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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직장’이라는 공공기관들의 경영평가 결과 낙제점을 받은 기관·기관장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18일 발표된 기획재정부의 ‘201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하위등급인 D·E등급을 받은 기관·기관장이 전년 2011년에 비해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D등급은 ‘미흡하다’, E등급은 ‘매우 미흡하다’는 평가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 시절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던 에너지 및 자원 관련 공공기관의 등급 하락이 눈에 띠었다는데 있다. 예컨대 기관평가에서 한국수력원자력 등 9곳은 D등급을, 대한석탄공사 등 7곳은 E등을 받았다. 이들 기관의 기관장들은 방만경영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최고등급인 S등급이 전무했다는데 있다. 반면 공공기관장 평가의 경우는 경고조치를 받는 D등급이 무려 16곳이나 나와 충격을 주었다. 대한석탄공사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기관장 2명은 아예 해임건의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불명예를 안았다. 중위등급인 C등급 평가를 받은 기관은 30명에 달했다. 이들 기관 또한 공공기관 평가 수위가 강해지고 기관장 물갈이 여론이 거센 만큼 언제든 하위등급으로 떨어질 공산이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그동안 ‘권력형 공기업의 허와 실’이라는 타이틀로 공공기관들의 방만경영 실태를 연속 시리즈로 집중 보도해 왔다. 이 같은 문제점이 이번 평가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번 공공기관 평가로 많은 기관에서는 인사태풍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벌써부터 하위등급을 받은 기관들은 술렁이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의 평가결과 내용을 자세한 도표와 함께 상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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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의 2012년 공공기관 평가에서 낙제등급을 받은 기관이 무더기로 나왔다. 이번 평가결과로 권력형 신의 직장이라는 평판을 받아온 공공기관들에 대한 인사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사진은 기관평가에서 비교적 양호한 B등급을 받은 삼성동의 한국전력공사 사옥 전경.
▲ 기재부는 공공기관 평가를 바탕으로 경영평가급을 차등 지원하기로 했다.
또 D등급 평가를 받은 공기업 3곳, 준정부기관 11곳, 기타의 공공기관 2곳 등 16개 기관장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가 있을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18일 ‘201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공개하고 이 같은 내용의 후속조치 방안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경영평가는 교수, 회계사 등 159명의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경영평가단(단장·최종원 서울대 교수)이 기관 111곳(공기업 28·준정부기관 83), 기관장 100명(공기업 22·준정부기관 73·기타 5), 감사 58곳(공기업 25·준정부 33)을 대상으로 각각 실시했다.
기관장 평가, E등급 2곳·D등급 16곳 달해
우선 지난해 말 기준 6개월 이상 근무한 96명의 기관장을 대상으로 한 평가결과 A등급 15명, B등급 33명, C등급 30명, D등급 16명, E등급 2명 등의 분포를 보였다. 이는 한해 전인 2011년의 경우와 비교할 경우 상위 A·B 등급은 유사하지만 하위등급은 크게 증가한 분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 자료:기재부 ⓒ스카이데일리
중위인 C등급의 분포는 2011년 41.4%에서 31.3%로 줄어든 반면 하위인 D등급은 8.6%에서 16.6%로 무려 8%p나 증가했다. 인원수로 보면 2011년 8명에서 지난해 18명으로 늘어났다.
D등급 이하 기관장이 늘어난 것은 투명·윤리 경영과 관련해 납품·채용비리 등에 대한 기관장의 책임을 엄격하게 평가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는 그 사례로 ▲부품 품질검사서 위조 등 납품 비리 및 직원의 뇌물수수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관련 채용 비리 ▲부패방지시책 평가 결과 최하위권 등을 들었다.
또 기관의 현안과제 및 중장기 발전을 위한 전략사업 추진과 관련해 기관장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사례도 많이 나왔다.
E기관의 경우 기관장이 핵심 현안인 국내 원자력 신뢰회복보다 해외 원자력 안전규제 지원 사업을 통한 수입증대에 주력했다. F기관은 단순한 전산 시스템 도입을 기관의 중장기발전을 위한 전략사업으로 선정해 기관장 역할이 제한적이었다.
기관 평가, B등급 감소에 C·E등급 크게 증가
공기업·준정부기관 등 111곳을 대상으로 한 기관 평가에서는 A등급 16개, B등급 40개, C등급 39개, D등급 9개, E등급 7개 등의 분포를 나타냈다.
