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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특별사설(社說)

중병 앓던 중에 코로나발 국가경제 비상사태

위기 심각한데 너무 안일한 대처···수출-금융-내수 삼각파도 위협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3-16 00:02:42

한국의 경제사령탑들이 무지한 것인지 아니면 무능력한 것인지 도무지 종잡을 길이 없다. 우한 코로나발 세계경제 위기가 이미 거대한 쓰나미로 닥쳐왔음에도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시그널들이 곳곳에서 잡힌다. 증시대란까지 몰려온 작금의 사태에 대해 임시땜질 같은 대처로 대응하고 있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너무 안일한 태도다.
 
말로만 비상 외치는 컨트롤타워 무사안일···쓰나미 닥쳤지만 권력 눈칫밥 뻔한 대책
 
지난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가장 큰 낙폭으로 충격을 준 뉴욕증시의 ‘검은 목요일’ 사태와 함께 우리 증시 역시 코스피·코스닥 모두 와르르 무너졌다. 그야말로 붕괴수준의 직격탄이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내놓은 긴급대책은 6개월간 공매도 금지에 자사주 취득한도 확대 정도다. 대통령이 경제수장들을 한 자리에 모아 비상경제시국을 선언한 상황에서 나온 특단의 대책 치고는 매우 제한적이고 초라하기까지 하다.
 
또 다른 위기대응의 패로 꺼내든 것은 기존에 나왔던 추경확대와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의 뻔한 대책들이다. 통제 불능 상태가 된 공매도 금지조차 사후약방문일 뿐만 아니라 내주 금통위에서 논의될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카드 역시 미 연준의 0.5% 빅 컷(Big cut)에 우왕좌왕 하는 뒷북이다. 추경과 유동성 확대 또한 효율성이 떨어지는 포퓰리즘으로 전락해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
 
우리나라는 이미 전 세계 130개 국가로부터 입국 제한 및 금지를 당하고 있는 사실상 고립무원의 상태다. 이중 61개국은 아예 입국 전면 금지다. 유엔 회원국 193개국 기준 67%가 이처럼 한국과 한국인을 상대로 문을 닫아걸었다. 우리는 10개국 중 7곳에서 전염병 포승줄에 묶인 애처로운 상황과 다르지 않다.
 
주지하다시피 글로벌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적의 한국경제는 수출로 성장해 왔다. 그 순위가 최고 6위에 올라 수출대국이다. 이런 경제에 글로벌 인적 이동이 제한되면 자칫 모든 것이 끝장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다. 우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수출기업들의 애로사항은 단순히 개별업체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경제 뿌리까지 흔들 사안이 된다. 그 징후는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작년 전체 수출만 봐도 전년보다 10.3%나 급락한 5424억달러로 주저앉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마이너스 13.9%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 물론 수출부진은 작년 12월 기준 직전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데 따른 직접적 영향이다. 결국 수출순위 6위도 7위로 내려앉았다. 사상 첫 6000억불 돌파 팡파르를 올린지 단 1년 만에 우리는 수출대국의 위상에 금이 가고 말았다.
 
증시 무너지며 외환도 불안 총체적 위기···수출 최악, 중산층 붕괴 IMF사태 데자뷰
 
여기에 내수는 중산층이 통째로 무너지는 국면에 처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 이미 한국경제는 수출뿐만이 아니라 내수까지 모두 최악의 그로기 상태에 빠졌었다는 점이다. 700만 자영업 위기는 그 상징이다. 전체 가구의 사업소득이 지난 2018년 4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5분기 계속 감소세를 지속한 것은 통계작성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이 소득 상위 60% 중산층이라는 점에서 한국경제 허리가 무너지는 전조다.
 
우리 경제는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 사태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미국의 상황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은 최근 2~3년 호황을 구가해 온 반면 우리는 해괴한 소득주도성장론에 기반한 반기업·반시장 정책으로 인해 속된말로 골병을 앓고 있는 상태였다.
 
월가에 덮친 코로나발 금융시장 요동은 우리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은 감내하거나 이겨낼 체력이 되지만 우리 증시는 감당할 여력이 소진됐다. 더욱이 미국은 기축통화국이다. 여기에 연방재난관리처(FEMA)는 무려 약 61조원에 달하는 재난기금을 언제든 풀 여유까지 갖췄다. 우리는 반대로 국고를 있는 대로 소진하고 빚더미를 빛의 속도로 키우고 있는 중이었다.
 
