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의 시사&이슈] 선거제도·중앙선관위 전면 개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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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이념에 경도된 정권·선관위·법관 유착해
‘선출되지 않은 부패권력’ 대대적으로 손 봐야

최재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7-27 06:32:00

사회계약의 원리에 따라 건국된 근대 민주공화국은 국민의 주권 일부를 위임받은 대표자가 국민의 일반의지에 따르는지 정기적으로, 또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그 확인 절차가 선거제도이다. 따라서 선거부정이 자행되면 주권 위임의 정당성이 결여되고 국민의 일반의지가 훼손되어 민주공화국은 근본부터 흔들리게 된다.

선거의 무결성(無缺性· integrity) 보장은 민주공화국 성립의 첫째 조건이다. 우리나라는 4·19 직후 부정선거를 막으라고 헌법 개정을 통해 선거관리위원회를 헌법에 규정하였다.

선거의 무결성을 보장하는 것이 존재이유인 선관위가 부패와 비리가 드러났음에도 감사원 감사도 받지 않겠다고 한다. 북한 등에 해킹을 당했으면서도 국정원 등 관계기관의 조사도 받지 않겠다 한다. 그때마다 선관위는 ‘헌법기관’이라는 핑계를 댄다. 선관위를 헌법에 규정한 이유는 선거의 무결성과 공정성을 보장하라는 취지이지, 선관위의 부패와 비리에 대한 방패막이로 악용하라는 취지가 아니다.

지난 정권 때 선관위의 부패와 비리가 극에 달했다. 선관위 공무원들은 자신들의 자녀 등을 특별채용하고 끼리끼리 좋은 자리에 보임해주었다. 권순일·노정희·노태악 등 전·현직 중앙선관위원장은 월290만 원, 중앙선관위원은 월215만 원의 위법한 수당을 2014년부터 2022년 까지 받았다.(동아일보, 2023.07.11.). 선관위 공무원들은 별정직인 선거관리위원들의 회의수당 등을 받아썼다.

2020년 4월15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는 120건이 넘는 선거소송이 제기되고 재판과정에서 부정 투표지가 다량 발견되는 등 사상 최악의 부정선거로 국민적 의혹을 받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6개월 내에 끝내야하는 규정이 있음에도 대법원은 100여건의 선거소송을 3년이 넘도록 뭉개고 있다가 지난 6월 제대로 된 증거조사도 없이 무더기로 기각판결을 했다.

4.15총선 당시 중앙선관위원장은 허위사실 공표로 2심에서 유죄 선고 받은 이재명의 선거소송을 대법원에서 무죄로 만들도록 주도하고 대장동 비리와 관련해 50억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권순일이다. 문재인 정권은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조해주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으로 임명하여 선거사무를 사실상 총괄하도록 했다. 헌법 제114조 4항에 ‘위원은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에 관여할 수 없다’는 취지에 정면 위반한 것이다. 특정 이념에 경도된 정권과 선관위와 법관이 유착한 셈이다.

선거제도를 개혁하고, ‘선출되지 않은 부패권력’ 선관위를 대대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첫째, 사전선거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선거는 주권자가 특정시기에 내린 정치적 결단이다. 만약 사전선거일과 본선거일 사이에 후보자에게 결정적 하자(瑕疵)가 발견되면 선거결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사전선거는 주권자의 숙의과정(deliberation)을 줄여 결단의 진정성을 해친다. 사전선거는 ‘불완전선거’다.

또 사전선거는 광범위한 전자기기의 사용과 공무원의 조력이 없으면 진행할 수 없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복수의 시민’이 사전선거 전체 과정에 접근하고 확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부정선거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선거당일에 참여하기 어려운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유권자들은 과거처럼 부재자투표 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둘째, 일체의 전자 투‧개표기기를 없애고, 현장 수개표로 투표수를 확인해야 한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2009년 3월3일 “소프트웨어의 하자나 결과조작의 의도 여부에 대한 인지가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투표자들이 최소한 전자투표 행위에 대한 신뢰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전자투표기를 사용한 2005년 연방의회 선거에 대해 위헌 판결을 하였다. 요컨대, 상식을 가진 복수의 시민이 확인할 수 없는 선거는 무결성이 의심되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것이다.

전자 투‧개표기 대신 복수의 시민이 감시하고 촬영하여 증거를 보전하는 가운데 현장 수개표로 투표수를 확인하면 된다. 우리는 과거 교통과 통신이 지금보다 훨씬 열악한 시절에도 수개표로 모든 선거를 치렀다.

셋째, 재외국민 투표제를 폐지해야 한다.

재외국민투표는 상식을 가진 복수의 시민이 선거의 무결성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 일반의지는 선거의 무결성을 통해 확인되는 것일 뿐 투표율은 부차적인 요소다.

넷째, 선관위원장은 선관위원 중에서 호선하되 가급적 법관이 아닌 자로 정해야 한다.

법관을 선관위원장으로 내정하는 것은 위원들이 호선하여 선관위원장을 정하도록 한 헌법(제114조 2항)에 반한다. 대법원이 지난 6월 선거소송을 무더기로 기각한 사례처럼 법관이 선관위원장 될 경우 선거 이후 벌어질 선거소송의 실효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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