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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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를 쓰면 의미가 정확하게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필자는 국·한문 혼용을 주장한다. 우리말의 명사는 70% 이상 한자어로 되어 있다. 과거에는 더했는데 외래어가 들어오면서 그 비중이 조금 줄어든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명사의 대부분이 한자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연구실을 돌아보면 책·의자·냉장고·탁자 등이 모두 한자어다. 순우리말은 생각보다 적다.
곤경(困境)과 곤욕(困辱)이라는 단어도 많은 독자가 헷갈린다고 한다. 곤경(困境)은 ‘곤란한 경우나 처지’를 이르는 말이다. 예문으로는 “그 사실을 알고 나서야 태호가 얼마나 큰 곤경에 빠졌는지 알게 되었다”와 같은 것이 있다. 곤욕(困辱)은 ‘참기 힘든 심한 모욕’을 이르는 말이다. 예문으로는 “태호는 선거에 나갔다가 곤욕을 치렀어”와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이와 헷갈리는 말 중에 곤혹(困惑)이라는 말도 있다. ‘곤란한 일을 당하여 어찌할 바를 모름’이라는 말이다. 흔히 ‘곤혹스럽다’고 표현한다. 예문으로는 “나도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판단하기가 곤혹스럽네”와 같이 쓴다.
비슷한 것 같으면서 각각 의미가 다른 만큼 표현도 그에 어울리게 해야 한다. 나이 먹고 곤혹스러운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주머니를 자주 열든가 입을 닫고 살아야 한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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