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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장동혁 대표의 지역구인 충청권을 포함해 영남과 대전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면서, 보수정당 내부의 혼란과 정치적 균열이 장외 현장에서 그대로 표출되는 양상이다.
장 대표는 29일 충북 청주 상당구 육거리종합시장에서 열린 ‘민생회복·법치수호 충북 국민대회’에서 “지난해 12월 3일, 우리는 흩어져 있었다. 계엄도, 탄핵도, 이재명 정권의 탄생도 막지 못했다”며 “올해 12월 3일에는 하나로 뭉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지난 정권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했다”며 지도부의 책임을 언급하면서도 “이제 달라져야 한다”고 당내 단결을 호소했다.
다만, 같은 자리에서 이견은 즉시 표면 위로 떠올랐다. 엄태영 충북도당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으로 정권을 내줬다”며 “보수당이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고 재창당 수준의 혁신에 나서야 지방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직격했다. 발언 직후 현장에서는 “계엄은 정당했다”, “내려와라” 등의 고성이 터져 나오며 장내가 소란해졌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사과 요구’를 겨냥해 “이재명·민주당과 싸우기도 바쁜데 내부에서 싸우면 어떻게 이기겠나”라며 “사과해라, 사과해라 외치지만 사과해서 지난 대선을 이겼느냐. 왜 계속 졌던 방식만 반복하라 하느냐”고 반박했다.
현장 곳곳에는 ‘사과 반대’, ‘계엄은 옳았다’, ‘12·3 계엄 사과 절대 안돼’, ‘윤(尹)어게인’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이 등장해 지지층의 정서가 양분돼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에서 열린 대전 집회는 더욱 거칠었다. 양향자 최고위원이 “계엄은 불법이었다. 그 불법을 방치한 게 국민의힘”이라고 말하자 일부 참석자들이 “내려오라”고 고성을 질렀고, 손팻말을 던지며 무대로 뛰어오르려는 남성까지 나왔다. 양 최고위원은 “이런 모습 때문에 국민이 우리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이 말이 틀리다면 돌팔매를 맞겠다. 오늘 혼란이 마지막이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반면 김재원 최고위원은 정반대의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계엄은 6시간이었다. 그러나 이재명 정권은 1년 내내 내란몰이를 하고 있다”며 “굴복해선 안 된다. 싸우려면 화끈하게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발언 직후에도 무대 난입을 시도하는 참석자가 나와 현장은 또다시 충돌했다.
앞서 오전, 장동혁 대표는 경남 김해 진영운동장에서 열린 ‘경남도당 당원단합 한마음체육대회’에서도 강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저들의 내란몰이는 끝이 날 것”이라며 “정권 탈환을 위한 우리의 혁명을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전 원내대표를 두고도 “영장은 반드시 기각될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박했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내란몰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진실을 밝히는 수사가 진행 중일 뿐”이라고 말했다.
충청에서 시작해 대전·영남으로 이어진 이날 국민의힘 장외 행보는 지지층을 모으려는 의도와 달리 ‘12·3’에 대한 내부 인식의 균열만 재확인한 모습이었다. 장 대표는 “당이 하나로 뭉쳐야만 이재명 정권과 싸울 수 있다”고 했지만, 현장은 여전히 거칠고 뜨거운 목소리들로 갈라져 있었다. 정치적 겨울의 한복판에서, 국민의힘 내부의 갈등은 더 날카로운 형태로 드러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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