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기대 꺾이고 고가 아파트 거래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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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대출 규제 여파에 소비심리 둔화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23 13:32:42

▲ 시민들을 태운 한강버스가 여의도 선착장을 출발해 뚝섬 선착장으로 향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동결이 맞물리며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가 급격히 식었다. 거래는 급감하고 그나마 이뤄지는 거래도 ‘급매’ 위주로 소형·중저가 아파트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9로 전달(120)보다 11p 하락하며 5개월 만에 내림세로 전환됐다. 이는 2022년 7월 이후 3년 만의 최대 낙폭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소비자 비중이 크게 줄었음을 시사한다. 한은은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과 금리 동결, 수도권 집값 상승세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 지표는 100을 기준으로 1년 뒤 집값 상승 기대를 나타내며 실제 집값과도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의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선 먼저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가 꺾여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번 하락은 이같은 흐름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실제 시장에서도 이러한 심리 변화가 수치로 확인된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6·27 대출 규제 발표 전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150건에서 1361건으로 무려 81% 감소했다. 특히 대출 상한선이 6억 원으로 제한되면서 자금 부담이 커진 고가 아파트의 거래가 뚝 끊겼다. 중위 거래가격은 10억9000만 원에서 8억7000만 원으로 2억2000만 원 하락했고 거래된 주택의 전용면적도 평균 84㎡에서 78㎡로 줄어들었다.

서울 강남권의 하락세는 두드러졌다. 개포동의 한 대단지 아파트는 규제 시행일인 지난달 27일 76㎡가 35억 원에 거래됐지만 3일 후엔 동일 평형이 33억3000만 원으로 1억7000만 원 낮게 손바뀜됐다. 서초구 아파트 중위가격은 23억7500만 원에서 19억6500만 원으로 4억 원 이상 하락했다. 강남구도 29억 원에서 26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이들 지역의 거래량은 각각 134건에서 13건, 102건에서 19건으로 급감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도 마찬가지다. 마포구의 중위가격은 15억2750만 원에서 12억2000만 원으로 용산구는 18억500만 원에서 15억4000만 원으로 떨어졌다. 성동구 역시 15억8000만 원에서 14억600만 원으로 하락했다.

수도권 전체도 영향을 받았지만 중저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탓에 하락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규제 전 수도권 중위가격은 6억6000만 원이었으나 규제 후엔 5억 원으로 낮아졌고 거래량은 2만474건에서 5529건으로 73% 줄었다.

일부에선 이번 대출 규제가 고가 주택에 집중되면서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중저가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이들 지역조차 거래량과 중위가격이 모두 하락했다. 노원구 중위가격은 5억9500만 원에서 5억1900만 원으로 금천구는 5억8250만 원에서 5억4500만 원으로 조정됐다.

한은의 소비자심리지수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7월 지수는 110.8로 전월보다 2.1p 오르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둔화됐다. 현재 생활형편과 경기 판단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소비심리를 뒷받침했지만 향후 경기 전망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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