이 정도면 정부는 코로나 파문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불안 사태를 절대 안일하게 보면 안 된다. 코로나 사태가 향후 몇 달 더 지속되면 전대미문의 금융대란을 시나리오로 상정해야 한다. 실제로 금융위기가 닥칠 시한폭탄들이 여기저기 즐비하다. 생계형 가계부채 확산, 자영업 도미노 파산, 한계가구 급증, 이자도 못내는 좀비기업 양산, 수백만 플랫폼 노동자들의 생계불안 등은 그 상징적인 증상들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정부에 IMF 사태에 준한 대책까지 주문하고 있다. 제2의 국가부도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이중삼중의 대책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막을 수 없는 암울한 사태가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금융대란을 두 가지 최악의 수로 상정한다. 하나는 외환위기에 준한 사태, 또 하나는 뱅크런 사태다. 생각하기조차 싫은 끔찍한 그림이지만 한국경제가 ‘소주성 바이러스’로 중병을 앓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경증의 조짐조차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외환위기에 대처하려면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중국·캐나다·호주 등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미국과는 얼굴만 멀뚱멀뚱 보는 이상한 사이가 됐다. 군사·안보적으로 한미동맹이 붕괴직전 최악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기축통화국과 최후의 금융보루마저 없는 위기를 그냥저냥 넘기는 식의 태도는 참으로 무책임하다.
 
경제대란에 무능력·무소신·무책임 경제사령탑···기재부-한은-금융위 근본대책 장님 수준
 
정치·외교·경제 전반의 친중 태도가 미국과 멀어진 단초가 된 마당에 금융부문까지 미국과 거리가 있으면 한국경제는 위기의 순간에서 헤어 나오기 쉽지 않다. 전 세계를 상대하는 미국의 금융 헤게모니는 군사력만큼이나 막강한 탓이다. 코로나발 경제위기가 그 패권의 손바닥에서 옴짝달싹 못하도록 한 만큼 위기의 원인도 중국, 위기의 가중요인도 중국이라는 것을 현실적으로 직시할 필요가 있다. 가까운 중국, 먼나라 미국이라는 친중(親中)-원미(遠美) 태도를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 급선무다.
 
내수에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경제망조가 들게 한 소주성 정책의 전면적인 백지화다. 자유시장경제를 회복시키는 친기업 정책으로 전향적인 궤도수정이 급하다. 전 정부에서 하고자 했던 노동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개혁만이 우리 경제의 숨통을 틔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회생의 길을 여는 유일한 대안이다.
 
경제사령탑이 해야 할 특단의 대책은 그런 점에서 권력을 향한 입바른 소리다. 경제부총리가 권력의 머슴이라는 천박한 비판을 듣고 있는 상황에서 권력을 향한 쓴 소리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경제사령탑이 국가를 위험하기 짝이 없는 칠흑같이 어두운 길로 인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제부총리, 한은총재, 금융위원장 등 트로이카 인물들의 무능력도 문제지만 이들의 무책임·무소신한 태도가 훨씬 더 우려스럽다.
 
내우외환이 동시에 닥친 경제대란 국면에 머리만 잘 조아리는 지휘자는 지도자가 아니다. 전문가 그룹과 전직 원로 등의 고견을 상시적으로 듣기 위한 경제위기 자문가 그룹을 실무형으로 꾸려야 하는 이유다. 이 그룹을 꾸리는데 대통령도 이래라 저래라 훈수를 두면 안 된다. 오로지 경제 컨트롤타워가 알아서 하도록 맡겨야 한다. 이 결단이 없으면 대한민국은 올해를 기점으로 지옥 같은 고통과 마주할 수 있다.
 
수출-외환(금융)-내수 등 삼각 위기대응팀을 꾸리는 기초에 필요하다면 한 발 더 나아가 경제-금융부문 사령탑의 교체까지 검토해야 한다. 이 때 정치적인 색깔이 일체 배제된 새 컨트롤타워가 중요하다. 무색무취한 인물이라면 교체해도 의미 없다.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컨트롤타워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두가지 일이 있다. 외환-금융시장 안정과 내수붕괴 방어다. 전자는 미국과의 완벽한 관계 회복 결단에 달려 있다. 후자는 자유시장경제 체체로의 전향적인 유턴으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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