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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4제곱미터’가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84제곱미터는 국민 평수라 불리는 32평 아파트를 어렵게 마련한 주인공 ‘우성’이 정체불명의 층간소음에 시달리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생활 밀착형 스릴러다.
14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는 연출을 맡은 김태준 감독과 배우 강하늘·염혜란·서현우가 참석해 작품의 기획 배경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김태준 감독은 “84제곱미터는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소유한 대표 평형이다. 평균값이라는 기준이 존재하는 아파트 문화는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현상으로 이 숫자 하나로 한국인의 주거 집착과 기대를 함축하고 싶었다”고 제목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건설사 부실시공 문제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같은 청년 세대의 주거 현실을 수직적인 아파트 구조 안에서 충돌시키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강하늘은 극 중 모든 것을 쏟아부어 서울 도심에 아파트를 장만한 청년 ‘우성’ 역을 맡았다.
그는 “우성은 퇴직금·대출·부모님의 땅까지 모두 털어 마련한 공간에서 정체불명의 소음에 시달리는 인물”이라며 “현실의 청년들과 크게 닮아있는 우성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극한 상황까지 몰리며 점차 육체적·정신적으로 쇠해간다”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우성에게 집은 더 이상 안락한 보금자리가 아닌 감옥 같은 공간”이라며 “빛을 완전히 차단하는 특수 커튼을 설치해 창살 모양의 그림자를 연출하고 인물의 심리적 고립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서현우는 우성의 윗집에 거주하는 이웃 ‘진호’ 역을 맡았다. 그는 “실제로 층간소음을 겪던 시기에 시나리오를 받아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며 “진호는 겉으로는 위협적인 외형을 지녔지만 따뜻한 공감 능력으로 우성을 도와 층간소음의 근원을 추적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김 감독은 “진호의 집에는 운동기구를 배치해 위층에서 우성을 압박하는 구조적 상징성을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염혜란은 입주민 대표 ‘은화’ 역을 맡았다. 전직 검사 출신인 은화는 권력과 자본을 가진 인물로 우성에게 도움을 주는 듯하면서도 언제든 이익을 우선시하는 이중적 성격을 지녔다.
김 감독은 “은화는 외면적으로는 상냥하지만 내면은 냉철하고 차가운 인물”이라며 “염혜란 배우의 섬세한 연기를 통해 입체적인 캐릭터로 완성됐다”고 평했다. 이어 “은화의 집은 유일하게 높은 층고와 넓은 면적을 가진 공간으로, 상류층의 상징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핵심 소재인 층간소음에 대해 김 감독은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선 관계와 구조의 문제”라며 “책임을 특정 개인에게 전가하는 결론이 아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여지를 두었다”고 밝혔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공간’이라는 소재가 지닌 의미에 대한 배우들의 진지한 고민도 이어졌다.
강하늘은 “사람은 결국 공간 안에서 살아가며 공간은 영감을 채우는 그릇”이라고 말했고 염혜란은 “서울에서 나만의 한 평을 갖기 위해 끊임없이 이사를 하는 우성의 모습이 깊은 울림을 줬다”며 공간을 개인의 역사로 비유했다. 서현우는 “명의를 등록해도 영원히 내 것인 공간은 없다. 그래서 공간에 대한 책임과 애정이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끝으로 감독과 배우들은 영화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강하늘은 “사소한 일상이 스릴러가 될 수 있는 지점을 주목해달라”고 했고, 염혜란은 “아파트라는 공간이 지닌 한국적인 상징성과 시의성이 관객에게 깊은 공감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서현우는 “장면 하나하나에 공을 들인 만큼 높은 몰입도를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김 감독은 “84제곱미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세 배우가 뿜어내는 에너지는 연기 파티를 넘어 차력쇼에 가까운 몰입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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