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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기의 시사&이슈

공화정과 시장경제 체제로 북한 체제 전환 시급하다

인간 생명·자유·재산 보호하는 공화정·시장경제 체제…국가 발전 위한 가치의 원천

전체주의 체제, 인민 고통 가중…북한식 전체주의 체제 탈피만이 한반도 민족 살 길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1-14 09:52:26

▲ 최재기 공화주의 칼럼니스트
조선노동당 8차 대회
 
북한은 올 초 제8차 조선노동당 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 참석자가 약 1만명이라 하니 중국 공산당이 5년마다 개최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격의 행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과 달리 북한은 정기적으로 개최하지 못해 이제야 제8차 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지난 몇 년 간의 ‘대남문제’를 평가한 것으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를 이날 보도하며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문제를 고찰했으며 대외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발전시키기 위한 우리 당의 총체적 방향과 정책적 입장을 천명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 내용은 소개하지 않았고 보고 전문도 공개하지 않았다.” 
 
예년의 김정은 신년사 등과 달리 ‘대남문제’라고 표현한 것이 눈에 띈다. 대남문제의 핵심은 김정은이 ‘남측 대통령’ 문재인을 평가한 것일 듯하다. 문재인 정권의 중재를 받아 북한의 전체 핵시설이 아니라 영변 핵시설 정도를 폐기하면 미국은 상응하게 일부 제재를 풀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그것은 문재인 중재자의 일방적인 판당고(스페인 춤)였다. ‘한반도 중재자’는 미·북 쌍방의 요구가 달랐던 것을 알면서도 듣기 좋은 말로 포장해 쌍방에게 전달한 듯하다. 김정은은 회담장에 앉기만 하면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부러 세계의 주목을 받으려고 열차로 이동했으나 하노이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게 돼 체면을 구겼다. 그렇게 끝난 문재인 중재자를 활용한 ‘대외관계’ 문제를 어떻게 평가했을까 궁금하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유난히 법을 강조한 대목이다.
 
“통신은 ‘사회 생활의 모든 분야에 건전하고 혁명적인 우리 식의 생활양식을 확립하고 비사회주의적 요소들을 철저히 극복하는데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을 언급했다’며 ‘국가 관리를 개선하고 법무 사업, 법 투쟁을 더욱 강화해야 할 현실적 요구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 2021.1.8.)
 
전체주의 국가에서 법은 대외선전용 장식품이지 공화정 국가에서처럼 모든 국민에게 평등하게 적용하는 헌정질서에 의한 ‘법의 지배’ 원리에 근거한 법이 아니다. 전체주의 국가는 비밀경찰과 군대 등 권력기구를 동원한 노골적 폭력으로 통치하지 법으로 통치하지 않는다. 소련은 1936년에 이른바 ‘스탈린 헌법’을 제정했지만 자국민 70만명 이상을 죽이고 1000만명 이상을 수용소로 보낸 1937~1938년의 대숙청(great purge) 때 그 헌법은 전혀 적용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북한 공산당은 뜬금없이 ‘법무 사업’과 ‘법 투쟁’을 강조했다. 인민들에게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 투쟁’은 아닐 것이다. 계속되는 체제 실패, 정치 실패로 인해 북한 인민들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자 공산당 지배의 정당성을 인민들에게 강요하기 위해 북한 사회에도 법이 작동하는 것처럼 호도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전체주의 체제에서 법은 선전용 장식품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인 면에서 공산주의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중대한 난제는 국가라는 문제인데 이것은 공산주의 내부에서 하나의 명백한 모순이기 때문에 항상 골치 아픈 문제를 발생시킨다. 공산주의 정권은 정부와 인민 사이에 있는 하나의 잠재적 내란 상태라고도 할 수 있다.” 
 
동유럽 유고 공산 정권에서 티토 다음의 권력 서열에 올랐던 국제 공산주의자 밀로반 질라스의 고백이다. 역사상 공산주의자들만큼 국가에 대해 모순적인 지배 계급은 없었다. 그들은 국가의 사멸을 선동하지만 비밀경찰이나 군대와 같은 억압적 국가 기구를 누구보다 많이 악용했고 계급 착취 철폐를 선동하면서 소유권을 부인해야 하지만 결코 자신들의 실질적인 소유권을 포기할 수 없었다.
 
