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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여의도 저승사자’로 통하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산하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을 부활시키겠다는 방침을 최근 밝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따라 라임·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도 재조명되고 있다. 합수단 해체로 ‘윗선’ 수사에 미흡했다는 의혹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민주당의 '검수완박' 의지가 워낙 강해 검찰이 수사권을 완전히 경찰에 이관하는 경우 인수위 차원의 합수단 부활 추진은 단순히 서류상 계획에 그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 합수단 부활 예고
문재인정부에서 해체됐던 검찰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사실상 부활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지현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달 5일 브리핑에서 “법무부가 지난달 29일 인수위에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협력단)의 정식 직제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협력단은 이른바 검찰 개혁 방안 중 하나로 남부지검 합수단이 2020년 1월 해체된 뒤 지난해 9월 신설된 조직이다. 다만 협력단은 직접수사권이 없는 상황이어서 이를 정식으로 직제화한다는 것은 사실상 합수단을 부활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합수단은 2013년 서울중앙지검에서 출범해 2014년 남부지검으로 옮겨갔다. 2015년에는 남부지검이 금융·증권범죄 수사 기능을 담당하는 금융범죄 중점검찰청으로 지정되면서 서울중앙지검에 있던 금융조사1,2부를 이관받기도 했다. 합수단에는 검찰뿐 아니라 금융위원회(금융위)와 금융감독원(금감원), 한국거래소(거래소), 국세청 등 금융 관련 전문 인력들이 파견 형태로 함께 근무하며 주로 금융·증권 범죄를 담당해왔다.
합수단이 생기기 전 금융·증권관련 범죄사건이 금융위, 금감원, 거래소 등을 거쳐 검찰로 넘어오는 시간만 1~2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합수단은 출범 이후 6년 반에 걸쳐 신라젠 미공개정보이용 사건과 삼성증권 배당오류 사건 등 대형 금융범죄를 수사해 오며 1,000명에 가까운 자본시장법 위반 사범을 기소했다. 이 때문에 ‘여의도 저승사자’라는 별칭도 얻었다.
2020년 1월,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취임하자마자 합수단을 폐지시키면서 금융범죄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합수단 소속 금융관련 전문 인력은 기존 파견처로 뿔뿔이 흩어졌고, 합수단이 수사하던 범죄도 다른 곳으로 재배당됐다. 이에 당시 합수단이 담당하던 라임·옵티머스 사태의 수사가 지지부진해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서울남부지검에 금융조사 1·2부가 있어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합수단이 폐지된 직후 증시에선 수사받던 종목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는 일이 벌어졌다.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발생한지 1년이 넘은 지난해 하반기에도 관련 금융사들에 대한 징계 조치가 지연되고 관련된 금감원 직원에 대한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문정권 실세 연루 의혹’ 등 음모론을 제기하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한 검찰출신 변호사는 “합수단이 생기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신속하게 차단할 수 있었는데 사라지면서 금융범죄 예방에 구멍이 뚫리게 됐다”면서 “전문 역량이 있는 검사들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제대로 된 수사가 불가능해졌다”고 꼬집었다.
라임·옵티머스 이어 쌍용차 인수전 조준하나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는 5000여명, 피해액은 2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앞으로 이러한 일이 재발할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갈수록 조직적이고 첨단화·지능화·전문화되는 금융관련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금융 수사 조직의 필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 세계적으로 금융수사 조직의 권한을 강화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지난해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처벌기구(FinCEN·Financial Crimes Enforcement Network)가 기업의 수익적 소유자 등 인적 사항 수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제정 절차 돌입했다. 금융범죄처벌기구는 자금 세탁 등 각종 불법 금융 행위를 단속하는 조직이다. 그동안 미국 의회는 연방정부가 기업의 수익적 소유자 인적 정보를 수집하고 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관리하는 방안의 법제화하기 위한 시도를 여러차례 했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법률로 확정된 것이다.
정반대로 우리는 위력을 떨치던 금융 수사 조직을 폐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관련 인사는 “새 정부 출범이후 다시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겠느냐”면서도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이 고비”라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는 불법 무차입 공매도의 실질적 형사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인수위에 보고했다. 이를 위해 검찰·금융위·금감원·거래소 등이 불법 공매도 모니터링 시스템 및 수사 협력 체계를 갖추고 검사 구형 상향, 범죄 수익 환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대응도 강화할 계획이다. 법무부는 금융위·금감원 특별사법경찰관을 현재 16명에서 31명으로 늘리고, 장기적으로 100명 이상으로 증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인수위에 제안했다. 아울러 서울남부지검에 범죄수익환수부, 범죄수익환수과 등의 신설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최근 쌍용차 인수와 관련해 인수의사를 밝힌 기업 중 일부가 주가가 급등하자 주식을 처분해 ‘먹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이 거액의 이익을 실현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의심 거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은보 금감원장은 “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체계적으로 협력하고 금감원 내 공시·조사·회계 부서 간 긴밀한 공조로 조사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법조계와 금융권 일각에서는 합수단 부활 시 쌍용차 관련 사건을 들여다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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