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대남군사행동 계획 보류… 동생은 때리고 오빠는 말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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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 보도
17일만에 등장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서 결정
'김여정 악역, 김정은 선역' 역할분담설 등 다양한 분석 나와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6-24 12:43:09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주도하던 대남 위협과 도발을 돌연 중단시켰다. 사진은 2018년 4월 판문점 평화의집 회담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과 김여정의 모습. [사진=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주도하던 대남 위협과 도발을 돌연 중단시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17일 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한 김정은은 전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5차 회의 예비회의를 주재했다. 이 예비회의에서 최근 인민군 총참모부가 제기한 대남군사행동 계획의 보류가 결정됐다.

총참모부는 16일 대변인 발표를 통해 중앙군사위 비준 후 실행에 옮길 것이라며 △금강산·개성공업지구 병력 전개 △비무장지대 초소 병력 배치 △접경지역에서의 군사훈련 △대남전단 살포 지원 등을 예고했었다. 김여정은 앞서 13일 총참모부에 대적행동 행사권을 넘긴다고 밝힌 바 있다.

보류 결정에 따라 북한군은 최전방 지역에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 일부를 다시 철거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군사행동조치 예고 등으로 치솟았던 한반도의 긴장이 일단 잦아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군정보사령부 관계자는 소위 ‘역할분담’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여정이 악역을, 김정은이 선역을 맡았다는 것이다.

두 사람 간의 이같은 역할분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여정은 3월 3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한 데 대한 청와대의 우려 표명에 대해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담화를 냈다. 그 이튿날 김정은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한 국민을 위로하는 친서를 보냈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22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실질적 악역은 밑(김여정)에서 담당하고 나중에 최종적 남북관계 개선, 북미관계 개선 등 정책적 변화가 올 때 김정은 명의로 (발표를) 해서 (김정은) 위상을 더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반면 정보당국 일각에서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따른 굴복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21일 항공모함(항모) CVN-71 시어도어루즈벨트함, CVN-68 니미츠함을 필리핀해에 파견했다. 또 두 항모는 한반도 주변 수역 등을 관할하는 7함대 작전구역에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전략사령부는 20일 핵공중지휘통제기 E-4B 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북한 권력구도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대남 군사도발은 김정은 부재를 틈타 김여정이 월권을 행사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여정은 2012년 7월 노동당 간부들이 도열한 가운데 열린 평양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장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이 공개되는 등 자유분방한 성격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의하면 이 장면은 북한 주민들에게도 여과 없이 공개돼 주민들은 김여정을 ‘삔또(바보)’ 등으로 호칭하며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오주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