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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가 유럽 자동차 강국인 영국 시장에서 나란히 월간 판매 ‘톱5’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두 브랜드가 동시에 영국 월간 판매 상위 5위 안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지 시장 내 브랜드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가 발표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6월 영국 시장에서 총 1만109대를 판매해 브랜드별 판매 순위 4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수치로, 현대차가 영국 월간 판매 상위 5위권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달 기아는 1만43대를 판매해 5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수치지만, 두 브랜드가 함께 톱5에 오른 상징적 의미는 크다. 현대차·기아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 주요 시장에서 친환경차와 SUV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왔으며, 이번 성과는 이러한 전략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현대차는 최근 몇 년간 영국 시장에서 눈에 띄는 판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8만7151대, 2024년 9만1808대를 판매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4만8778대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전기차 아이오닉 9 등 신차 출시 효과까지 더해질 경우, 현대차가 올해 영국 시장에서 연간 판매 10만 대를 처음으로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의 중심에는 SUV ‘투싼’이 있다. 투싼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3만 대 이상 판매되며 차종별 판매 순위에서 10위권 내를 유지해 왔다. 올해 상반기에도 1만5496대가 판매되며 브랜드 내 핵심 판매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아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아는 올해 상반기 6만2005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2.7% 증가했으며, 전체 브랜드 중 3위를 차지했다. 2023년과 2024년 각각 10만7765대·11만2252대를 판매한 기아는 당시에는 판매 순위 7위와 8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 기준으론 큰 폭으로 순위가 상승했다.
기아의 인기 모델은 단연 ‘스포티지’다. 올해 상반기 2만3012대를 판매해 차종별 판매 순위 2위에 올랐으며, 지난해 연간 판매량도 4만7163대로 전체 모델 중 2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영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스포티지는 ‘패밀리 SUV’로 강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는 판매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법인 및 리스 차량 수요 증가를 꼽고 있다. 영국은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리스 및 플릿(fleet)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때문에, 해당 시장 공략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이에 현대차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친환경차 라인업과 가격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차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난다. 특히 현대차가 5월 영국에 출시한 경형 전기차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는 출시 첫 달에만 1127대가 판매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인스터는 도심형 전기차 수요에 특화된 모델로 합리적인 가격대와 실용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영국 시장을 유럽 진출의 핵심 거점 중 하나로 보고 전략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또 △전기차 전용 모델 확대 △판매 네트워크 강화 △플릿·리스 시장 대응력 제고 등을 통해 유럽 내 브랜드 입지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톱5 동시 진입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현대차·기아가 영국 내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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