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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형 이동장치(PM)인 공유형 전동킥보드에 이은 ‘공유형 전기스쿠터 사업’이 고속 주행 등 크고 작은 문제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보다 먼저 도입된 공유형 전동킥보드도 안전사고 등에 따라 헬멧 착용 의무화 등 규제 강화에 따라 새로운 돌파구로 스쿠터 시장에 진출한 것인데 등장하자마자 사업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스쿠터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미성년자나 면허가 없는 사람도 손쉽게 다른 사람 명의의 면허를 악용하거나 음주 상태로 사용할 수 있는 허점도 있다. 또한 스쿠터는 이륜차로 분류돼 인도나 자전거도로에서는 주행할 수 없는데, 일부 이용자가 이를 어긴다고 해도 업계 차원에서 제재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별도의 대여소나 주차공간 등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채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통행 불편이나 사고 위험에 대한 불만도 끊이질 않는다.
“킥보드도 여러 사고 일으켰는데 스쿠터는 오죽하겠나”
공유 모빌리티 스타트업 ‘스윙’은 기존에는 공유형 킥보드를 중심으로 사업하고 있으나 헬멧 착용 의무화 등 여러 규제에 이용자 감소 등 시장 환경이 악화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서울시 강남구와 송파구를 중심으로 전기스쿠터 공유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기스쿠터 100대를 우선 배치하고 현재 시범 운영 중이다.
전기스쿠터는 만 21세 이상의 이용자의 본인인증을 거쳐 2종 소형·원동기 이상의 운전면허인증을 완료해야 이용할 수 있다. 비용은 스쿠터는 잠금 해제하는 비용으로 1200원이 들고 주간에는 분당 180원 그리고 야간에는 250원의 추가 비용이 각각 발생한다. 본인 인증의 경우에도 반드시 본인 명의의 운전면허를 인증해야 대여가 가능하다.
스윙에 따르면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전기스쿠터의 최대 속도는 시속 40km로 제한된다. 탑승인 전원 헬멧도 필수 착용토록 하고 2인까지 탑승해도 괜찮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1인 탑승을 권장하고 있다. 스윙 측은 2030년까지 국내 이륜차를 모두 전기 이륜차로 전환한다는 정부 친환경 정책에 맞춰 친환경 개인형 이동장치 시장 활성화를 돕고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용자 및 시민들 사이에선 안전과 관련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서울시 용산구에 거주하는 김승호(가명·26) 씨는 “전동킥보드는 속도가 빠르지 않고 조작이 비교적 쉽지만 오토바이의 경우는 킥보드와 달리 운전 경험이 없으면 사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또 미성년자가 부모님이나 지인의 아이디를 몰래 사용하면 막을 수단이 없고 음주 후 운전하는 경우도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는데 전동킥보드보다 ‘한 술 더’ 뜨는 것이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약 3분 가량 공유형 전기스쿠터를 탑승해 봤다는 한 누리꾼은 “1종 보통 면허가 있으면 탈 수 있지만 스쿠터 등 오토바이를 운전해보지 않은 사람은 처음에 조작하는 것 자체가 너무 어색해 적응하기 어려웠다”며 “더구나 시범 서비스 지역이 강남인데 지역 특성상 사람과 차가 많아 사고의 위험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이용자들이 스쿠터를 차도가 아닌 인도나 자전거도로에서 주행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견돼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스쿠터는 도로교통법상 이륜차로 분류돼 자전거도로에서 주행할 수 없다.
“사고 우려에 운전 망설여져”… 별도 주차공간도 없어 불편
또한 SNS·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전동킥보드가 논란을 불러 일으킨 것과 같이 인도 등에 무분별하게 주차된 오토바이 때문에 통행불편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께에는 8차선 도로 한복판에 공유스쿠터가 방치된 채로 주차돼 있는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퍼져 논란이 됐다. 이에 시민들은 “킥보드의 경우 스쿠터보다 가볍기 때문에 들어 옮기거나 길가에 치워놓을 수도 있지만 스쿠터는 무게가 있다 보니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평소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던 한 시민은 “오토바이는 엄연한 ‘차’이기 때문에 킥보드보다 엄격한 규제로 시민 안전 확보하고, 이후에 주차공간이나 통행 불편 등의 환경까지 완벽하게 개선한 이후 사업 활성화가 이뤄지는 것이 순서에 맞다”며 “평소 운전 시에도 골목에서 전동킥보드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 갑자기 튀어나올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리는데 이보다 빠른 스쿠터가 도로나 골목을 다닐 것을 생각하면 운전대 잡기가 망설여진다”고 밝혔다.
주차 문제 외에도 이용자에 대한 제재 방안도 부재한 상황에 우려의 목소리는 더 커진다. 심지어 공유 전기스쿠터로 사업이 확장되고 있지만 별도의 주차장이나 주차공간은 마련되지 않고 있어 불편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공유스쿠터 서비스의 보험 보장범위도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띈다. 스윙에 따르면 공유 서비스 이용 시 이용자에게 책임보험이 제공되는데 사고가 발생할 경우 자기 부담금 100만 원을 내야 한다. 대인 보상 내용은 최대 1억5000만 원, 대물사고는 최고 2000만 원의 한도로 지급된다.
이마저도 단순 접촉사고라면 다행이지만 외제차 등 고가 차량이 많이 다니는 강남 도로에서는 차량과 충돌했을 경우 20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이용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전동킥보드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규제 등으로 사업을 철수하고 있는 가운데 등장한 공유형 전기스쿠터 사업 모델은 사업 확대가 아닌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킥보드에 대한 규제도 여야가 합의점을 찾아 개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공유형 전기스쿠터의 도입도 과도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새로 등장한 모빌리티에 대해서도 수익을 보장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고, 이후 보행자 보호와 함께 미래 모빌리티 산업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원만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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