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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미국 인텔이 반도체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목표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23일 로이터 통신은 인텔이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달러(약 22조6000억원)를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 2곳을 짓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팻 겔싱어 인텔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새로 건설될 공장에서 첨단 컴퓨터 반도체를 생산할 것이다”며 “공장 2곳이 건설되면 정규직 일자리 3000개가 새로 만들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인텔은 현재 미국에서 ‘웨이퍼 팹’이라고 불리는 4개의 공장과 아일랜드, 이스라엘, 중국 등에서 단일 팹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 2곳이 신설돼 가동에 들어가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생산돼 온 반도체를 대체하는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겔싱어 CEO는 이와 관련해 “현재 대부분 아시아에 집중된 반도체 제조 시설을 미국과 유럽에서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표된 대규모 투자 계획은 인텔의 ‘IDM 2.0’ 비전에 따른 것이다. IDM 2.0 비전에 따르면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의 새로운 반도체 파운드리 자회사는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로 인텔 선임 부사장인 랜디어 타쿠르가 이끌 예정이다. 앞서 인텔은 2016년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했다가 2년 만에 철수한 바 있다.
겔싱어 CEO는 “반도체 생산을 외주에 맡기는 설계 중심의 반도체 업체들과 협력해 이들이 설계한 반도체를 대신 생산하겠다”며 “세계 최대 수준의 지적재산(IP)을 고객사에 제공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는 모바일 장치에 사용되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용 아키텍처 ARM 기술 기반 칩과 자체 아키텍처인 x86 칩 등 다양한 칩을 제조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인텔은 IBM과 패키징 등을 연구개발(R&D)하고 설계 분야에선 케이던스, 시놉시스 등과 협력을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업계는 인텔의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가 사실상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을 선점한 TSMC와 삼성전자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겔싱어 CEO 역시 “파운드리 고객사로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스프트(MS), 퀄컴, 애플 등을 끌어올 것이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들은 파운드리 시장 1, 2위인 TSMC와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들이다.
인텔이 반도체 공장 신설을 통한 제조 능력 확장,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 등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만큼 향후 TSMC, 삼성전자 등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대란 극복을 위해 대책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인텔의 이번 대규모 투자 계획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행정부 최우선 사안으로 반도체 품귀 현상 해결을 꼽았다. 이에 미국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한 추가 정부 지원, 새로운 정책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CNBC는 미국 정부가 인텔에 세제 지원 등의 큰 혜택을 부여할 것으로 내다 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위기에 직면했던 인텔이 제품 최적화, 납품 안정성 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미국 정부의 지원 하에 자체 생산을 늘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텔의 대규모 투자 발표는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에 직접적인 도전이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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