 태어났다. 고 교수는 부모님이 평생을 근면과 성실을 실천하며 살았다고 했다. 그는 3남 3녀 중 3남으로 자랐고 우직한 부모님의 모습을 그대로 빼 닮았다. 그런 우직함은 그의 근기가 됐고 이는 남들보다 뒤쳐져도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끊임없이 실천하는 힘으로 작용했다.
“처음부터 법대를 나와 법 관련 직업을 갖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편안하게 사범대학을 나와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었죠. 그러다 둘째 형님의 권유로 법학대학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고 교수는 그의 둘째형으로부터 사법고시, 행정고시 등을 통해 큰 꿈을 품는 것이 어떻겠냐는 권유를 받았다. 주된 과목인 법학을 선택하게 됐다. 당시 그의 꿈은 법관을 거쳐 정치인이 되는 것이었다.
“처음에 서울대 법대에는 합격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경북대 행정학과에 입학해 행정학 학사를 마쳤지요. 이후 서울대학교 법학 대학원을 가고자 했습니다. 법학 대학원을 처음 떨어지고 나서 학원을 다닐 요량으로 서울로 상경했는데, 학원을 다니며 재수에 삼수까지 거쳐야 했어요. 타지에서 생활은 힘들고 지쳤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했습니다”
▲ 고 교수는 법학대학원 시험에 여러 번 낙방했지만 처음 이루고자 한 뜻을 꺾지 않고 끈기와 집념을 갖고 열중했다. 그는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고 교수의 뒤편에는 그에게 듬직한 버팀목이 돼 준 가족들이 있었고, 가족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다. ⓒ스카이데일리
외롭고 지친 나날의 연속이었다. 생각보다 법은 너무 딱딱하고 지루했다. 재수 당시 삭발까지 해가며 마음을 다 잡았다. 재수에 삼수까지 버텨내며 끈기와 집념을 다했다. 그때의 다짐이 그를 이 자리에 서게 했다고 고 교수는 전했다.
피나는 노력 끝에 고 교수는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는 대학원에서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했다. 그는 인생에서 도전을 계속 하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원 1학년 때 고시공부를 시작했다.
“목표를 세우면 꼭 이뤄내고 말겠다는 의지가 강했어요. 게다가 부모님과 형제들이 버팀목이 돼 줬죠. 둘째 형수님은 손 편지까지 써주며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셨어요. 그때 생각하면 가슴에 돌이 들어찬 것처럼 짐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이 악물고 버틴 시간에 결핵까지 겹쳐…마침내 법학도 꿈 이뤄
그러나 대학원 1학년 때 고시공부를 하면서 결핵에 걸렸다. 삼수에 이어 또 한 번의 좌절을 겪어야 했다. 눈물을 머금고 고시공부를 접어야 했다. 몸과 마음을 다잡은 그는 고시 대신 법학 공부에 더 매진했다. 그리고 법학 석사를 따고 박사 학위까지 받을 수 있었다.
법학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군대에 갔고 거기서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환경대학원이었다.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군대에서 대학원 공부에 매진했다. 휴가 때마다 대학원 시험에 응시했고 여러 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환경대학원에도 합격했다.
“돌이켜보면 ‘최선을 다하면 후회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미련하게 공부했어요. 두 대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바친 시간은 남들이 보면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포기했을지도 모르는 길이지만 저는 굴하지 않고 우직하게 걸었습니다. 가족들의 믿음과 지지가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겁니다”
그는 대학원 졸업 이후 헌법재판소 연구원에 들어갔다. 그 이후에는 울산대학교 법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는 숭실대 법학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현재 고 교수는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거대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 중이다. 환경부에서는 8년간 총 400억원을 들인 ‘Co2 지중저장 환경관리 법적기반 구축 프로젝트’에서 법 관련 총 책임을 맡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산통부에서 5년간 12억5000만원을 지원받는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에너지 기후변화 특성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전문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4월 그는 환경부에서 지원하는 ‘Co2 지중저장 환경관리 법적기반 구축 프로젝트’를 맡았다. 이 프로젝트는 1단계, 2단계로 구현되며 각각 4년이라는 시간과 400억원의 비용이 투자되는 중·장기사업이다. 그는 이 프로젝트에서 법 관련 총 책임을 맡았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산업자원통상부에서 지원하는 ‘에너지 기후변화 특성화 프로그램’도 맡았다. 이 프로그램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천연에너지, 대체에너지 등에 대한 관련 법제도·법률 전문가 양성과정이다.
고 교수는 연간 2억5000만원의 자금이 지원되는 이 프로그램을 도맡아 관련 법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전액 국비장학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어 부담 없이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는 것에 고 교수는 기쁨을 전했다.
비록 그는 정치인의 꿈은 접었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한 사람으로 살고 있다. 그에게는 훌륭한 인물을 배출해 내는 것이 최종목표로 자리 잡았다. 그는 한국 사회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사람다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싶다는 뜻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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