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보 철거 결론에 혈세 530억… 지역민 여론 깡그리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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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보 철거 집행 시에는 1000억원 혈세 추가 낭비”
“공주‧나주 주민 반대에도 해체강행… 강 주인이 누구냐”
“좌파 떼쟁이들에게 휘둘려… 평가조작 의혹 감사 청구”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20 14:46:10

▲ 지난해 9월 영산포상가위원회가 영산강 인근에 내건 죽산보 해체 반대 현수막. [사진=죽산보철거반대투쟁위원회]

정부가 공주보 등 3개 보 철거 결론을 내는데 혈세 수백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평가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역민 여론은 무시됐다”며 강력대응을 예고했다.

정 의원이 20일 국회 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은 보고서에 의하면 환경부는 532억원을 투입해 △보 상시개방 시 생태계 변화 모니터링(79억5000만원) △보 개방에 따른 지하수 조사‧공급 대책 마련(422억원) △4대강 조사‧평가단 인건비‧운영비(30억원) △국민 의식 여론조사(4000만원) 등을 실시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18일 공주보, 세종보, 죽산보 철거를 결정했다. 공주보의 경우 공도교를 유지하도록 부분 해체하되 시기는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해 정하기로 했다. 보 철거가 집행되면 최대 966억원의 혈세가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19일 죽산보해체반대투쟁위원회는 이명박 정부 때 설치된 전남 나주시 영산강 죽산보 인근 집회에서 “죽산보는 국가재난 방지시설이다”며 “정치논리로 죽산보를 해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김태근 투쟁위원장은 “나주시 다시면은 농민 40％가 강물로 농사를 짓는데 보가 없으면 물이 줄어들 것이다”고 우려했다.

공주시민들 반응도 마찬가지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이 지역구인 정 의원에 따르면 공주시가 2019년 7월 13, 14일 실시한 공주보 처리방안 여론조사에서 ‘공주보를 유지하되 수문을 열어 물을 맑게 해야 한다’는 응답이 53.6％로 가장 높았다. ‘다리 기능만 남기고 수문을 해체하자’는 응답은 13.5％에 불과했다.

반대 목소리에 이어 평가 조작 의혹도 나온다. 정 의원은 20일 성명에서 “좌파 떼쟁이들에게 휘둘려 공무원을 동원하고 세금을 들여 국민 가슴을 후벼 파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며 “2019년 2월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4대강 보 처리방안을 제시한 후 시험개방, 부분 상시개방, 완전개방, 철거‧해체 수순을 예정대로 이어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5년 임기 정권이 권력 한 번 잡았다고 나라를 부수는데 거침이 없다. 금강수계 주민들과 충청인들은 이번 결정을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보 해체 의결 과정에서의 위법성 여부 판단을 위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정 의원은 “금강의 주인은 중앙정부와 환경단체가 아니라 조상 대대로 금강물로 밥 짓고 농사지으며 살아온 지역민과 농민들이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단체 측 입장은 다르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보 때문에 환경 문제, 홍수 우려가 상존했는데 보 해체로 자연성을 회복하게 됐다”며 “죽산보 해체는 강 자연성 회복의 첫 단추다”고 철거 결정을 환영했다.

[오주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