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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품으로 교체할 경우 차액을 지불토록 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 철회 요구가 거세다.
개정안을 적용하면 운전자는 자동차 보험으로 차량부품 교체 시 정품(OEM)이 아닌 대체부품(품질인증부품)을 우선 사용해야 한다. 정품도 사용은 가능하지만 추가금을 내야 한다. 또 기존에는 대체부품을 사용하면 정품 가격의 25%를 환급해 줬지만 이것도 폐지된다.
청원자는 “개정안에 자동차 사고 또는 고장시 순정 부품(정품)으로 교체가 아닌 품질인증부품을 우선으로 교환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물론 순정부품을 사용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개인이 차액을 지불하고 교체하는 것은 상관 없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숨과 직결되는 자동차를 수리할 때 자동차 회사에서 직접 만드는 부품을 우선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앗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시판에 의견을 남긴 운전자 절대 다수는 이번 개정안이 사실상 정품 대신 대체부품 사용이 의무화되는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제조사 정식 부품이 아니고 유통망 제조사도 공개가 안 되는 인증제품을 100km 이상 주행하는 자동차에 장착하라는 것이냐”라든가 “안전과 직결되는 기계 부품을 정품이 아닌 대체품으로 교환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피해자인것도 억울한데 정품도 아닌 비품 인증제품을 사용하라는 것 자체가 잘못됐고 피해자 권리를 박탈하는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관계자는 23일 “이번 개정안의 취지는 비용이 최소화되는 부품을 사용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라 말했다. 중소기업을 활성화하고 손해보험 업계의 손해율을 낮춰 보험료가 인하되는 선순환을 이끌어내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음달 16일부터 일어나는 모든 자동차 보험 처리 건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보험이 갱신돼 16일부터 새롭게 책임개시가 시작되는 운전자가 개정안의 적용을 받는다. 약 1년간은 신·구 약관의 적용을 받는 운전자가 혼재할 것”이라 했다.
그러나 자동차 운전자 사이에서는 “선택권 침해이자 사실상의 강제 적용”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김현민(52·가명)씨는 “30년 정도 차 운전을 하면서 늘 정품 부품만 고집했다.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해 늘 신차를 구입하고 자동차 정기검사도 빠짐없이 받았다”면서 “이렇게 관리를 해도 차를 10년 이상 운행하면 잔고장이 많아진다. 정품으로 수리해도 완벽하지 않다. 하물며 대체부품은 더욱 품질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번 개정안으로 자동차 보험료 부담이 인하되더라도 이를 반기는 운전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자동차 운전은 목숨과 직결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씨는 또 “나도 곧 갱신 시점이 다가와 이번 개정안의 적용을 받는다. 아직 상담을 받아보지 않았는데 보험료마저 그대로라면 정말 납득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품질인증부품의 안전성과 신뢰성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인증은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한국자동차부품협회(KAPA)를 통해 이뤄지지만 인증기관의 공정성·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인증 대상 부품의 내구성이나 사고 시 충격 흡수력 등 실질적 품질이 OEM 부품과 동일한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검증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많다.
금감원 관계자는 ”품질인증부품도 국토교통부 인증을 거쳐 성능과 안전성이 확보된 제품”이라며 ”첫 단계부터 불신이 있으면 진행 취지가 퇴색되고 기본 전제가 흔들린다. 시장의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으며 국토부와 소통하면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체부품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아직은 많이 부족한 상태다. 시간이 흘러 대체부품을 사용하더라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후기가 쌓이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무리하게 추진할 수 없는 사안이므로 내부적으로 많은 검토를 하며 개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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