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피살, 그 후 한달…“바다에 막걸리라도 뿌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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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진·하태경, 소연평도 찾아 시신 수색선에서 1박하며 상황 등 점검
강경화와 면담 진행…“성심 성의껏 검토하고 서면으로 답변주기로 했다”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0-21 14:51:22

▲ 피살 공무원 친형 이래진 씨(사진)가 동생 실종 한달을 맞이해 연평도를 찾는다. ⓒ스카이데일리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총살된 해양수산부(해수부) 공무원의 실종 한달째를 맞이한 가운데 해수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연평도를 찾았다.

이 씨는 21일 인천 중구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연평도행 여객선에 탑승하기 전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이 실종 한 달, 내일은 사망 한 달이 돼서 작게나마 바다에서 (동생과) 막걸리 한 잔이라도 (하려 한다)”며 “(피격사건) 진상규명에 대한 구체적 입장정리, 방향설정을 하고 마음가짐을 다잡고 오겠다”고 말했다.

이 씨 등은 소연평도에 도착한 뒤 인근 해상에서 희생자 시신 수색작업을 진행 중인 어업지도선 무궁화15호에 탑승했다. 이들은 무궁화15호에서 하룻밤을 지내면서 수색상황을 점검하고 실종 당시 상황 등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이 씨는 “해류를 다시 한 번 체크하고 한 달 전과 지금 상황이 바뀐 것을 확인하려 한다”며 “해경 수색 지휘함정에 올라 어느 해역까지 어떻게 수색하는지도 점검하려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씨는 “차가운 바다, 아니면 북한에 있을 수 있는 동생을 보고 마음을 다잡고 오겠다”며 여권 입장과 달리 북한의 시신 소각 가능성에도 문을 열어뒀다.

이 씨와 동행한 하 의원은 “진실이 밝혀져야 희생자 명예가 회복될 수 있다”며 “무궁화호에서 그 날의 진실에 좀 더 접근하려 한다”고 했다. 관계당국은 북한의 서해북방한계선(NLL) 침범 반대 입장이 나온 후 NLL 이남에서만 수색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 의원은 15일 해군 국정감사에서는 남북 함정이 희생자 실종 첫 날부터 국제상선망을 사용해 통신을 서로 주고받았다며 ‘남북통신선이 없어 구조할 수 없었다’는 문재인 대통령 발언은 거짓이라고도 주장했다.

하 의원은 “정부가 희생자 명예를 가혹하게 짓밟았다”며 “국회는 정부가 잘못한 일을 바로잡고 희생자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씨는 국방부장관, 합참의장, 유엔군사령관 등과의 공개면담도 재차 촉구했다. 그는 이 날 오전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만나서는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유엔총회 제3위원회 북한 인권상황 보고서 제출 관련 외교부 입장, 올해 북한인권결의안 참여 수위 등 7가지 요청사항을 서면으로 전달했다.

강 장관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돼 약 25분 만에 끝났다. 이 씨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 강 장관은 제안한 내용을 성심 성의껏 검토하고, 서면으로 답변해 주기로 했다.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오주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