▲ 자료:기재부 ⓒ스카이데일리
이는 지난 2011년에 비해 A등급은 유사하고 B등급은 많이 줄어든 반면 C등급은 크게 늘어난 수치다. B등급은 45.9%에서 36.0%로 9.9%p 줄었고, C등급은 24.8%에서 35.1%로 10.3%p 증가했다. 상위권 등급이 줄고 중위권 등급이 늘어난 것은 전년에 비해 기관평가가 다소 좋지 않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한 E등급은 1곳 0.9%에서 7곳 6.3%로 크게 늘어나기까지 했다. E등급의 불명예를 안은 곳은 공기업 중 대한석탄공사·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한국광물자원공사·한국석유공사 등 네곳이며, 강소형 기관 중에서는 한국우편사업진흥원·한국임업진흥원·한국해양수산연수원 등 세곳이다.
E등급이 증가한데는 영업실적 부진, 수익성 악화 등에 따라 일부 기관의 계량지표 득점률이 낮아진데 따른 원인으로 분석된다. C기관의 경우 면세점 매출 부진으로 계량지표 점수가 전년대비 하락(88.2점→74.8점)했다.
이명박 정부의 역점사업이었던 에너지 관련 공기업의 해외 투자사업 실적이 부진한 것도 E등급 기관이 증가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E등급 7개 기관 중 2개 기관이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중점 추진해 온 에너지 관련 공기업이었다.
감사 평가, B등급 크게 증가 D등급 소폭 감소
58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한 감사 평가에서는 A등급 7개, B등급 24개, C등급 17개, D등급 9개, E등급 1개 등의 분포를 나타냈다.
▲ 자료:기재부 ⓒ스카이데일리
이는 전년에 비해 B등급은 크게 늘어난 반면 C등급은 감소한 수치다. A등급이 소폭 감소한 가운데 D등급이 역시 소폭 증가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었지만 B등급의 증가폭이 커 전체적으로는 상쇄되는 평가결과를 보였다.
A등급이 감소하고 D등급 이하가 증가한 배경에는 반복적인 사건·사고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관의 감사에게 내부통제 미흡 책임을 엄중히 물은 결과라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그 사례로는 ▲원전사고 은폐 및 납품비리 사건(2011) 이후 부품 납품비리 재발 ▲턴키공사 발주 과정의 뇌물수수 사건(2011) 이후 입찰비리 재발 등이다.
아울러 경영공시의 적정성 확보 등 경영의 투명성 제고 및 윤리경영을 위한 감사의 역할이 미흡한 사례가 많은데도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적극적인 공시체계 점검 부실로 경영공시 누락·오류 발생 ▲반부패 청렴활동 및 신고제도 미비와 임직원 모두가 참여하는 청렴도 제고 프로그램 부재 등이 꼽혔다.
해임건의·경고 외에 경영평가급 차등 지원
기획재정부는 이번 평가를 바탕으로 기관장 해임건의 및 경고조치 외에도 경영평가급을 차등지원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기관장의 경우는 기관평가(50%)와 기관장평가(50%)를 합산해 차등 지급하고 직원은 기관 평가결과에 기관장 평가결과를 반영해 차등 지급하는 방안이다. 또 감사는 감사평가 결과에 따라 등급별로 차등 지급(기본연봉×지급률)하기로 했다.
하지만 D·E등급 기관·기관장·감사에게는 원칙적으로 경영평가급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정해졌다.
앞서 평가에서는 정부지침 위반 및 도덕적 해이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관에 대해서는 해당 사실이 평가에 엄중히 반영됐다. 아울러 경영공시 점검을 강화해 기관 운영의 투명성, 책임·윤리경영 노력과 성과를 중점 평가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기재부는 특히 지난해 경영실적 부진 기관 14개 기관(D등급 이하)의 경영성과를 중점 점검했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확정된 경영평가 결과를 국회·대통령에 보고하겠다”며 “경영평가 결과가 실질적인 경영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경영컨설팅’ 및 ‘평가결과 설명회’ 등을 통해 우수사례를 전파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영평가제도는 공공기관의 전년도 경영실적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임원 인사 및 직원 경영평가급 등에 반영, 공공기관의 자율·책임경영체제 확립과 경영효율성 향상 및 공공서비스 증진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로 지난 1984년에 처음 실시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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