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PC·서버에서 미국산 칩 단계적 퇴출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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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중국 재정부·산업부 하달… 올해 적용
FT “기술 자급자족 국가전략 ‘신촹’ 일환”
인텔·AMD 등 미국 기업 매출 타격 불가피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5 11:46:40

▲ 중국이 정부 서버와 개인용 컴퓨터에 인텔·AMD 등 미국산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용을 단계적 퇴출하는 지침을 내렸다고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진은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인텔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공장.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관공서 서버와 개인용 컴퓨터(PC)에서 인텔·AMD 등 미국산 사용을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내용의 지침을 내렸다고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운영체제(OS)를 비롯한 외국산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도 배제하며 ‘중국 것’을 선택하도록 유도한 지침이다.

중국 정부의 이번 지침은 국영기업에서 진행 중인 ‘현지화’ 움직임과 함께 추진된다. 외국 기술에 대한 국내 대체재 구축 의지를 보여준다. 미국의 행보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 미국은 첨단반도체 관련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 중이며 최근 안보를 이유로 많은 중국 기업에 제재를 가하고 미국에서 더 많은 기술이 생산되도록 장려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이제 중국의 정부‧당 기관에선 지침 기준에 맞는 “안전‧신뢰할 만한” 프로세서와 OS만 쓸 수 있다. 중국 재정부‧산업정보기술부가 지난해 12월26일 시달한 해당 지침이 올해부터 공무원들 PC·노트북·서버에 적용되고 있다.

지침이 시달된 날 중국정보기술보안평가센터는 “안전‧신뢰할 만한” 프로세서‧OS 목록을 발표했다. 여기 오른 18개엔 민감한 국제정치 이슈가 된 화웨이와 국가 지원 그룹인 파이티움의 칩이 포함된다. 다만 △인텔 ‘x86’ △암 홀딩스 ‘암’ △자체 개발 칩 등의 하드웨어 구조가 혼합 사용된 프로세서도 있어 온전한 중국산이 아니다. OS 또한 리눅스 오픈소스 파생 소프트웨어를 쓴다.

FT는 중국의 조달 개편에 대해 “‘정보기술(IT) 애플리케이션 혁신’이자 ‘신촹(信創)’ 즉 군사·행정 부문 기술 자급자족을 위한 국가전략의 일환”으로 설명했다. FT에 한 중국 지방정부 관계자는 “신촹을 위해 마련된 명확 상세한 최초의 전국적 지침”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국영기업들 역시 감독기관(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로)으로부터 비슷한 지시를 받았다. 2027년까지 국내 공급업체 기술이전을 완료하라는 것이다. 또 작년부터 국영기업들의 IT시스템 개편 진행 정도의 분기별 보고도 시작됐다. 인텔·AMD를 비롯해 중국 내 미국 기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해 인텔 매출(540억 달러)의 27%를 차지한 최대 시장이었다. AMD의 경우 작년 매출(230억 달러) 중 15%가 중국에서 나왔다. MS는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브래드 스미스 MS 회장이 미 의회에서 중국이 매출의 1.5%를 제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텔·MS·AMD는 FT의 논평 요청을 거부하거나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