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盧 소환해 역공…野 “외면당한 법무장관의 마지막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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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낙산사 봉안된 盧 영정 게재…“살 떨리는 공포 느낀다”
사퇴설 일축, 검찰개혁 다짐…“인권 수호 검찰로 돌려놓을 것”
국민의힘 “돌아가신 분까지 소환”…진중권 “盧 욕보이지 마”

김찬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2-03 13:11:13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하면서까지 검찰을 비판하고 나섰다. 사진은 신흥사 조실 오현 큰스님 영정과 노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 [사진=추미애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수세에 몰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이 탄핵에 동참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하며 역공에 나섰지만 오히려 비판의 목소리만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추 장관은 3일 자신의 SNS에 놓여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게재하며 검찰을 강도높게 비판함과 동시에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추 장관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면서 정치적으로 수사표적을 선정해 여론몰이 할 만큼, 검찰당이라 불릴 만큼 이미 정치세력화 된 검찰이 민주적 통제 제도마저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살 떨리는 무서움과 공포를 느끼지만 이를 혁파하지 못하면 검찰개혁은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다. 그렇기에 저의 소임을 접을 수가 없다”고 썼다.

이어 “이제 대한민국 검찰을 인권을 수호하는 검찰로 돌려놓을 것이다”며 “제식구나 감싸고 이익을 함께하는 제 편에게는 유리하게 편파적으로 자행해 온 검찰권 행사를 차별 없이 공정한 법치를 행하는 검찰로 돌려놓을 것이다. 흔들림 없이 전진할 것이다. 두려움 없이 나아갈 것이다”고 전했다.

아울러 추 장관은 “동해 낙산사에서 고 노 전 대통령님 영전에 올린 저의 간절한 기도이고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이 노 전 대통령까지 소환해 검찰개혁 완수를 다짐했지만 야권에서는 노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한 추 장관이 노 전 대통령을 이용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국민에게 외면당한 법무부장관의 마지막 몸부림을 본다”며 “법무부 감찰위원회, 법원 심지어 믿었던 측근까지 등을 돌리자 이젠 돌아가신 분까지 끌어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원 추미애’가 노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하소연을 왜 국민이 들어야 하나. 구차한 변명은 친문 세력과 따로 만나 하시라”며 “한 줌 권력을 막판까지 남김없이 흡입하려는 망자(亡者) 소환, 한 평생 공정과 통합의 결단을 해온 고인이 들으면 혀를 끌끌 찰 일이다”고 힐난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경남대 교수)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급하긴 급했나 보다”며 “자신이 탄핵했던 노 대통령 영정사진까지 소환하는 추 장관, 민심과 여론의 되치기에 겁나기도 하고 모든 책임을 혼자 독박 쓸지도 몰라 쫄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마지막 동아줄은 친노·친문·대깨문들과 운명공동체 전략으로 가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더 이상 밀리지 않도록 친문진영 재결집하고 밀려도 친문과 함께 옥쇄하겠다는 각오를 과시해 본인을 내칠 경우 ‘가만있지 않겠다’는 압박이기도 하다”며 “징계위원회를 열고 해임 강행하고 대통령이 재가하면 추 장관과 문 대통령은 온전히 운명공동체가 되는 셈이다. 윤석열 찍어내기의 역풍이 거셀 경우 秋·文(추·문) 공동전선이 깨지면 추 장관의 행보가 과연 어떨지 궁금하다”고 냉소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역시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더 이상 노무현을 욕보이지 말라”며 “이 퍼포먼스는 문재인 정권의 공식미학이 된 탁현민 스타일이다. 자기가 위태롭게 되자 노무현의 추억을 소환해 다시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겠다는 속셈이다”고 밝히며 크게 분노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가족이 비리에 연출됐을 때 지지자들에게 ‘나를 버리라’고 했다. 그것은 나를 버려야 진보의 가치가 산다는 뜻 이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유서에는 ‘아무도 원망하지 말라’고 적었다. 원한의 정치가 국가와 민주주의에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들은 노무현의 이름으로 노무현의 정신을 배반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이 하늘에서 이를 보면 얼마나 억울하고 화가 나겠나. 저들은 자신들의 정략적 이익을 위해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대중의 원한을 활용해 왔다”며 “요즘은 저들이 정말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원한을 가졌는지조차 의심스럽다. 그 원한에 진정성이라도 있다면 그걸 저렇게 싸게 팔아먹지는 못할 것이다. 주책 좀 그만 부리고 이제 사퇴하라”고 강조했다.

[김찬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찬주 기자 cj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