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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이 모집병 선발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오는 10월부터 모집병 지원 시 불필요한 가산점 항목을 폐지하고, 일부 육군 기술행정병 특기에 연간 모집 체계를 시범 도입한다. 병무청은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병역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부담을 줄이고, 선발의 공정성과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병무청(청장 홍소영)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군 임무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은 자격증과 평가 항목을 정비하고, 모집병 입영 절차 전반의 불합리한 점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모집병에 합격하기 위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한국어능력시험, 비공인 민간자격증 등의 가산점 확보가 필수처럼 여겨졌지만, 10월부터 이들 항목은 전면 폐지된다. 가산점 상한선도 기존 15점에서 10점으로 낮아지고, 고등학교 출결 점수 역시 군별 차등 적용에서 전군 공통 5점으로 통일된다.
또한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면접 배점도 해군·공군·해병대를 중심으로 각각 100점, 25점, 70점으로 축소된다.
병무청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불필요한 자격 취득에 몰두하는 ‘스펙 경쟁’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입영판정검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경우에도 일반병 입영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도 시행 중이다. 기존에는 모집병으로 최종 합격한 뒤 신체검사에서 탈락할 경우 입영 자체가 무산됐으나, 올해 7월부터는 현역 대상자라면 기존 입영일자와 부대 그대로 일반병(또는 일반기술병)으로 입영할 수 있도록 제도가 변경됐다.
병무청은 하반기 입영 기피 현상에 대응하고자, 내년도 입영 대상자 중 일부를 올해 선발하는 ‘연 모집 제도’를 육군 기술행정병 일부 특기에 한해 시범 도입한다.
해당 특기는 △장갑차조종(1,996명) △K-55자주포조종(780명) △K-9자주포조종(808명) △화생방제독(1,481명) △차륜형장갑차운전(604명) △일반의무(1,933명) 등 총 7,600여 명 규모로, 전체 기술행정병 소요의 약 15%에 해당한다.
1차 선발 결과는 8월 5일, 최종 합격자는 10월 21일 발표된다. 입영 희망 월은 상·하반기 중 1·2지망을 선택할 수 있고, 3지망은 무작위 배정 방식이다. 선발은 전공, 자격, 출결, 가산점 등 종합 점수를 기준으로 이뤄진다.
동점자 처리 방식도 개선된다. 지금까지는 생년월일 순으로 입영 순위가 결정됐으나, 앞으로는 해·공군 및 해병대 일반병 선발 시 무작위 전산 추첨 방식이 적용된다.
홍소영 병무청장은 “이번 제도 개선은 단순한 간소화가 아니라, 병역이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병역제도 전반을 국민 눈높이에 맞춰 지속적으로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자격 기준 완화에 군 전투력 약화 우려
“기술병 품질 저하될 수도” 비판에
병부청 “군 관련성 없는 자격증 정리”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선발평가 간소화가 오히려 군 전투력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전투 및 기술 병과에서 요구되는 일정 수준의 기량이나 책임감을 자격증이나 출결 등 기존 정량 지표 없이 평가할 경우, 실제 임무 수행에서 ‘적정 인력’ 확보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육군 장교 출신의 한 예비역은 “자격 기준이 지나치게 완화되면 실제 전장에서 기계 조작, 화생방 대응, 의무지원 등 기술병 특기의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선발 과정의 공정성도 중요하지만, 군 임무의 특수성과 긴급성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병무청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개편은 군 특기와 무관한 비공인 민간자격증 5만여 종을 과감히 제외한 것이 핵심”이라며, “예컨대 장갑차 조종병 지원자가 요리 자격증으로 가산점을 받는 식의 비합리적인 평가 기준을 바로잡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전투 특기와 연관 있는 무도단증 등은 여전히 인정되며, 단순히 가산점 숫자를 줄였다고 해서 선발 경쟁력 자체가 떨어지지는 않는다”며, “지원자들이 무분별하게 자격증을 따는 ‘스펙 경쟁’을 완화하고자 하는 실질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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