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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세금을 회피한 한국인이 245명에 달한다는 폭로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뜨겁다.
독립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최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조세피난처 기업 목록에서 한국인 또는 한국 기업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추려 발표했다.
특히 전 경총 회장인 이수영 OCI 회장 부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과 장남 조현강씨가 페이퍼컴퍼니 설립자로 확인됐다며 실명을 공개했다.
또 한국인임이 확인된 245명에 대한 검증작업을 거쳐 추가 폭로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세금을 회피하는 행위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개별 국가의 세율 차 자체는 국가의 사정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지만 아예 세금을 걷지 않는 일부국가들의 존재가 이런 현상에 부채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기업이 보다 적게 세금을 내기 위해 본사를 이전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개인도 세금을 적게 내는 지역에서 살 권리가 있듯이 기업도 세금을 적게 내는 지역에 본사를 두고 합법적인 절세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하지만 이런 의견은 기업의 영리활동에 대한 개념 자체를 잘못 잡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실제 영업활동이 이뤄지는 지역과 전혀 무관한 곳에 이름만 본사인 회사를 세워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을 기피하는 문제다.
기업은 영업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사회의 다양한 편익을 제공받고 있다. 예를 들어 치안이나 SOC 등은 개별 기업이 일일이 비용을 부담한다면 엄청난 비용증가로 돌아오게 된다. 이런 유무형의 편익을 제공받는 기업들이 법인세 등 직접세를 회피하는 것은 상식 밖이다.
공식적으로 조세피난처라는 용어가 통용되고 있지만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조세도피처’란 단어를 쓰겠다고 밝혔다. 공평 과세를 피해 의도적인 조세 회피를 꾀하는 수단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조세를 회피하는 기업에 대해 개별 국가 차원의 대응이 쉽지는 않다. 국제적인 협력관계가 해법이 돼야 한다. 그리고 그 전에 기업인들이 사회적 비용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조세를 피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는 인식은 기업의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회사들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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