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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몽골 시린골맹은 이제 미래형 도시로 전환되고 있다. 중국의 '스마트 시린골 2030 프로젝트'는 단순한 도시 개발을 넘어, 소수민족 지역에서도 첨단기술과 전통문화가 공존하는 ‘문화-기술 융합 모델’의 대표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시린골의 변화는 2021년에 시작되었다. 우선,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핵심이다. 5G 기지국 1200개, 광케이블 백본망을 중심으로 전체 지자체에 10Gbps 속도의 인터넷이 보급됐다. 동시에 법인세 면제, 연구개발 투자 세액공제, 청년 창업자 융자 지원 등 세제 혜택이 적용되며, 해외 몽골계 과학자들이 귀국해 지역 대학·연구소에서 연구에 참여한다.
‘스마트 상도 경제구’는 이 변화의 상징이다. 초원의 디지털 신도시는 유목문화와 4차 산업 기술이 융합된 모습이다. 예를 들어, 전통 목마장에는 IoT 기반 ‘스마트 목축 시스템’이 도입되어 말의 생체 정보와 이동 경로가 실시간 관리된다. GNSS 기반 방목 관리 시스템은 목동들의 노동 효율을 70% 이상 높였고, AR 기술을 활용한 전통 기마술 교육은 유네스코의 디지털 무형문화유산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시의 모든 공공기관에는 ‘몽한쌍뇌(蒙汉双脑)’ AI 번역 시스템이 설치돼, 몽골어 6대 방언을 실시간 표준 중국어로 번역할 뿐 아니라, 속담이나 문화적 함의까지 해석한다.
기술은 문화 보존에도 활용되고 있다. 지역 특산품인 양모 가공에는 몽골족 장인의 손동작을 머신러닝으로 학습한 협동 로봇 ‘바나르’가 투입돼, 전통 문양을 0.1mm 단위로 정교하게 구현한다. 이 과정은 QR코드를 통해 소비자에게 공개되며, 제품의 부가가치는 3배 이상 상승했다.
도시 설계도 눈길을 끈다. 게르 형태의 데이터센터, LED로 새긴 몽골 문자,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건축물은 초원 속에서 과거와 미래가 조우하는 풍경을 연출한다. 시린골 국제학교는 말(馬) 로봇공학을 정규 과목으로 편성해, 학생들이 나담 축제를 프로그래밍 언어로 구현하며 코딩을 배운다.
유목 생활을 위한 기술 접목도 독특하다. 몽골족 유목민들은 계절별 이동 경로를 클라우드 기반 앱으로 관리하고, 가축과 함께 이동하면서도 디지털 금융·의료·교육 서비스를 이용한다.
또한 기술 소외 방지를 위한 보호 장치도 마련했다. 중장년층을 위한 ‘1인1기 스마트폰 교육’, 전통 수공예 보호를 위한 ‘문화기술 인증제’, 드론 기반 생태 모니터링 시스템 등은 시린골의 사회적 지속가능성 강화에 기여한다.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폐열을 인근 온실로 공급해 -30℃의 겨울에도 채소 재배가 가능한 시스템은 환경과 기술의 공생 가능성을 보여준다.
시린골의 실험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소수민족 문화와 첨단기술이 어떻게 공존하는지 보여주는 모델이다. 중국이 이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몽골족이 기술 수용과 변화를 주도적으로 선택한 '자발적 현대화 전략'이 작용했다. 2025년 완공 예정인 AI 산업단지에는 테슬라·화웨이 등이 속속 입주를 결정하고 있다.
이제 시린골은 단순한 초원이 아니다. 과거 실크로드가 상품과 사상의 통로였다면, 시린골은 기술과 문화가 만나는 21세기형 문명 교차로다. 이곳에서 실현되는 ‘첨단과 전통의 융합’은 전 세계 다민족 국가들에게 시사점을 던지는 미래형 실험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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