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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선 감독
[인터뷰] “K액션 입힌 ‘갱스 오브 런던 시즌3’ 성과 만족”
1·2편과 달리 잔혹성 더 가미… 나만의 색으로 영드 차별화
차기작으로 또 외국 작품 준비… 특정 장르에 머물지 않을 것
아직은 많이 배워야 할 단계… 항상 데뷔 때 초심으로 정진
이유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08 00:05:00
▲ 김홍선 감독이 시즌1(가렛 에반스 감독)과 시즌2(코린 하디 감독)에 이어 최초의 아시아인 감독으로 ‘갱스 오브 런던’ 시리즈 시즌3의 메가폰을 잡았다. ⓒ웨이브
  
김홍선 감독 영드 메가폰 잡다
 
한국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가 ‘맵부심(매운맛+자부심)’이다. 그런데 매운맛이란 표현은 단순히 식품 하나에 국한되는 것 같지 않다.
 
한국인에게 매운맛은 자부심이자 뜨겁게 타오르는 에너지로도 비유될 수 있다. 이 매운맛은 이제 한국의 대중음악(K-POP)부터 영화·드라마까지 더 폭넓고 더 다양한 문화 예술 분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인의 매운맛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강렬한 열정으로 무장한 한 한국인이 세계 무대에 설 준비를 모두 마쳤다.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최초 연출과 총괄 프로듀서로 ‘갱스 오브 런던 시즌3’ 제작팀에 승선한 젊은 피 김홍선 감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제작한 갱스 오브 런던시즌3은 NBC유니버설 글로벌TV 배급사로부터 수급해 국내에서 지난달 28일 웨이브에서 독점 공개됐다. 이미 영국에서는 공개 일주일 만에 223만 명의 시청자가 몰리는 등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 시리즈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서 여러 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으며 에미상에도 노미네이트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갱스 오브 런던은 앞서 전작인 시즌1·2를 통해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므로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 또한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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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유명 TV 드라마 공모자들(2012년)·기술자들(2014년)·브로커(2016년)·반드시 잡는다(2017년)·변신(2019년)·늑대사냥(2022년) 등 여러 작품의 조연출을 거쳐 감독으로서도 확실하게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인기리에 방영된 시리즈의 다음 시즌이며 해외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총괄 프로듀서로서 작업해야 하는 전혀 새로운 도전인데 부담감이 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오히려 새로운 도전인 만큼 호기롭게 출사표를 던질 수 있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요즘 ‘K컬쳐’로 불리는 한국 문화가 해외에 이미 그 뿌리를 내렸고 수준 또한 상당히 발달해 있다. 그래서 한국 감독이나 배우에 대한 인식 자체가 상당히 좋다. 게다가 강제규·봉준호·박찬욱·나홍진·류승완 등 해외 진출에 성공해 업계에 좋은 선례를 남긴 한국 감독이 많이 있다. 그 덕분에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영국에서 드라마나 노래 등 대중문화 순위를 발표할 때 이 리스트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게 한국 드라마이고 최소 두 편에서 세 편은 꼭 포함돼 있다. 이는 그만큼 영국에서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과 신뢰가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가 아닌가. 한국 문화를 인정하고 신뢰하며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작업하는 데 부담감은 없었다.”
 
▲ 김홍선 감독은 '갱스 오브 런던 시즌3'에서 작품의 주요 배경인 영국 런던이 화면에 좀 더 생생히 담길 수 있도록 마약 범죄 집단의 활동 장소를 뒷골목에서 중심가로 끌어내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웨이브
 
 김홍선식 재해석 '시즌3' 공개
김 감독의 갱스 오브 런던 시즌3은 펜타닐이 섞인 코카인으로 수백 명이 사망하며 런던 전역이 극심한 혼란에 빠진 사태를 이야기한다. 마약 범죄 집단의 치열한 권력 다툼이 벌어지는 작품의 공간적 배경은 영국 런던이다.
 
김 감독은 “시즌1을 연출한 가렛 에반스 감독은 무술과 화려한 액션에 초점을 맞춘 부분이 많다. 코린 하디 감독의 시즌2는 호러적인 측면에 역점을 두고 촬영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두 작품 모두 코로나19 대유행이 도래한 상황에서 제작된 거라 촬영 대부분이 실내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갱스 오브 런던은 연출자가 바뀌며 변화를 불어넣는 것이 작품이 가진 매력이다. 그래서 이어지는 3편에서는 액션에 잔혹성을 더했고 저만의 색을 입히는 작업을 했다”면서 지난 시즌들과 차별화해서 시즌3을 제작하게 된 배경을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시즌 1·2의 경우 이야기가 펼쳐지는 주요 무대가 한정된 공간으로 그려진 것이 좀 아쉬웠다고 했다.
 
“드라마의 제목인 갱스 오브 런던이 ‘런던의 갱들’이라는 뜻인데 시즌 1·2에선 이 조직의 활동 반경이 뒷골목 아니면 고급 빌딩 이렇게 제한적으로 표현되었다”며 “그래서 시즌3에서는 뒷골목 대신 중심가를 비추며 변화를 끌어냈고 배경을 런던 전역으로 전환하면서 동시에 범죄 느와르 액션 특유의 암울한 분위기를 한층 밝게 만들었다”고 김 감독은 설명했다.
 
