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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신세계조선호텔

색깔없는 정용진표 호텔, 수천억 자금수혈에도 ‘먹구름’

‘웨스틴 조선 호텔’ 오리지널 특색 잃어버린 로컬 호텔 전락

‘그랜드조선·레스케이프’ 특색 애매…“브랜드 포지셔닝 필요”

홍승의기자(suho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11-25 00: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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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숙박업계가 전반적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 조선호텔은 적극적으로 호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웨스틴 조선 호텔 전경. [스카이데일리DB]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호텔·숙박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오히려 호텔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적자 늪에 빠진 호텔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기대보단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24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신세계조선호텔은 10월 30일 서울 중구에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명동점을 오픈했다. 같은달 7일 그랜드 조선 부산이 오픈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명동에 4성급 비즈니스 호텔이 또 오픈한 것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역 △레스케이프 △그랜드 조선 부산에 이어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명동까지 모두 6개 사업장을 운영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조선 팰리스 △그래비티 판교 △그랜드 조선 제주도 오픈을 앞두고 있다.
 
로컬화에 오리지널 특색 잃은 ‘웨스틴 조선 호텔’…2014년 이후 5년 간 적자 행진
 
신세계그룹의 호텔 사업은 코로나19가 덮치기 전부터 부진에 시달렸다. 이마트가 지분 99% 이상 소유한 신세계조선호텔의 경우 지난해 매출 2089억원, 영업손실 124억원을 기록하는 등 2014년 이후 최근 5년 간 적자 늪에 빠져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마트는 그간 수차례 신세계조선호텔에 자금을 쏟아부어야 했다. 지난 3월 1000억원을 출자한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2700억원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투입했다. 올해 들어서만 호텔 사업에 무려 3700억원의 자금을 쏟아부은 셈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이마트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신규 호텔 운영자금 및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재계 안팎에선 기존 호텔 사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새로운 호텔을 계속하는 것을 두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출점까지 나설 경우 재무부담이 모회사인 이마트에까지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 레스케이프는 독특한 콘셉트로 오픈 초반에 이목을 끌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촌스럽다’, ‘호불호가 갈리는 인테리어’라는 평을 받았다. 사진은 레스케이프 호텔 객실 모습. [사진=뉴시스]
 
전문가들 사이에선 신세계조선호텔의 실적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선 ‘체인 호텔’이 가진 특색을 살리고 그에 맞는 시설과 서비스를 마련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해야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 중인 호텔 중에서 ‘웨스틴조선호텔’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에 기반해 고객 유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지만 기존 ‘웨스틴호텔’이 가진 특색을 찾기 힘들고 ‘로컬 호텔’이 되어 버렸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체인 호텔의 인지도뿐만 아니라 각 호텔의 이미지와 특색을 고려해 호텔을 선택한다. 어느 나라를 가도 정형화된 시설과 서비스로 이용하는 고객들이 동일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유명 호텔 브랜드의 강점이지만 웨스틴 조선 호텔의 경우 이러한 특색을 잃었다는 설명이다.
 
심영국 교수(전주대 호텔경영학과)는 “대기업이 체인호텔을 맡아서 운영하는 경우 기존 호텔이 가지고 있던 브랜드 이미지나 서비스 스탠다드를 따르지 않고 거의 이름만 따오는 수준인 경우가 많다”며 “기존 대형 체인호텔들이 정해온 서비스 철학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웨스틴 조선 호텔은 웨스틴이 가진 브랜드 이미지 활용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로컬 호텔로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고 덧붙였다. 
 
