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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제지업에서 수위권을 다투는 무림그룹이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행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시민단체 일각에서는 국가 경제와 재분배에 역행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스카이데일리
한솔제지와 함께 국내 제지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무림그룹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무림로지텍은 펄프 보관·창고업·화물취급·운송 등을 영위하는 무림그룹 내 물류회사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무림로지텍은 매출의 90% 이상을 내부거래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일감 몰아주기는 국가 경제 차원에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요소로 효율적인 자원배분를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림로지텍, 최근 5년간 평균 내부거래율 94% 수준
업계에 따르면 제지업은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가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한다. 지난해 연결매출액 기준, 한솔제지가 약 1조4714억원, 무림페이퍼가 약 1조1780억원 상당이다.
금감원 공시에 의하면 최근 5년간 무림로지텍의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율은 94% 수준이다. 지난 2009년에는 매출액 약 56억원 중 96%에 해당하는 약 54억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90%가 넘는 높은 내부거래율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액 58억원 가운데 약 53억원이 내부거래로 발생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104년 12월 31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이러한 내부거래는 무림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무림페이퍼를 비롯해 무림SP, 무림오피스웨이, 무림피앤피 등과 이뤄졌다. 이 가운데 무림페이퍼와의 거래가 가장 큰 규모를 차지했다.
지난해 무림페이퍼로부터 발생한 매출액은 45억원으로 내부거래액대비 85% 수준이다. 또 매출액 중 운송수입은 45억원으로 내부거래액 53억원 대비 85%, 매출액 58억원 대비 77% 수준이다.
이에 대해 경제시민단체 관계자는 “무림로지텍 매출의 90% 이상이 내부 계열사의 일감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 회사는 사실상 독자 생존이 불가능한 구조”라며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는 시장경제의 핵심인 공정한 경쟁을 저해해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견 기업에도 확대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 힘입어…실적 흐름 ‘안정적’ 평가
이러한 계열사의 지원에 힘입어 무림로지텍은 완만하지만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09년 2.6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은 2010년 4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6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 물류업계 특성상 영업이익률이 3%를 넘으면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받는데 반해 무림로지텍의 경우 무림그룹의 내부거래에 힘입어 지난 2012년부터 9%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무림로지텍의 최근 5년간 실적은 ▲ 2010년 매출액 58억원, 영업이익 4.1억원, 당기순이익 0.4억원 ▲ 2011년 매출액 64억원, 영업이익 5.5억원, 당기순이익 2.9억원 ▲ 2012년 매출액 63억원, 영업이익 6.1억원, 당기순이익 2.4억원 등이다.
이어 ▲ 2013년 매출액 63억원, 영업이익 6억원, 당기순이익 4.4억원 ▲ 2014년 매출액 58억원, 영업이익 5.7억원, 당기순이익 5억원 등이다.
매출액과 같은 외형적 성장은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물류업계 특성상 영업이익률이 3%를 넘으면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받는데 반해 무림로지텍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9%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 2009년 4.77% ▲ 2010년 7.10% ▲ 2011년 8.55% ▲ 2012년 9.86% ▲ 2013년 9.65% ▲ 2014년 9.93% 등이다.
이에 무림로지텍이 무림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무림그룹의 지주사격인 무림SP가 최근 3년간 무림로지텍 지분을 꾸준히 확보하며 종속회사로 편입시키는 행보를 보이는 것이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그룹 핵심 무림SP, 무림로지텍 지분 확보…경영 승계 ‘신호탄’ 분석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무림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무림SP가 최근 3년간 무림로지텍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2012년 무림로지텍의 지분은 무림페이퍼가 82.5%, 무림SP가 17.5%를 보유하고 있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년 9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이듬해인 2013년 무림SP는 무림페이퍼가 가진 무림로지텍 지분을 매입한데 지난 상반기 약 47억원을 들여 8만주를 추가 매입했다. 지난 상반기말 기준 무림SP가 가진 무림로지텍 지분율은 94.90%다. 무림페이퍼는 5.10%를 소유했다.
그룹의 지주사격인 무림SP는 오너일가 지분이 61.41%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최대주주로 있는 인물은 이동욱(67) 회장의 아들인 이도균(37) 무림SP 전무로 21.37%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이동욱 회장은 20.84%를 소유했다.
이런 정황으로 일각에서는 무림그룹의 경영 승계를 염두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무림SP가 무림로지텍 지분을 추가 매입한 이유로 지배력 확대를 통한 향후 자금 마련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무림SP의 시가총액은 880억원대로 자본총계 1850억원대에 비해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이 전무가 최대주주로 자리해 향후 지주사 체제를 대비한 행보라고 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무림그룹측은 “경영 승계와는 무관한 행보”라며 “무림로지텍 설립이 무림그룹 내에서 물류를 담당하기 위해 설립됐기 때문에 내부거래가 높은 건 어쩔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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