이 외에도 이번 시리즈에는 김홍선식 재해석이 곳곳에 녹아 있다.
 
김 감독은 작품이 런던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가장 먼저 실제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보이길 바랐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점에서 본 런던의 모습에 대해서도 이질감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했다. 그래서 작품의 배경인 런던의 세세한 부분까지 담아내고자 한 그의 의지가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시즌 1·2에 담겼던 느와르 특유의 화면에서 벗어나 국내에서 보유한 영상·기술 등의 미학 요소를 결합시켜 영화인과 드라마파의 갈증을 한 번에 해소한 작품이 바로 김홍선식 ‘K’다.
 
김 감독은 “이야기를 전달할 때 필요한 인물 및 색감 표현 그리고 디자인 등 국내의 기술력은 단연 독보적”이라고 자부했다.
 
또 김 감독은 한국인 감독으로 조명을 받으면서 한국의 특별한 색채를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여 넣었다고 했다. 부산의 마약 갱단 우두머리와 갱단원으로 한국의 신승환·임주환 배우가 출연하게 된 배경에도 김 감독의 입김이 있었다.
 
김 감독은 “국제적인 도시 런던이 이 작품의 무대이다. 시즌3에도 기본적으로 가장 세력이 강한 아일랜드 갱부터 알바니안 마피아·쿠르드족 조직·파키스탄 마피아가 등장하는데 영국이 다문화주의 기반의 나라이고 런던 중심지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갱단이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갱이 등장하는 게 이상하지 않았고 또 이 캐릭터가 나온다면 신선하리라 판단했다”고 한국 배우가 출연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 김홍선 감독은 ‘갱스 오브 런던 시즌3’에 신승환·임주환 두 한국 배우를 출연시킨 것을 비롯해 한국어와 과거에 자신이 연출한 작품의 소품을 활용하는 등 한국적인 재미 요소를 두루 담았다. ⓒ웨이브
 
초심자의 마음가짐
 
이와 더불어 “이전 시즌 에피소드 중 한국어 대사가 있었다. 한국인으로서 발음 등 어색한 부분이 있어 아쉬웠는데 한국의 배우가 (영국에) 와서 한국 본토 발음으로 욕 대사를 선보일 수 있게 돼 좋았다”고 말했다.
 
장면 가운데 배우 신승환이 불을 붙인 라이터는 김 감독이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받은 영화 공모자들에서 배우 임창정(김영규 역)을 중국 가는 배에 타게 만든 소품으로 사용된 것이다. 이번 시즌3에서 김 감독이 이를 그대로 활용하도록 함으로써 재미 요소가 더해졌다.
 
김 감독은 또 부산 마약 갱단 두목 역할을 맡은 배우가 단순히 현지인을 모방한 발음을 하는 것보다 터프하고 독특한 영국 발음을 모티브로 한 경상도식 사투리 영어를 구사하는 것이 어떠냐는 현장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갱스 오브 런던 시즌3을 자신의 방식으로, 자신의 모든 걸 아낌없이 쏟아부어 만든 김 감독에게 속이 후련한지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김 감독은 조심스럽게 미국에서 준비 중인 영화와 관련된 계획을 이야기했다.
 
차기작으로 또다시 외국에서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김 감독을 해외 무대로 이끄는  동인이 된 작품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김 감독은 영화 ‘늑대사냥’을 꼽으며 특히 해외에서 관심이 높았다고 했다. 김 감독에 따르면 늑대사냥은 캐나다 토론토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국제영화제에서 당당하게 상을 휩쓸며 한국 문화의 높은 위상을 입증했다.
 
이처럼 영화나 드라마를 넘나들며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는 김 감독이지만 그가 추구하는 스릴감 있는 연출과 반전 덕에 액션·스릴러·공포·범죄로 장르가 치중된다는 평가를 받거나 그의 작품엔 하드코어 액션의 정수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기도 한다.
 
이 점을 지적하자 김 감독은 웃어 보인 뒤 “이러한 쪽으로 오해를 받기는 한다”며 “특정 장르라는 테두리에 저를 가둬 제가 그것에 구애받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평소에는 게임하고 영화 보는 걸 좋아하며 드라마도 많이 시청하고로맨틱 코미디 영화도 매우 좋아하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지만 글을 쓰거나 생각할 땐 액션을 떠올리는데 어떻게 하면 흔하지 않고 신선한 소재의 범죄 액션물이 나올까 이런 부분을 고심하게 되는 건 사실이다. 의도적으로 이런 방향성을 추구하진 않고 다양하게 모색해 보지만 아무래도 특정 장르로 깊이 생각하는 부분이 발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간 견고한 필모그래피를 구축해 왔지만 아직은 자신이 성숙하고 여물어 가는 중이 아닐지 생각한다는 김 감독은 “감독으로서 나이가 아직 어리고 또 많이 배워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지금은 저만의 색을 발견하는 단계가 아닐까 짐작한다. 그러므로 작품 촬영에 들어갈 때마다 처음 데뷔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이것이 진정한 김홍선식 ‘K’를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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