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금융 피해자 131명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상담을 받았고 820건이 피해 사례로 접수됐다. 채무 537건에 대한 추심 중단 조치가 내려졌으며 이 중 156건이 자발적 채권 포기 등 불법업자들의 채무 종결 합의로 이어졌다.
불법사금융을 뿌리 뽑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체계’가 가동 5주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공적 기관 전담자가 불법추심 현장에 개입해 채무 종결을 이끌어내고 피해자의 사회 복귀까지 돕는 ‘밀착형 구제’가 핵심이 됐다.
금융위원회(금융위)는 1일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체계 강화를 위한 유관기관 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난달 9일부터 운영해 온 성과를 점검했다. 금융감독원, 신용회복위원회, 경찰청, 법률구조공단과 함께 현장에서 벌어진 피해 구제 사례를 공유하는 한편 기관 간 협력 방안 등 향후 과제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당국에 따르면 5주간 총 131명의 피해자가 전국 8대 권역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 상담을 받았다. 센터에 배치된 전담 인력 17명이 신고서 작성, 피해내역 정리, 채무자 대리인 선임 신청 등 피해 회복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하면서 103명이 820건의 피해를 신고하는 성과를 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신속한 초동 조치’다. 접수 즉시 전담자가 불법사금융업자에게 연락해 537건의 채무에 대해 추심 중단을 요구했고, 156건에 대한 채무 종결 합의를 이끌어냈다. 불법업자들이 공적 기관의 압력에 못이겨 채권을 포기하거나 부당이득을 반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심지어 신고 당일 전담자의 초동 조치를 받은 업자가 채권을 포기하겠다며 절차를 문의하거나, 그동안 갈취한 부당이득을 돌려주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도 있다”고 부연했다.
불법사금융을 근절하기 위한 당국의 지원 체계는 기관 간 ‘원스톱’ 협력으로 완성됐다. 금감원이 전담자를 통해 접수된 사건 중 범죄 혐의가 특정되는 17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고, 금감원장 명의의 ‘반사회적 대부계약 무효확인서’를 18건 발급해 피해자들이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범죄의 자금줄’인 의심 계좌에 대한 압박 강도도 높였다. 금감원이 불법사금융에 이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 21건을 금융회사에 통보했고, 자금세탁방지제도에 따라 금융회사는 해당 계좌 명의인 대상 고객 확인 절차를 거쳤다.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즉시 거래를 중단시키며 ‘돈줄 죄기’ 전면전에 나섰다.
지역 사회 연계도 활발하다. 서울시복지재단과 경기복지재단은 지자체 특사경 및 경찰청과 패스트트랙 체계를 구축, 비대면 상담과 추심 번호 이용 정지 등 지역 밀착형 대응을 강화 중이다. 제주 서부경찰서의 경우 업자 검거 후 피해자들에게 원스톱 지원 안내 문자를 발송하는 등 현장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성과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뚜렷하다. 불법사금융업자들이 카카오톡 등 국내 메신저 단속이 강화되자 텔레그램 등 해외 SNS 플랫폼으로 거점을 옮겨 추심을 이어가는 등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수법은 온라인 광고로 피해자를 유인해 텔레그램 설치를 유도하고 지인 연락처를 가로챈 뒤 이를 볼모로 협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행 국내법상 해외 플랫폼은 신고 및 차단 체계가 미비해 대응에 한계가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외 플랫폼의 경우 불법추심에 대한 별도 신고 및 차단체계가 없다”며 “관계 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대응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 최대 65개 채무가 얽힌 사례 등 피해 규모가 큰 경우 증빙 취합에만 5시간 이상 소요되는 등 행정적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 전담자의 개입 이후 업자의 보복 협박이 발생하는 현장 상황도 보완이 필요한 대목으로 지목됐다.
당국은 이번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 체계망을 더욱 촘촘히한다는 계획이다. 불법추심에 이용된 대포통장과 SNS 계정, 전화번호를 신속히 차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SNS 정보요구권’ 등 온라인 범죄에 특화된 대응 수단을 입법화하는 게 당장의 구상이다.
통합신고 서식 개정 등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은 올 2분기 내 완료를 목표로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찰과의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해 실효적인 불법추심 차단 및 신속한 수사 연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관계 부처와 함께 해외 SNS 사업자와 협력 방안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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