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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은 환자를 치료하는 약이지만 치명적인 ‘독’이 될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약은 최소한으로 처방하는 의사가 명의로 인정받기까지 한다. 의약품이 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부작용 사례가 광범위하게 수집되고 이를 토대로 약품의 품질개선 및 적응증 조절 등의 행정조치가 항상 뒤따라야 한다. 이 과정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사안이기에 선진국에서는 해당 제조업체들이 솔선수범해 부작용사례를 조사하고 보고하며 또한 적극 공개한다. 우리나라도 의약품 부작용 보고 사례가 최근 급증하고 있어 긍정적인 현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0년 6만4143건, 2011년 7만4657건, 2012년 9만2615건 등으로 사실상 급증세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8만5529억이 보고돼 작년 상반기(4만3028)에 비해 98.8%나 늘었다. 소비자 보고 역시 건수는 작지만 1분기 117건에 비해 2분기 282건으로 140% 증가했다. 이 같은 부작용 보고 증가는 정부가 의약품 안전성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기 위해 지난 4월 만들어진 ‘(재)한국의약품안전권리원’의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곳을 통해 모아진 식약처의 의약품 부작용 보고는 증상별, 효능군별 ‘부작용 건수’가 증가했다는 자랑에만 치우쳤을 뿐 실질적인 부작용 내용이나 주의해야 할 제품 및 제조사는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에 대해 문의하자 식약처는 “제품명과 제조사명을 모른다”고 대답해 부작용 보고를 제대로 받기는 한 것인지 의문이 들게 했다. 실제로 산하기관인 한국의약품안전관리도원도 “제품명과 제조사별 통계는 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신약 선진국들이 부작용 정보를 적극 공개해 약이 독이 되는 것을 최대한 예방하는 태도와는 사뭇 다른 태도다. 소비자와 환자들 사이에서는 안전관리원이 오히려 방패막이가 돼 잠재적 위험을 키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식약처의 의약품 부작용 안전성 정보 보고 동향 내용과 문제점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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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약품 부작용 및 품목허가정보 등 의약품 안전과 관련한 각종 정보의 수집·관리·분석·평가·제공 등의 업무를 효율적·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출범한 ‘(재)한국의약품안전권리원’이 제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기관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업무를 위탁수행하고 있는 가운데 식약처와 의약품안전관리원은 모두 부작용 보고 건수만 발표하고 “제품명과 제조사는 모른다”는 입장을 표했다. 사진은 의약품안전관리원이 입주한 서울 종로구 원남동 소재 보령빌딩 전경. ⓒ스카이데일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부작용이 드러난 의약품에 대해 공개를 꺼리면서 소비자 피해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예방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는 의약품 부작용 보고건수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식약처는 실제 부작용이 발생한 제품과 제조사 및 부작용 내용 등을 밝히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대판 비판 여론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0일 올해 상반기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등에 보고된 의약품 안전성 정보 분석 결과 사용 중 발생했거나 알게 된 부작용이 총 8만5529건이라고 밝혔다.
‘(재)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하·안전관리원)은 약사법 제68조의4(사업)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위탁받은 사업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입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다.
안전관리원은 의약품 부작용 및 품목허가정보 등 의약품 안전과 관련한 각종 정보의 수집, 관리, 분석, 평가, 제공 등의 업무에서 효율적·체계적인 수행을 목적으로 한 기관이다.
그간 ‘사용 중 발생했거나 알게 된 부작용’ 보고 건수는 2010년 6만4143건, 2011년 7만4657건, 2012년 9만2615건 등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13년 상반기에 보고된 8만여건의 보고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3028건에 비해 98.8% 증가한 수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증상별 보고 건수는 ‘오심·구토’가 2만898건으로 전체 보고건수의 약 24.4%였으며, ‘가려움증’ 7067건(8.3%), ‘두드러기’ 6224건(7.3%), ‘어지러움’ 6148건(7.2%) 등의 순으로 많았다.
효능군별 보고건수를 살펴보면 ‘해열·진통·소염제’가 1만425건(12.2%)으로 가장 많았고 ‘항악성종양제’ 8697건(10.2%), ‘X선 조영제’ 7314건(8.6%), ‘항생제’ 6967건(8.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들 4개 효능군의 보고 건수가 전체의 약 40%에 달했다.
▲ 식품의약품안전처 ⓒ스카이데일리
보고 주체별 건수를 살펴보면 지역의약품안전센터 4만527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제약회사 3만5998건, 병·의원 3023건, 약국 750건, 소비자 399건의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소비자 보고는 1분기(117건)에 비해 2분기(282건)에 건수로는 작지만 140%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관련 부작용 사례 보고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스카이데일리
지난 4월 식약처는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100ml’와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500ml’을 판매금지한 바 있다.
이는 약품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의 함량이 일부 제품에서 초과 함유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정보에 따라 사전예방차원에서 이뤄진 것.
이후 약사(藥事) 감시 결과 해당회사인 한국얀센이 시럽 충전 공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자동화설비인 액체충전기로 충전하지 못한 나머지 약액을 작업자가 직접 용기를 이용해 수동으로 주입하는 등의 원인으로 일부 제품에서 주성분의 함량이 초과하는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후속 조치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함량이 초과된 한국얀센의 해열진통제 ‘어린이타이레놀시럽’ 전 제품에 대해 강제 회수·폐기 명령을 내렸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올해 말 안으로 판매금지 해제조치가 이뤄질 것이다”고 밝혔다.
문제는 해당 제품의 대체 가능 의약품이 총 34개나 유통되는데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식약처의 의약품 부작용 안전성 정보보고 발표에서는 제약회사, 병의원, 약국, 소비자 등의 보고건수가 늘었다고만 발표했다.
이 같은 동향 발표는 부작용 보고 홍보에만 치우쳤을 뿐 부작용 보고 사례 증가에 따른 실질적인 부작용 사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증가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비판이다.
특히 보고 받은 사례 중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피해 예방을 위해 공개해야 될 제품, 제조사 등도 공개되지 않아 정부의 의약품 안전성 동향 발표가 예방효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의약품은 국민 모두의 건강과 생명이 걸린 제품이라는 점에서 안전성 관리는 투명하고 공개적인 행정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특히 부작용 정보는 신약개발의 원천 소스가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부작용 내용, 제품, 제조사 등이 선진국처럼 공개돼야 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제약회사들에게도 의약품의 신뢰도를 높이고 연구·개발 능력을 제고할 것이라는 게 임상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미지=위즈데이타>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 A씨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증상별로 효능별로 말할 수 있지만 특정제품에 대해 말하기는 적정하지 않다”며 “특정한 제품이 문제가 있다면 공개하고 있으며 부작용 사례를 취합해 제품별, 제조사별로 통계는 따로 잡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홍보실 관계자도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효능별·증상별로 부작용 사례건수를 취합하고 있고 부작용 사례보고 양식에는 제품명은 필수지만 제조사는 선택사항이다”며 “따라서 제품별·제조사명으로 별도의 통계를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안전관리원에서는 보고를 받아 취합만 하는 행정적인 곳이지 부작용의 임상적 경중을 정확히 가리는 곳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이와 관련해 “문제가 있다고 보고가 되면 검사에 들어가는 등 수시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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