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군림이 아닌 소통하는 청와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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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13-08-09 00:45:26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5개월여 만에 청와대 비서진에 대한 인사를 전격 단행한 것은 경질 성격이 짙다. 새 정부 출범 초반 국정운영의 불안정, 위기관리 능력 미흡 등과 관련된 것이 이번 인사배경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기존 스타일에서 벗어날 만큼 파격적 인사를 단행한 것은 그만큼 사안의 중대성을 가늠케 한다. 박 대통령이 현 국정상황을 상당히 어렵고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2기 비서진에게 주어진 기대와 책임은 그래서 막중하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철학과 의지를 제대로 대변하고 반영시키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대통령에 대한 직언도 서슴지 않아야 한다.

사실 정부가 처한 대내외 환경은 여간 만만치가 않다. 야당이 장외투쟁에 나설 만큼 정치권의 정치력 부재는 여전하다.

경제성장률은 지난 2분기에는 다소 벗어났으나 최근 전 분기 대비 8개월 연속 0%대에 그치는 힘겨운 상황이 지속돼왔다. 갑과 을 문제를 비롯한 경제민주화, 계층 간 갈등과 청년층 실업난과 같은 각종 사회적 논란들은 증폭되고 있다. 공기업 인사도 정부 출범 6개월이 되도록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서둘러 극복해야 하는 국정 난제들인 것이다.

청와대가 취임 첫해 초반 국정운영 시스템을 다지는데 초점을 둬 왔다면 이제는 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돼야 하는 시점이다.

2기 참모진은 무엇보다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국정동력을 살리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청와대가 당과 행정부를 아우르는 컨트롤 타워 기능 회복이다.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한 행정부와 긴밀한 협력체제를 갖추고 국정운영의 효율화를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새 정부가 나아갈 비전을 제시하고 구체화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런 측면에서 그 동안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행정부 내 일각에서 제기돼온 무기력증과 갈등을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관리, 해소하는데 청와대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온 것이다.

게다가 인사잡음 등의 진원지로 지목되기도 했다. 사상 전례 없는 대변인의 성추문 사건까지 터지면서 청와대 시스템이 국정운영에 되레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우려마저 나왔다.

그런 점에서 새 비서진은 엄정한 결의와 각오를 다져야 한다. 행정부에 군림하지 않는, 상호 협력하고 지원하는 협업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주요 이슈에는 적극적으로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선제적으로 민생현안에 대처하고 실타래처럼 얽힌 현안들을 원만하게 풀어낼 수 있는 정치력, 조정력을 발휘해야 한다.

여당은 물론 야당과도 과감히 소통해야 된다. 두말할 것도 없이 야당도 국정운영의 동반자다. 국정최고 책임자가 야당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모습은 통 큰 정치를 실현하고 국민들에게도 정치에 대한 신뢰를 높여줄 것이다. 비서진의 정무적 기능이 제대로 작동돼야 할 부분이다.

대한민국의 구체적이고 타당성 있는 미래비전도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지표인 ‘창조경제’는 여전히 개념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현실적 실현방안도 불분명하다. 오죽하면 시중에 ‘아무도 모르는 3가지’ 가운데 하나로 창조경제가 회자되고 있겠는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성장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새 정부가 선택한 창조경제가 경제현장에서 확인하고 국민이 체감도 할 수 있는 실체를 보여줘야 한다.

박 대통령의 오랜 멘토 역할을 해온 김기춘 비서실장의 등장은 2기 비서진에게 상당한 중량감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야당 등에서 제기되고 있는 ‘시대착오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을 비서진들은 깊이 새겨야 한다. 이런 평가들이 단지 기우에 불과하다는 점을 업무 능력으로 입증해야 한다.

국정운영의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하지만 청와대 비서진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대통령은 물론 국민들마저도 어렵고 고통스러워 진다.

새 비서진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모토인 국민행복시대를 속히 여는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뉴시스/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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