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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한학자 총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세 차례 소환 통보에 불응하다 전날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은 지 하루 만이다. 이번 조치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청탁과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은 18일 오전 “한학자 총재와 전 비서실장 정 모 씨에 대해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다만 정당법 위반 혐의는 이날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만큼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청구서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한 총재는 지난 2022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하고, 같은 해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목걸이와 명품 가방을 제공하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당시 통일교 세계본부장이던 윤 모 씨의 공소장에 “모든 청탁과 금품 제공은 한 총재의 승인을 거쳤다”는 내용을 적시한 바 있다.
한 총재는 전날 특검 조사에서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조사에 임했으나,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그는 취재진에게도 “교단 현안 청탁을 직접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또 권성동 의원에게 현금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 “내가 그럴 필요가 있느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특검은 한 총재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만큼 도주와 증거 인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 총재는 올해 82세로, 심장 절제술 등 건강 문제를 이유로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했지만, 지난 17일 임의로 특검에 출석했다. 통일교 측은 “고령과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법적 절차를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이날 오후 권성동 의원을 구속 이후 처음으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권 의원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미 특검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앞서 이날 오전 특검팀은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대한 압수수색도 재개했다. 이는 통일교 교인들의 ‘집단 입당’ 의혹과 관련해 당원 명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수백만 명의 개인정보를 강탈하려 한다”며 강력 반발했고, 송언석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당원 명부 수호를 위해 당사로 집결하라”고 긴급 문자를 보냈다.
민중기 특검팀은 “법에 정해진 절차와 원칙에 따라 사건을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며 강제 수사 의지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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