애매모호한 독자적 브랜드…“명확한 콘셉트 기반한 서비스 뒷받침 필요”
 
신세계조선호텔은 독자적인 브랜드도 확대하고 있다.2018년에 부티크호텔 ‘레스케이프’를 오픈한 데 이어 올해에는 ‘그랜드 조선 부산’도 오픈했다. 내년 1월엔 ‘그랜드 조선 제주’를 오픈할 예정이다. 또 강남과 판교에 오픈 예정인 ‘조선 팰리스’와 ‘그래비티’도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소프트 브랜드 계약을 체결했다. 소프트 브랜드는 글로벌 예약망을 이용하는 호텔업계의 제휴 방식으로 독자 브랜드의 이름과 고유한 브랜드 콘셉트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달 오픈한 ‘포포인츠 쉐라톤 바이 서울 명동’을 제외하면 모두 독자 브랜드를 오픈했거나 오픈할 예정이다. 자체적인 브랜드를 내세우며 호텔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독자브랜드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초반 브랜드 포지션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레스케이프는 독특한 콘셉트로 오픈 초반에 이목을 끌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촌스럽다’, ‘호불호가 갈리는 인테리어’라는 평을 받았다. 호텔업에 종사중인 김정민(가명·여)씨는 “중세 유럽을 재현해 놓은 인테리어지만 어두운 조명과 과한 콘셉트의 인테리어 때문에 으스스한 느낌까지 든다”며 “호불호가 갈릴 것 같고 나는 굳이 비싼 가격에 이용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레스케이프 호텔의 가격은 주말 기준 1박이 17만원에서 28만원으로 책정돼 있었다. 올해 오픈한 그랜드 조선 부산은 주말 기준 1박이 가장 싼 가격의 객실은 47만원이고 코너 스위트룸은 87만원이다. 그러나 비싼 가격에 비해 방음·페인트 냄새·먼지 등 소비자의 불만이 속출하기도 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이 노보텔을 리모델링 한 후 그랜드 조선 부산으로 새롭게 출범시켰지만 독자적인 특색보다 ‘깨끗해진 노보텔’, ‘업그레이드된 노보텔’이라는 평을 받으며 그랜드 조선만의 차별성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지 못했다. 사진은 그랜드 조선 부산의 스위트룸 모습. [사진=그랜드조선부산]
 
 
지난 10월 20일에 객실을 이용한 한 고객은 “호텔 후기를 찾아보고 미리 예약할 때 냄새 제거와 페인트 가루 등을 잘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러나 미리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먼지와 페인트 가루 등이 바닥에 묻어 있어 불편했다”고 전했다. 그밖에도 환경 보호라는 명목으로 치약·칫솔·빗·면봉·면도기 등이 제공되지 않아 따로 요청해야 받을 수 있는데 면도기와 칫솔의 질이 너무 낮았다 등의 평가도 나온다.
 
지난 달 24일 그랜드 조선 부산을 이용했던 또 다른 고객도 “가성비가 좋은 편도 아니고 서비스가 특별히 좋은 편도 아니라서 다시 재방문 의사는 없다”며 “노보텔의 느낌이 많아 그랜드 조선만의 차별화된 특징을 발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이 노보텔을 리모델링 한 후 그랜드 조선 부산으로 새롭게 출범시켰지만 독자적인 특색보다 ‘깨끗해진 노보텔’, ‘업그레이드된 노보텔’이라는 평을 받으며 그랜드 조선만의 차별성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영국 교수는 “호텔 브랜드 이미지를 결정하는 건 시설뿐 아니라 서비스와의 균형이다”며 “아무리 호화로운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서비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고객은 외면하고 만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비스는 호텔의 각 부서별·직급별 모든 직원의 서비스 인디케이터가 모여 서비스 스탠다드를 만들고 이게 곧 그 호텔의 이미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호텔은 운영하는 리더의 중요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리더에 따라 호텔의 특색이 결정되는데 우리나라 대기업이 운영하는 호텔의 경우 리더가 해외 체인이나 실무에서 일을 한 사람이 아닌 경우가 많아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현재 신세계조선호텔의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한 채양 대표이사는 2001년 경영지원실에 과장으로 경력 입사했다. 이후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보와 신세계그룹 전략실 관리 총괄 부사장보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심 교수는 “해외 체인 호텔의 장점은 서비스 철학을 적극 활용하고 실천해 매뉴얼을 만들기 때문에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우리나라 호텔도 단기 매출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브랜드 포지셔닝을 확실히 한 뒤 그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홍승의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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