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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 전기 모으기’ 신조어까지 동원 해프닝 지적
무력도발 대비와 대규모 정전대비 훈련을 병행한 민방위 훈련이 15일 오후 2시를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진행됐다.
이날 정부는 ‘연평도 무력도발 1년’이란 주제의 민방위 훈련과 함께 사상 처음으로 ‘온 국민 전기 모으기 훈련’을 동시에 벌였다.
수재 의연금, 불우이웃돕기 성금, 금 모으기까지 봐왔던 국민들에게조차 전기 모으기 훈련은 다소 생소한 훈련이었다.
정부는 이번 캠페인의 배경을 “겨울철 전력 위기를 무사히 넘기기 위해선 모든 국민들의 절전 참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겨울철 내내 예비전력이 안정적 수준인 400만kW를 밑돌 전망이라고 한다.
특히 내년 1월 2~3주 사이에 예비력이 100만kW 이하(예비력이 0 아래로 떨어지면 전국적인 동시 정전을 뜻하는 블랙아웃 발생)로 떨어질 만큼 전력수급 여건이 악화했다는 게 정부 쪽 설명이다. 한마디로 9·15 전력 대란의 재발을 어떻게든 막겠다는 것이다.
▲ 지하철 정전 대비 훈련
하지만 시민들은 어쩌다 이지경까지 전기 부족국가가 됐는지 정부는 훈련 이전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푸념했다.
시민들은 훈련갖고 될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는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전기료 인상을 합리화 하려고 일종의 대국민 쇼를 벌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왔다.
이날 훈련에서는 국민 절전 행동 요령이 마련됐는데, 필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일시적 땜질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국민들은 앞으로 민방위 경보가 울리면 가정에선 전열기·다리미·세탁기·전자렌지 등 발열제품 사용을 일시 중지하고, 사무실과 공장에선 중앙조절식 난방설비의 가동을 중단함과 동시에 전열기기·사무기기의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
상가나 상점도 영업에 영향이 적은 가전제품의 사용을 일시 중단하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전기를 얼마나 모았는지 16일 자료를 내겠다는 것이 이날 정부의 설명이다.
전기 모으기 훈련 처럼 최근 정부가 부쩍 절전 캠페인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국무총리까지 나섰다. 김황식 총리는 14일 트위터에 ‘나의 절전 계획서’란 글을 올렸다. 집무실 전등을 3분의 1로 줄이고, 혼자 집무시·접견시, 소규모·대규모 회의시 등을 구분해 점등, 소등을 달리해가며 전기를 아끼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앞서 지경부는 지난 13일 동절기 전기 난방기기가 전체 전력 사용의 25%에 이른다며, 겨울철 전기절약 실천방법과 절전 효과를 누구나 알기 쉽게 매뉴얼 형태로 제작해 보급한다고 밝혔다. 17일엔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에너지절약 촉진대회도 연다.
하지만 이런 절전 캠페인이 변죽만 울린 채 별 효과 없이 이벤트성으로 그칠 것이란 우려가 시민들 사이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 조차 “전기 절약에만 의존해서는 전력 수요를 줄일 수 없다”고 말했다.
캠페인이란 강제적인 제재 수단이 없다. 그야말로 자발적이다. 동참하지 않아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고의정전 대비 민방위 안맞아...근본대책 우선
이번 민방위 훈련은 초·중·고 800만 학생들도 대상으로 포함돼 대대적으로 시행됐다.
지식경제부(전력사업과)와 행정안전부(안전개선과), 보건복지부, 국토해양부, 소방방재청 등 정부의 관련부서는 앞으로 민방위 훈련을 통해 대규모 정전대비 상황과 무력도발에 대해 철저히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훈련은 공습경보(14:00) 발령을 시작으로 경계경보(14:15) 발령, 경보해제(14:20) 순으로 실시했다.
공습경보 발령 후 경찰 및 관계자는 차량을 갓길에 정차하고 주민들은 지하대피소나 지형지물을 이용해 신속한 대피 절차를 진행했다. 이때부터 모든 교통과 신호는 통제됐다.
공습경보는 정전위험경보가 발령된 것으로 간주해 훈련을 진행했다. 일부지역은 전원을 일체차단, 비상발전기 가동점검 등 정전대비 훈련을 같이 병행했다. 이어 경보해제 순으로 이어져 훈련이 마무리 됐다.
이처럼 민방위 훈련중 정전사태 대비 훈련은 지경부의 주관으로 진행됐다.
지난 9월 15일 고의 정전사태로 국민은 큰 혼란을 맞이했음에도 정부차원의 대처가 미흡, 국민들의 불편과 피해가 컸었다.
이에 올 겨울 전력수요 폭증으로 인한 발생을 가정, 각 기관과의 협조 하에 대규모 정전사태를 대비한 훈련이 실시된 것이다. 하지만 지경부의 이번 민방위 동시 훈련은 실효성이 의문시되는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훈련 중 일부지역은 정전 사태(미리 예고)를 일으켜 실전과 같이 진행됐다.
CBS 상황 전파 모의훈련과 TV, 라디오 방송 홍보를 통해 정전 상황을 일제히 알렸다. 이에 지경부와 한전 및 전력거래소 등 관련기관들은 전력부족에 따른 대비태세 등을 점검했다.
훈련은 대규모 정전사태 발생 시 중앙부처 및 유관기관간의 정전대비 공조체계 점검 및 불필요한 전원 차단 등 정전 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국민에게 고취시키며 실제 훈련을 방불케 하기는 했다.
▲ 승강기 닫힘 사고 대비 훈련
하지만 이 조차 전시나 화재 등에 대비해서 할 훈련이지 고의정전(내지 순환정전)에 대비할 훈련 성격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외에도 복지부는 정전시 발생될 수 있는 피해상황을 자체적으로 점검하는 등 분야별 대응훈련을 진행했다.
아울러 정전사태 발생 시 지하철 승객의 안전 확보를 위해 대응력 강화 훈련도 진행됐다.
국토부는 서울지역 지하철 운행사별 1개소씩 총 4개소(선릉역, 시청역, 신금호역, 국회의사당역)에서 지하철 승객과 함께 정전사태 대응훈련을 병행 실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정전 사태를 대비함과 동시에 정전 시 발생될 수 있는 피해사항들을 철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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