“새로운 계급(new class, 즉 공산주의자들)이 국가의 재산을 자기의 것으로 멋대로 주무르고 있다는 사실이 대중에게 명백하게 드러날 때마다 지배계급은 자신들의 권위를 방어하기 위하여 ‘개혁’을 실시해야 한다. 이런 개혁은 그 속사정에 대하여는 함구한 채 ‘사회주의의 한 단계 발전’이라거나 ‘사회주의적 민주주의’ 따위로 선포된다.” (밀로반 질라스, <위선자들> 제3-4장)
 
대한민국의 새로운 지배 계급으로 떠오른 386운동권 집권세력들의 행태와 묘한 기시감이 드는 고백이다. 누구나 강남에 살 필요 없고 불로소득은 환수해야 한다고 ‘부동산 개혁’을 선동하지만 청와대 수석직을 내던지더라도 자신들의 강남 부동산은 지키고, ‘검찰개혁’을 선동하지만 알고 보면 자신들의 이적행위와 선거부정, 부패와 비리는 수사하고 기소하지 않는 검찰을 만드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선포하고 있는 것이다.
 
공산주의자들의 권력은 처음부터 정당성이 없었다. 대중들에게는 혁명을 부르짖지만 그 혁명은 자신들이 권력을 독차지해 착취 계급이 되기 위한 핑계로 내세운 구호에 불과했다. 근대 공화국의 보통법을 적용하면 그들의 권력 자체가 불법이다. 그래서 그들의 권력은 ‘정부와 인민 사이에 있는 잠재적 내란상태’인 것이다.
 
공산당과 그 세포 조직의 지령을 받는 권력 외곽단체를 앞세운 여론 조작과 보위부 등 비밀경찰을 동원한 공공연한 폭력, 관료주의적 지배권을 행사하면 힘없는 인민들을 충분히 통치할 수 있는데 북한 정권이 법을 강조하는 이유가 뭘까. 인민들의 삶이 도탄에 빠져 ‘법 투쟁’을 강조해야 할 만큼 북한 공산당의 권력 지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국제 제재의 효과가 서서히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또 다시 반복되는 도돌이표 대외정책
 
“김 위원장은 ‘초대형 핵탄두 생산도 지속적으로 밀고 나감으로써 핵 위협이 부득불 동반되는 조선반도 지역에서의 각종 군사적 위협에 대해 주동성을 유지하며 철저히 억제하고 통제 관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조성된 정세 속의 현실은 군력 강화에서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확증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6년 제7차 당 대회에서 경제와 핵의 병진 노선을 천명했던 김 위원장이 미국과 비핵화 직접 담판이 결렬(2019년 2월)되자 핵 카드를 다시 들고 나온 것이다.” (중앙일보, 2021.1.9.) 
 
이인영 등이 노심초사하는 걸 보면 조선 노동당은 이번 당 대회에서 문재인 정권과 협력해 펼쳤던 남북 및 미북 관계 등 대외관계 사업은 실패했다고 평가한 듯하다. 그러자 김정은 정권은 핵과 미사일 카드로 미국을 위협하고 도발로 대한민국을 겁박하는 익숙한 정권 유지 방정식으로 복귀하고 있다. 지난 30여 년간 계속 반복된 패턴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미국의 제재와 국제적 고립은 더 심해질 것이고 인민들의 삶은 더욱 도탄에 빠질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평소 트럼프식 탑다운 방식의 외교를 비판했기에 북한이 도발하면 정상회담이 아니라 더 체계적으로 제재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팬데믹 유발로 세계적 평판이 나빠진 중국은 당면한 미중 관계를 풀어가기도 바쁜데 북한이 도발할 경우 과거처럼 북한의 뒷배 역할을 해 주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한편 북한의 이런 도돌이표 행태를 지켜보고도 통일부에서는 ‘남북 합의를 이행하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며 남북이 한반도 평화·번영의 새 출발점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짝사랑 고백을 하고 있다. 거의 정신적 노예 수준이다.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했지만 결국 현 정권이 추구한 북한 정권에 경도된 대북 정책은 북한 인민들의 고통만 가중시키고 북한 정권의 핵 무력 완성의 시간만 벌어주었을 뿐이다.
 
21세기에 북한이 살 길은 전체주의를 버리고 공화정과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하는 길 뿐이다.
 
