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광주 
제주 
목포 
)
홈플러스가 최근 출시한 ‘당당치킨’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운데 치킨 가격을 두고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쌓인 가운데 저렴한 치킨이 등장하며 치킨 프랜차이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당당치킨’이 화제에 오르며 12년 전 판매 중지된 ‘통큰치킨’ 사건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당시에는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결국 판매중지 됐지만 12년 동안 소비자들의 여론이 바뀌며 이번에는 대형마트 쪽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치킨 가격 1년 만에 11.4% 상승… 6990원 치킨에 소비자 열광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6월30일 출시한 ‘당당치킨’이 출시 40여일 만에 판매량 32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1분에 5마리가 팔리는 속도로 매출은 22억원에 달했다. ‘당당치킨’을 사기 위해 홈플러스 매장에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당당치킨이 큰 인기를 모은 이유는 치킨 가격이 나날이 오르는 상황에서 초저가 역주행 전략이 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당치킨의 가격은 6990원으로 통상적으로 판매되는 프랜차이즈 치킨에 비해 눈에 띄게 저렴하다.
홈플러스에서 당당치킨을 구매한 한 시민은 “치킨 가격이 올라서 자연스럽게 안 먹고 있었는데 값싼 치킨이 나온 김에 여러 번 사먹었다”며 “먹어보니 맛도 꽤 괜찮은 것 같다”고 호평했다.
앞서 교촌치킨과 BHC는 각각 지난해 11월과 12월 치킨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가격 동결을 선언했던 BBQ도 올해 5월 치킨 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치킨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1.4% 상승했다. 외식 물가가 8.4% 상승한 것을 감안해도 높은 수치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치킨값 인상 이유로 원재료 가격 상승을 들었다. 윤홍근 제너시스 BBQ 회장은 3월 YTN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 출연해 “치킨 가격이 2만원이 아니라 3만원 정도가 돼야 한다”며 “생계 시세가 4160원이고, 도계비 1000원을 보태면 5160원, 치킨 한 마리를 튀길 때 파우더는 2000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3000~4000원어치 들어간다”고 원재료 가격 부담을 호소한 바 있다.
 |
|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오동훈] ⓒ스카이데일리 |
하지만 소비자단체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는 주장을 펴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국내 치킨 업계 상위 5개 프랜차이즈(교촌치킨·BHC·BBQ·처갓집양념치킨·굽네치킨)의 재무제표와 치킨의 원재료인 닭고기 가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개 브랜드의 매출액은 굽네치킨(8.8%)을 제외하고 매년 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BBQ가 5년간 연평균 33.8% 증가했으며, 5개 업체 모두 연 평균 12% 이상 늘어났다.
닭고기 가격의 경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닭고기 9~10호 가격은 2015년 3297원에서 2020년 2865원까지 하락했다가 2021년 3343원으로 상승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주원료인 닭고기 가격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하락추세였는데 2021년 가격 상승만으로는 가격 인상 근거로 불충분하다”며 “특히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닭을 안정적인 가격으로 공급받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닭고기 가격을 핑계 삼아 가격 인상을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통큰치킨’ 논란 재조명… 인터넷 커뮤니티 중심 치킨 프랜차이즈 비판 여론
당당치킨이 인기를 얻으며 2010년 인기를 끌었던 ‘통큰치킨’이 재조명되고 있다. 롯데마트가 출시한 ‘통큰치킨’은 한 마리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당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와 가맹점주 등을 중심으로 골목 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졌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롯데마트는 통큰치킨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12년의 시간이 지나 값싼 마트치킨이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지만 여론은 예전과 다르게 흘러가는 분위기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치킨 갤러리에 작성한 글에서 “마트에서 초밥 판다고 해서 일식집들이 시위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치킨 프랜차이즈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벌벌 떠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해당 글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네티즌들의 많은 공감을 받았다.
치킨 가격에 대한 소비자불만이 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불매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No) 재팬’ 포스터를 패러디한 이미지에는 일장기 대신에 치킨이 합성돼 있고 ‘주문 안합니다’, ‘먹지 않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혔다. 그 아래에는 ‘통큰치킨을 잃고 12년, 치킨값 3만원 시대 소비자는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뒤따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대형마트가 골목 상권을 침해한다는 프레임이 먹혔지만 요즘에는 이야기가 달라졌다”며 “홈플러스와 치킨 프랜차이즈라는 기업의 싸움에서 가맹점을 앞세운다는 생각을 소비자들이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골목 상권 보존이라는 것도 소비자들한테 여유가 있어야 효과가 있는데 요즘 같이 경제가 힘들 때에는 가치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며 “치킨 프랜차이즈가 가격을 내리거나 더 만족감 있는 상품을 제공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당당치킨의 가격에 대해 ‘미끼상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대형마트로 손님을 끌어오면 치킨을 손해보고 팔거나 거의 마진이 남지 않는 수준으로 판매하더라도 마트에서 다른 상품을 같이 사가면 이득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당당치킨이 미끼상품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상인 홈플러스 메뉴 개발총괄은 유튜브 채널 ‘모지’에 출연해 “안 남는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며 “재료를 대량 구매해 매장에서 직접 튀기고 포장해서 고객에게 드리고 있다. 박리다매이긴 하지만 손해 보면서 장사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치킨 가격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마트에서 파는 치킨과 프랜차이즈 치킨은 원재료 수급, 임대료 문제, 인건비 문제 등이 있기 때문에 같은 조건에서 비교할 수 없다”며 “집에서 시켜먹는 치킨과 마트에서 사가는 치킨은 소비자 층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각자의 사정이 있고 여러 가지 변수가 있는 건데 단지 같은 치킨이라는 이유로 한 쪽은 말도 안 되게 비싼 치킨이고 한 쪽은 양심적인 가격이라고 하니 억울함을 호소하는 가맹점주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치킨이 국민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희 부자비즈 소장은 “치킨 가격에 대한 이슈가 예전부터 많았고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들도 힘든 상황이다 보니 논란이 커지는 것 같다”며 “다른 메뉴도 아니고 국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치킨 가격이기 때문에 특히 그렇다”고 진단했다. 이 소장은 “마트에서 판매하는 저가 치킨이 일시적인 프로모션 상품에 그친다면 모를까 상설 판매한다면 반발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1
좋아요2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