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를 총괄하게 될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초대 본부장에 청와대 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 인사의 학교 후배가 사실상 확정돼 정치적 중립성 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9일 열린 국수본 본부장 임용후보자 종합심사에서 남구준 경남경찰청장이 단수 추천됐다. 당초 △백승호 전 경찰대학장 △이세민 전 충북경찰청 차장 △이정렬 전 부장판사 △이창환·김지영 변호사 등 외부인사 5명이 지원했지만 심사위원회(심사위)는 전문성 등을 내세워 내부인사를 지명했다.
경찰청은 “개정 경찰법 취지, 심사위 의견 등을 종합해 경찰 책임수사를 이끌 적임자가 누구인지 검토했다”며 “3만명 이상의 수사경찰, 18개 시도 경찰청장을 총괄지휘하는 등 책임성, 전문성을 중요한 자격요건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개정 경찰법에 의하면 경찰청장은 수사 중인 개별 사건에 대한 구체적 지휘, 감독을 할 수 없다.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이나 공공의 안전 등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긴급사건에 대해서만 국수본부장을 통해 지휘, 감독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행안부) 장관 제청, 국무총리 경유, 대통령 임용 등 절차가 아직 남았지만 경찰청이 청와대와 줄곧 인선을 논의해온 점을 감안할 때 남 청장 임명은 확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성 등을 고려했다는 경찰 측 입장과 달리 정치권에서는 어용수사를 위한 인선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수사의 독립성 확보라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남 청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8년 8월부터 1년 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에서 파견 근무했다. 국정상황실 파견직은 각종 현안, 정보를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또 문 대통령 최측근 그룹을 일컫는 ‘3철’ 중 한 명인 전해철 행안부 장관의 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하다.
남 청장의 국수본 본부장 단수 추천을 두고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수본은 독립된 수사총괄 기관인데 책임자에 이 정권의 청와대 근무 경력자를 갖다놓으려는 것 같다”며 “국가 심판을 모두 자기편으로 채워 승부를 마음대로 조정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법원장, 중앙·지방검찰청장 등 모두 특정성향을 갖고 한 편인 사람들이다. 대한민국의 정의와 공정이 질식 직전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 여권은 해당 의혹을 부인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국수본을 직제상 경찰청장 휘하에 두고 본부장까지 경찰 계급체계에서 자유롭지 못한 내부인사를 발탁했다는 것만으로도 (국수본 수사) 독립성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오주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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