북한의 체제전환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미 여러 차례 밝혔지만 21세기는 지식경제 시대다. 지식경제 시대에는 정치권력이 국가의 모든 영역을 지배하고 소유하며 인민들에게 단 하나의 생각과 감성만 가지도록 선동하는 전체주의 체제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국민 경제 내 가치 생산의 원천은 노동에서 지식체계 자체와 데이터로 빠르게 옮겨갈 것이다.
 
지식경제 강국이 되려면 우선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 대개혁을 이루어야 하고 지식생산자들이 서로 협업할 수 있도록 학문과 연구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경쟁적으로 지식 생산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인센티브로서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법 제도 개혁 등 국가 전체를 대개조해야 한다. 그리고 데이터는 시장 참여자들의 자유로운 선호를 잘 모을 수 있는 사회에서 풍부해지고 강력해진다.
 
지식체계와 데이터는 인간의 생명과 자유와 재산을 보호하는 공화정과 시장경제 체제 국가에서만 발전할 수 있는 가치의 원천이다. 그래서 21세기에 정상적인 공화정과 시장경제 체제를 유지하는 국가는 선진국이 되고 전체주의 국가는 순식간에 후진국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386주사파들과 아직도 마르크스주의나 사회주의, 스탈린주의나 모택동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자칭 지식계급이나 자칭 좌파들에게 묻겠다. 당신들은 한반도 민족(ethnic group)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가?
 
통일을 하려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일은 어떤 정치경제 체제로 통일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은 20세기 초에나 통했던 전체주의 체제가 아니라 지식경제 시대에 잘 대처할 수 있는 공화정과 시장경제 체제로 통일해야만 민족의 살 길이 열린다. 그런 점에서 북한식 전체주의 전제정 체제를 보위하는 세력은 민족반역 세력이다.
 
그런데도 체제로서 존립할 수 없는 북한식 전체주의 전제정 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북한 정권을 살리기 위한 연방제 개헌의 밑자락을 까는 이원집정부제 개헌 주장을 하는 자들이 있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현 집권 세력에 빌붙어 이익을 챙기는 어용학자들과 어용언론인들이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노골적으로 선동한다. 
 
“개헌 특위가 한창 활동을 할 당시 여당이던 자유한국당(국민의 힘의 전신)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기하자고 목소리를 높였고 제3당이던 국민의 당도 분권형 정부를 토대로 하는 개헌안을 독자적으로 작성했다. 더불어민주당에도 대통령제를 그만두고 분권형 정부로 개헌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의원이 많았다. 당시 국회의장이던 정세균 총리는 개헌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졌고 지금 국회의장을 하는 박병석 의원도 개헌특위 위원으로 정부 구조를 바꾸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중앙일보, 2021.1.11. 이상돈 칼럼)
 
주사파들의 본질을 알아챈 국민들이 많아지자 현 집권 세력은 대통령이 외교와 국방 등 외치를 담당하고 총리는 경제 사회 문제 등 내치를 담당하는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오래 전부터 준비했다. 첫 단계 이원집정부제 개헌으로 자신들이 대통령직을 차지한 후, 두 번째 단계로 북한과 연방을 구성하는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속셈이다. 남북이 연방을 구성하면 자신들의 이적죄 여적죄는 면제되고 북한 정권의 수명은 연장될 것이다.
 
이 과정에 국민적 저항을 피하고 자신들을 이적죄나 여적죄로 추궁할 세력을 없애기 위해서 야당에게 내치를 담당할 총리직을 주겠다는 것이다. 지난 20대 국회 끝날 무렵에 권력에 목마른 유력 야당 정치인 세력을 끌어들여 국민발안제 개헌을 추진한 것도 같은 이유이다. 이들은 분권형 총리 자리를 야당을 유인할 일종의 미끼상품으로 내건 것이다.
 
한반도 민족(ethnic group)이 살려면 북한의 체제 전환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먼저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로 풀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인식할 수 있도록 국제 제재 틀을 견고히 유지해야 한다. 다음으로 북한의 체제 전환을 가로막는 연방제 개헌 음모를 저지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이원집정부제 개헌 음모부터 저지해야 한다. 국민 각자는 자신의 선거구 국회의원이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떠들지 못하도록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고 추궁해야 한다. 어용지식인, 어용언론인들이 거짓말로 국민을 혼란시켜 개헌의 길잡이를 하지 못하도록 강력히 항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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